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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명·보도

상주 한상균이 백남기 어르신께 약속 드립니다(10월 22일 추모대회 낭독)

작성일 2016.10.22 작성자 교육선전실 조회수 2082

상주 한상균이 백남기 어르신께 약속 드립니다

 

진한 글씨는 백남기 어르신이 한상균 위원장에게 하시는 말씀입니다.

 

저승길이 멀다고 어여 오라 하네

노동하는 모든 사람들이 오순도순 살아가는 대동세상으로 오라하네

부자는 없지만 사람냄새 나는 따뜻한 곳이라 하더군

차별과 착취에 맞서 싸우다 온 사람

정의를 위해 진실을 밝히려고 애쓰다 온 사람

민주노조 민주주의를 지키려고 온 몸을 던진 사람

그럭저럭 살만하니께 뒤돌아보지 말고 오라 하네

 

돈 냄새가 질펀한디 민초들의 삶은 옛날이나 다를 바 없다는데

왜 그런지 어여와 보고하라 하네

서둘러야 혼나지 않을텐디 발이 떨어지지 않구려

썩어지면 그만인 육신이지만 칼을 대고 부검을 한다고 하니 갈 수 있겠는가

꽁꽁 얼어 있지만 물 대포 살인진압 보다 소름 돋는 일 아닌가

국민 모두가 아는 진실을 왜곡하고 비하하고 모욕까지 주는 국가폭력은 언제나 멈출란고

분노는 차고 넘치지만, 다시 국가의 순기능이 작동하고

민주주의가 권력의 폭주를 막아내게 하기까진 더 단단히 뭉쳐야 안되겠는가

 

생떼 같은 자식들이 수장되어도 단 한명도 구하지 못한 세월호 대참사 후

대통령은 국가를 개조하겠다고 했었지

개조는 했는데, 이제 보니 공안통치 공포정치로 국민은 버리고

소수권력과 재벌만을 위한 국가를 만들고 말았네 그려

오직 나를 따르라

국가안보 경제위기 불평등 문제는 종북세력 야당 노동자 탓이니 나한테 말하지 말라고 한다지

든든한 대통령 빽으로 국정을 농단한 진경준 우병우 최순실 차은택과

박사라고 대접받는 의사양반, 부검신청하고 영장발부한 대통령 호위무사들을 보니

백성을 버린 파렴치한 권력의 말기현상과 같네 그려

 

. 참담합니다.

 

그래도 힘 내시게.

망해가는 권력의 패악질은 본래 시끌벅적 했으니 말일세

권력의 패악질은 노동자 민중의 살기위한 몸부림을 결코 이길 수도 이긴 적도 없다네

대신 패악질에 맞설려면 악다구니가 필요하네

국가폭력에 대한 분명한 책임을 물어 줄 거라 믿어도 되겠는가

 

그러문요

 

퇴주잔만 비우지 말고 저승길 실어 보낼 상여라도 한번 놀려보시게나.

소리도 맞추고 발도 맞출라면 넓은 광장에서 놀아봐야 하니까.

함 들어 보세나.

풍년들면 풍년가를 부르며 걸판지게 놀아야 하는디

이놈의 세상은 풍년나락 갈아엎고 신세타령 해야하네

선진국 소리 지겹도다 고용불안 없는 직장에서 일하다가

장가가고 아 낳고 오순도순 살아갈 수 없다면 그깟 선진국 개나 줘라

아무리 1등이 좋다고 자살율 1등 비정규직 비율 1등 해고하기 쉬운 것도 1

그러니 행복지수는 꼴등이라네

 

박근혜정권은 역사상 치악의 정권인건 말할 필요도 없지

무능, 무지, 무책임한 정권의 공포정치의 수명은 다했지만

두고두고 국민이 감당할 고통이 너무나도 큰 것이 걱정이군

이 땅을 떠나기 전에 땀이 밴 논밭과 이웃이 있는 고향 웅치도 둘러보고 갈라네

남도 땅에 가거든 서편제 가락, 동편제 장단으로 신명나게 놀아주소

찬 바람 났으니 꼬막 맛도 보고 싶고, 서데 에다 탁배기도 한 잔 주겠는가

남도 농악에 상모까지 돌려주면 탁배기 맛 참 좋겠네.

 

상주를 부르는 소리가 멀어지고 첫 새벽이 밀려온다.

첫 새벽이 첫 만남도 끝내 버렸습니다.

저 만치 멀어지는 어르신이 돌아서서 한마디를 더 남기시고 가신다.

이건 나라가 아니다. 난장판이다

정신이 번쩍 들었습니다.

민주노조 민주주의가 얼마나 소중한 지 잊고 지낸 세월의 혹독한 대가를 치르고 있구나.

천만 비정규직과 한 편이 되기 위한 노력을 게을리 한 지난 시간이 너무나 아프다.

자책만 하고 있을 만큼 한가할 수 없다.

형식적 연대가 아닌 분노하는 모든 세력과 단단히 뭉쳐

지금과는 다른 민주주의, 식량주권, 노사관계를 바로 세워야 하니까요.

 

국민대신 박근혜 정권만을 지키겠다는 공권력은 설마 하는 모든 짓을 다 하고도 남습니다.

민심을 더 모으고 연대를 더 강하게 해서 백남기 어르신을 반드시 지켜 냅시다.

이 길이 바로 민주주의를 지키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총궐기도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한번 모였다 흩어지는 집회가 아니라

이제는 우리가 세상의 잘못을 바로잡는 주인으로 나서자는 다짐도 합시다.

2017년 대선으로 연결되는 중요한 민중총궐기인 만큼 대선을 주도할 힘을 우리 스스로 확인하고, 선거일 단 하루만 필요로 하는 군림하는 정치인들에게도 똑똑히 보여 줍시다.

 

가능합니다.

공공부문 성과퇴출제를 저지해야 하는 절박한 시점이기도 합니다.

50만이 모이면 정권의 폭주를 막아내고 민주주의 민주노조를 지켜낼 것이며,

노동개악이 아닌 재벌개혁의 길을 열고, 국가폭력에 대한 대통령의 사과도 받아낼 수 있습니다.

한 번 모인 분노는 눈덩이처럼 커갈 것이기 때문입니다.

산 자의 몫입니다.

동지들! 해 내시겠습니까? 투쟁!

 

2016.10.19.

서울구치소에서 한상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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