10일 상견례 무산…주5일제, 비정규직 정규직화 등 산별교섭 성과 물거품 위기, 올해 ‘좋은 병원 만들기’ 중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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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병원 산별교섭 상견례가 사용자들의 '이유 아닌 이유' 불참(텅빈 우측 좌석)으로 빛이 바랬다. 사진=노동과세계

한국에서 그나마 명맥을 유지해 온 것으로 평가받아온 병원 산별교섭이 올해 성사여부가 불투명해질 조짐이다. 이에 따라 그동안 보건의료노조가 추진해 온 ‘보호자 없는 병원’ ‘획기적 건강보험 보장성 확대’ 등 병원 산별의제 사업이 차질을 빚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10일 오후2시 여성플라자에서 올해 첫 병원 산별교섭인 상견례(1차교섭)가 사용자들이 나오지 않아 무산된 가운데 보건의료노조는 즉시 ‘기자간담회’를 갖고 “노사정대화와 산별교섭에 참가해 공공적 역할과 사회적 책임을 다할 것”을 병원사용자들에게 촉구했다.  

보건의료노조 나순자 위원장은 “사용자들이 작년 산별협약을 해지했기 때문에 안 나오겠다고 하지만 이는 핑계에 불과하다”면서 “공공적 역할 책임에 대한 회피 여론 압박이 있는 만큼 명분을 찾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노조는 2004년부터 작년까지 6년 동안 벌여온 병원 산별교섭이 나름 성과를 거둬 온 것에 자부심을 내비치고 있다. 2004년 산별교섭 원년에는 ‘주5일제’가 시행되는 결과를 낳았다. 2007년에는 임금인상 일부를 비정규직 정규직화에 내놓는 ‘아름다운 합의’를 이끌어낸 적도 있었다.  

나 위원장은 “산별교섭 과정 자체가 순전히 매끄럽게 진행됐다고 볼 수 없지만 타결 후에는 파급력이 컸다”면서 “노조가 없는 데도 산별협약에 준하는 근로조건에 영향을 줬을 만큼 산별교섭은 의미가 크다”고 전했다.  

특히 작년에는 ‘보호자 없는 병원’ 의제를 중점적으로 선보여 시민사회와 정치계에 호응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그 결과 올해 복지부로부터 잡힌 예산도 44억에 이르고 있어 병원 시범사업이 추진될 전망이다.  

노조는 올해에도 ‘좋은 병원 만들기’ 의제를 핵심적으로 제시할 계획이다. △신종플루와 같은 신종전염병 예방 대책 △리베이트 근절과 의료사고 예방 △환자, 보호자들 불만사항 해결 등 환자와 보호자들, 직원들이 만족할 수 있는 ‘좋은 병원’을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이를 위해 노사공동의 설문조사 실시를 비롯한 세부적인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서라도 산별교섭이 필요하다는 게 노조의 입장이다. 이주호 전략기획단장은 “산별교섭은 산별협약에 나와 있는 만큼 참가해야 할 의무가 있고 법적으로도 대책을 의뢰해 놓았다”고 전했다.  

2004년 노사가 체결한 산별기본협약 4조 1항에는 “사용자는 보건의료산업의 산별 노사관계 발전을 위해 보건의료산업사용자협의회(사용자단체)를 구성하여 산별중앙교섭에 참가한다”고 명시돼 있다. 또 2항에는 “상견례 및 조인식에 최대한 참석”토록 돼 있다.  

노조는 이날 상견례를 1차교섭으로 해 차기교섭 때도 사용자들이 나오지 않을 경우 2차, 3차 식으로 교섭차수를 계속 매겨갈 방침이다. 이를 토대로 노조는 오는 16일 임시대의원대회를 통해 세부투쟁을 확정할 계획이다.  

다음 달 7일 보건의 날에는 특별히 ‘모든 병원비를 건강보험 하나로-민간의료보험 대신 국민건강보험’라는 이슈를 내걸고 ‘획기적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를 위한 범국민운동본부 추진위원회’ 결성에 나서겠다고 해 주목된다. 이외에도 노조는 민주노총과 함께 4~6월 총력투쟁에 돌입할 뜻을 밝혔다.  

강상철기자/노동과세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