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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자료] tvN ‘혼술남녀’ 신입 조연출 사망사건 대책위원회 입장발표 기자간담회

작성일 2017.04.18 작성자 교육선전실 조회수 1630

보도자료

배포일: 2017. 4. 18. ()

수 신

각 언론사 사회부, 노동부, 교육부, 문화부 담당 기자

발 신

tvN ‘혼술남녀신입 조연출 사망사건 대책위원회

- 청년유니온 (02-735-0261 / fax 0303-3447-0261)

tvN ‘혼술남녀신입 조연출 사망사건

대책위원회 입장발표 기자간담회

 

혼술남녀가 신입조연출 PD를 죽였다

 

대책위원회 참가 단위 : 청년유니온, 희망을 만드는 법,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 노동위원회, 참여연대, 일과건강, 다산인권센터, 민주노총, 언론노조,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비정규노동센터, 전국불안정노동철폐연대, 사회진보연대, 노동인권실현을 위한 노무사 모임, 노동건강연대, 민달팽이유니온, 서울대 총학생회, 서울대 사회대 학생회, 민주노총 법률원, 알바노조, 민주노총 보건의료노조, 경기청년유니온, 경남청년유니온, 광주청년유니온, 대구청년유니온, 부산청년유니온, 인천청년유니온 (18일 오전 11시 현재 기준, 26개 단체)

2017. 4. 18. 화요일 오전 11, 프란치스코 교육회관 430

연락처

김민수 청년유니온 위원장 (010-2085-9824)

전진희 청년유니온 기획팀장 (010-2577-2178)

 

1. 귀 언론사의 무궁한 발전을 기원합니다.

 

2. 지난해 1026, tvN (CJ E&M 소속) 드라마 혼술남녀에서 신입 조연출 이한빛 PD가 입사한 지 약 9개월 만에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에 유가족과 청년유니온,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 노동위원회, 희망을 만드는 법, 참여연대, 다산인권센터, 민주노총, 언론노조 등 26개의 노동조합 및 시민사회단체는 <tvN ‘혼술남녀신입 조연출 사망사건 대책위원회>(이하 대책위)를 구성하고 사건에 대한 조사 결과와 입장, 향후 활동 계획을 발표한다.

 

3. 이한빛(, 1989년생)은 대학 졸업후 첫 직장으로 CJ E&M PD로 입사하였다. (입사일 2016. 1. 18) 그리고 입사 후 3개월 간 소정의 내부 교육과정 수료 후 2016. 4. 18. CJ E&M 방송부문 tvN 제작본부 기획제작 2CP <혼술남녀> 팀에 배치되었다. 이한빛PD는 신입 조연출로서 신입 조연출로서 의상, 소품, 식사 등 촬영준비, 데이터 딜리버리, 촬영장 정리, 정산, 편집 등의 업무를 수행하였다.

 

4. <혼술남녀>는 전체 16회 중 절반인 8회분을 사전 촬영 진행할 계획이었으나 전체 촬영분의 1/4이 제작되어 있던 8. 12. 촬영장비조명 담당 외주업체 및 소속 스텝이 교체되고 8. 27.에서야 촬영이 재개되는 등의 사정으로 실질적인 제작기간이 당초 예상보다 대폭 축소되었다. 이로 인하여 <혼술남녀>의 제작환경 및 제작에 참여하는 스텝의 노동환경이 극도로 악화 된 것으로 추정된다. 이러한 조건에서 이한빛PD는 장시간 노동과 과도한 업무 부여 등 심각한 노동 강도에 시달렸다.

 

5. 이한빛PD<혼술남녀> 마지막 촬영 날인 10. 21. 실종 되었다. 이한빛PD의 상황은 10. 25. 무단결근으로 사측 담당 국장에게 보고 되었다. 이한빛PD가 소지하고 있던 법인카드 회수를 위해 이한빛PD의 집에 연락이 가면서 가족들은 실종상태임을 인지하게 되었다. 그리고 이한빛PD의 사망은 10. 26. 확인 되었다.

 

6. 이한빛 PD의 장례식 이후, 유가족을 중심으로 한빛사건의 진상규명과 문제해결을 위한 가족대책팀’(이하 가족대책팀)이 구성되었고 11. 8. 회사와의 면담을 통해 사건의 진상규명과 명예 회복에 관한 조사 및 방법을 논의하였다.

 

7. 그러나 5개월 간 진행 된 조사과정에서 회사 측은 (1) 유가족이 조사에 참여하는 것을 거부하고 내부적인 자체 조사를 고집하면서 유가족 측에 자료 제출만을 재차 요구하였고, (2) 근무 강도 및 출퇴근시간 등을 확인할 수 있는 객관적인 자료(출퇴근 내역 등) 등은 공개하지 아니하면서, (3) 이한빛 PD에게 적대적인 것으로 여겨지는 주변인사의 주관적 진술만을 토대로 이한빛 PD의 근무태만 등을 강조하였다. 이에 유가족은 회사 측의 진상규명 및 문제해결 의지가 없다고 판단하고, 대책위를 구성하여 사건 해결에 나서기로 판단하였다.

 

8. 대책위는 고인의 통신기록, 문자/카톡, 카드결제기록, 혼술남녀 제작관계자 증언, 사측의 답변서 등을 통해 이한빛 PD 사망사건의 사실관계를 자체 조사하였다. 이 사건은 신입사원에 대한 tvN (CJ E&M)의 사회적 살인이며, 시청률 경쟁에만 혈안이 되어 구성원을 도구화하는 드라마 제작환경과 군대식 조직문화에서 발생하였다.

 

 

9. 이에 대책위는 CJ E&M 측에 이한빛 PD의 죽음에 대한 진상규명과 명예회복을 위한 공식적인 사과와 재발 방지 대책을 요구하며, 방송산업의 열악한 드라마 제작환경의 개선을 위한 활동을 전개해나갈 계획이다.

 

 

 

기자간담회 개요 및 순서

tvN ‘혼술남녀신입 조연출 사망사건

대책위원회 입장발표 기자간담회

 

혼술남녀가 신입조연출 PD를 죽였다

 

2017. 4. 18. 화요일 오전 11, 프란치스코 교육회관 430

 

사회 : 다산인권센터 안은정

 

- 유가족 대표 발언 : 이한빛 PD의 어머니

- CJ와의 협의 과정 보고 :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 정병욱 변호사

- 혼술남녀 신입 조연출 사망사건 진상조사보고 : 희망을 만드는 법 김동현 변호사

- 향후 계획 발표 : 청년유니온 김민수 위원장

- 질의응답

 

 

 

첨부문서

- 첨부1. 이한빛 PD 동생 이한솔의 글

- 첨부2. tvN ‘혼술남녀신입 조연출 사망사건 대책위원회 활동계획

- 별도 제출문서 : tvN ‘혼술남녀신입 조연출 사망사건 진상조사 보고서

첨부1. 이한빛 PD 동생 이한솔의 글

 

즐거움의 이 없는 드라마를 만들겠다는 대기업 CJ

그들이 사원의 죽음을 대하는 방식에 관하여.

 

 

2017.04.17.

이한솔 (이한빛PD 동생)

 

나이브한 동생에게 부조리한 세상을 외면하지 말라고 다그치던 사람이 있었습니다. 그는 사람에게 위로가 될 수 있는 드라마를 만들겠다며 PD가 되었습니다. 몇 푼 안 되는 1년차 월급은 4.16연대, KTX 해고승무원, 기륭전자, 서울대점거현장 등 아픔이 있는 곳으로 보내졌습니다. 어느 날, 그가 참여하던 혼술남녀제작팀은 작품의 완성도가 낮다는 이유로 첫 방송 직전 계약직 다수를 정리해고하였습니다. 그는 손수 해지와 계약금을 받아내는 정리임무를 수행해야만 했습니다. 더불어 드라마를 찍는 현장은 무수한 착취와 멸시가 가득했고, 살아남는 방법은 구조에 편승하는 것뿐이었습니다. 저항, 아니 작은 몸부림의 결과였을까요. 그는 현장에서 모욕과 과도한 노동에 시달리고 인사 불이익을 당했습니다. 언제나 치열하게 살아왔던 그가, 자신이 꿈꾸었던 공간에서 오직 비열하게 살아야하는 현실에 갇힌 것입니다. 마지막까지 치열하게 살고 싶었던 tvN의 이한빛 PD는 드라마 현장이 본연의 목적처럼 사람에게 따뜻하길 바라며, 스스로 세상을 떠났습니다.

 

첫 번째 휴가. 10월 말

장례식장에 도착해서 알게 되었습니다. CJ라는 기업의 죽음을 대하는 태도가 부모님의 가슴에 대못을 두 번이나 박았었습니다. 형의 생사가 확인되기 직전, 회사선임은 부모님을 찾아와서, 이한빛 PD의 근무가 얼마나 불성실했는지를 무려 한 시간에 걸쳐 주장했습니다. 기업 입장에서 뜻하지 않은 사고의 책임을 지고 싶지 않았겠지요. 하지만 생사가 불투명한 그 순간, 사원을 같이 살리려는 의지 하나 보이지 않고, 오직 책임 회피에 대한 목적으로 극도의 불안감에 놓인 부모님께 비난으로만 일관하는 것이 이 사회의 상식일까요. 결국 어머니는 그 자리에서 회사직원에게 사과를 했고, 몇 시간 뒤 자식의 싸늘한 주검을 마주하는 끔찍한 일이 벌어졌습니다. 자식을 죽게 만든 가해자가 눈앞에서 자식을 모욕하는데도, 잘못하지도 않은 일에 사과를 하게 만들었습니다. 회사는 죽은 사람에 대한 모욕도 모자라, 살아있는 사람에게도 잔인하기 그지없는 악몽을 남겼습니다.

 

CJ 직원들은 아무렇지 않게 문상을 왔습니다. ‘다행히형이 남기고 간 글을 통해 내막을 알게 되었습니다. 고인을 비참하게 만드는 실수를 반복하지 않고, 그들을 돌려보냈습니다. 적당히 넘어가려던 회사는 유가족의 강경한 태도를 그제서야 인지하게 되었습니다. 사태가 심각해질 수 있음을 깨닫자 책임자들이 대화를 요청해왔습니다. 약한 사람은 죽음 앞에서도 무력할 수밖에 없는 현실을 다시금 직시하니, 그냥 만날 수는 없었습니다. 형이 겪었던 아픔을 추적해 올라가서 잘못과 책임을 명확히 해야 했습니다. 정말 다행히도 주변사람들과 형 친구분들의 도움으로 작은 가닥을 잡을 수 있었습니다. 형이 남긴 녹음파일, 카톡 대화 내용에는 수시로 가해지는 욕과 비난이 가득했습니다. 사람을 벼랑 끝까지 몰았고, 형이 사라진 순간에도 ‘X새끼등 비아냥의 대화만 남아 있었습니다. 알고보니 그들이 부모님께 처음 연락을 취한 이유도 사라진 사람에 대한 걱정이라기보다는, 형이 챙겨두었던 법인카드 한 장을 회수하기 위함이었습니다. 사람이 사라진지 무려 만 5일이 지나서야 움직인 그들 때문에 형의 생존을 위한 골든타임조차 어이없게 놓쳤습니다.

 

이미 떠난 사람을 살려낼 수는 없지만, 그래도 고인에 대한 최소한의 예우로써, 그들의 사과를 받아야만 했습니다. 책임자들과의 만남에서 죽음에 대한 진상을 규명하고, 가해사실 인정 및 재발방지를 포함하는 공식적인 사과를 요구했습니다. 뜻밖의 저항에 회사는 우선 논의 후 답변을 주겠다며 마무리되었습니다. 하지만 저는 부대로 복귀해야하는 상황이기에, 간단한 답변 정도라도 빨리 줄 것을 요청했지만 결국 복귀하는 날까지 아무런 이야기는 듣지 못했습니다.

 

 

두 번째 휴가. 12월 말

두 달이 지나, 서면을 통해 CJ공식적인답변을 받았습니다.

학대나 모욕행위는 없었던 것으로 확인 됨.”

문제가 있었다면 이한빛PD근태불량에 있다고 그들은 결론지었습니다. 안타깝게도 근태불량을 확인할 수 있는 입증자료는 전혀 없었습니다. 또한 유가족이 요청했던 직장 내 과도한 업무부과나 모욕행위 여부에 대해서는 추가적인 코멘트를 붙였습니다.

조사 자체가 사실과는 다른 왜곡된 결론으로 도출 될 수 있으며, 고인과 함께한 연출부 구성원들에게는 명예훼손의 문제가 될 수도 있는 우려가 있음을 말씀 드립니다. 아무쪼록 유가족분들이 협조해주실 것을 부탁드립니다.”

 

그래도.. 함께 회사에서 생활한 사람의 죽음이기에, 그리고 드라마라는 소재를 다루는 사람들이기에, 최소한의 희망은 있을 것이라 믿었습니다. 하지만 그들의 태도는 형의 생사가 확인되기 전과 그다지 다를 바 없었습니다. 사실 당연히 예상했어야 하는 시나리오였습니다. 그럼에도 너무나 당당히 고인의 근태불량을 주장하고, 유가족의 사과요구를 자신들의 명예훼손으로 규정하는 행위를 아무렇지 않게 할 것이라고는 상상하지 못했습니다.

 

회사와 협조를 통한 진상조사가 불가능해지자, 발품을 팔아 혼술남녀를 찍는데 참여했던 개개인을 찾아다녔습니다. 천만 다행히도, 기업과는 다르게 몇몇 사람들은 죽음을 위로하고자 증언에 참여해주었습니다. 계약직의 손쉬운 해고와 드라마 현장 스텝들의 장시간 노동 등 구조적인 문제는 두 말할 나위가 없었습니다. 더불어 특정 시점 이후, 이한빛 PD는 팀이 사라질 경우 그 업무를 모두 일임하고, 딜리버리, 촬영준비, 영수증, 현장준비 등 분담할 수 있는 업무조차 홀로 맡는 구조가 되었습니다. 심지어 계속된 밤샘 촬영에 쉬는 날은 자료정리까지 일임하게 되어 잠도 못자고 출근만 해야 했습니다. 부모님은 원래 모든 조연출들이 당연히 그런 줄 알았지만(실종 때도 야근을 하는 줄만 알고 있었습니다.), 모두가 그랬던 것이 아니었습니다. 그럼에도 과도한 업무 속에 지각을 하면 이 바닥에 발 못이게 할 것이다는 등의 위협을 일삼고, 버스 이동시 짐을 혼자만 옮기게 하는 등 노골적인 갈굼 행위도 자행했습니다. 형이 그들에게 행한 잘못이 있었다면, CJ라는 회사가 가진 구조적인 문제를 남들만큼 조용히 넘기지 못했을 뿐인데, 아무렇지 않게 폭력이 벌어졌던 것입니다. 그럼에도 회사는 당당하게 모욕이 없었고 근태 문제가 원인이었다고 주장을 하고 있었습니다.

 

 

세 번째 휴가. 2월 말

CJ 측과 대면하였습니다. 대면을 요청하기에 혹시나 기대를 했지만, 회사의 목적은 우리의 정보출처를 요구하기 위함이었습니다. 지난 12월에 자신 있게 모든 조사를 마쳤다며 결론을 내렸던 그들이, 이제는 우리가 모아둔 정보출처를 알아야 객관적인 파악이 가능하다며 역으로 자료를 요구한 것입니다.

더불어 CJ는 죽음의 이유가 개인에게만 있지 않다는 유가족의 주장을 결코 인정할 수 없다고 거듭 강조했습니다. 물론 그들이 결코 이해하지 못할 수는 있습니다. 정규직 PD가 스텝들의 노동실태나 계약직 정리해고 등에 아파했다는 것이 그들의 상식에서는 이해가 안 될 수도 있었을 것입니다. 정작 삶에 대한 관심은 잊은 채, 사람을 빙자해서 시청률과 수익성만을 쫒아가는 당신들의 사고에서는 이어지기 힘든 행위이기 때문입니다. 사실 대면이라기에, 대화를 통해 작은 간극이라도 줄일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지만 대화는 전혀 이루어지지 않았습니다. 유가족의 자료와 주장을 이쪽 사정을 모르면서, 그렇게 말하지 말라는 식으로 무시하였기에, 대화는 진전될 수 없었습니다. 방송업계 생태계가 원래 그런 것이고, 자살의 원인은 오직 이한빛PD ‘개인의 나약함때문이라고 몰아갔습니다.

 

결국 첫 휴가 때부터 시작되었던 회사와 벌였던 대화의 결론은 이미 정해져있었습니다. ‘죽음의 문제에서 그저 사과하나를 받고자 했기에, 작은 희망을 품었지만, 작은 시민에 불과한 우리 가족에게 CJ가 사원의 죽음을 대하는 방식은 딱 이 수준이었던 것입니다.

 

 

 

 

네 번째 휴가. 내일.

한류 열풍은 전세계를 휩쓸고 있고, 수출액에서 드라마는 80%가 넘는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고 합니다. 찬란한 영광 속에, 다수의 비정규직 그리고 정규직을 향한 착취가 용인되며 수익구조를 유지하고 있었습니다. 실컷 일을 벌여놓고 책임은 가장 약한 사람들부터 온몸을 소모하며 채워나가는 시스템이 유지되고 있습니다. 기형적인 구조임은 모두 알고 있으면서도 누구도 입을 열지 못했습니다. 우리 사회는 가만히 있으라.” 요구에 순응하다 너무나 많은 사람들이 상처받고 희생된 경험을 하였습니다. 그럼에도 사람의 이야기를 다룬다는 드라마 세계에서, 구조에 가만히 있지 않았던 사람은 영원히 세상을 등질 수밖에 없었습니다.

 

회사의 말처럼 저는 방송업계에 대해서 잘 모릅니다. 하지만 주어진 시공간을 치열하게 사람이 느꼈던 절실한 한계와 문제만큼은 공감할 수 있습니다. 이미 떠난 사람이 다시 돌아올 수는 없지만, 그가 마지막까지 바랐던 이 세계의 문제는 함께 이야기해 줄 수 있습니다. 그것이 죽음을 대하는 온전한 방식이라고도 생각합니다.

 

도움 줄 사람이라고는 현역 병사에 불과한 동생뿐이었던 고인의 목소리가 정말 많은 사람들의 공감 속에 세상에 묻히지 않았던 이유에는, 누구나 절감하던 구조적/개인적 치부가 CJ E&M과 방송업계에 존재했기 때문입니다. 또한 가장 약하고 말단인 사람들(특히 청년들)의 희생과 상처가 당연하게 여겨지는 대한민국의 자화상을 형의 죽음이 낱낱이 드러냈기 때문입니다. 그렇기에 이제는 더더욱 진실을 찾고, 부조리한 구조가 나아질 수 있도록 지치지 않고 목소리를 낼 것입니다. 형만큼 괴로워하고 심지어 꿈까지 포기하고 있을 수많은 사람들이 조금이나마 나은 환경에 놓일 수 있도록 형이 못다한 이야기를 이어가겠습니다. 형이 떠나기 전 페이스북에 남긴 글이 있습니다. “세월호와 정리해고로 아픈 모든 이들이 덜 추운 겨울을 보냈으면 한다.” 당신이 만들고 싶었던 따뜻한 공간을, 유가족, 함께 싸우는 사람들, 그리고 이 공간에서 살아가는 모든 사람들과 함께 누렸으면 좋겠습니다.

 

상대가 대기업이고 우리가 아무리 작은 사람들일지라도, 생명 앞에서는 똑같이 존중받을 수 있음을 보이고 싶습니다.

별첨2. tvN ‘혼술남녀신입 조연출 사망사건 대책위원회 활동계획

 

 

1. tvN ‘혼술남녀신입 조연출 사망사건 대책위원회 결성 취지

 

한빛의 죽음은 신입사원에 대한 tvN(CJ)의 사회적 살인이다.”

 

시청률 경쟁에만 혈안이 되어 구성원을 도구화(일회용품 취급)하는

tvN(혼술남녀 제작팀)의 불합리한 제작환경과 군대식 조직문화가

드라마 제작에 대한 신입사원의 꿈과 열정, 미래에 대한 희망을 파괴하고

생을 지속할 의지를 빼앗아갔다.

 

지난해 1025, 인기리에 종영한 tvN 드라마 <혼술남녀>. 22만명 공시생들의 지친 마음과 정글같은 노량진에서 살아남기 위해 발버둥치는 젊은 학원 강사들의 혼술 라이프를 다뤘습니다. 청춘들을 진정으로 위로하겠다던 <혼술남녀>가 종영한 다음날 1026, <혼술남녀> 신입 조연출은 입사한 지 9개월만에 스스로 목숨을 끊었습니다.

 

CJ E&M은 최대 MPP(복수방송채널사업자)tvN, m-net OCN, 올리브TV, 온스타일 등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CJ E&M의 지난해 방송부문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11284억원, 464억원입니다. CJ E&M 전체 매출액이 15384억원인 것에 비추어 보면, 사실상 드라마 산업으로 영업이익의 대다수를 내고 있습니다.

 

드라마들의 빛나는 인기와 높은 영업이익과 달리, 드라마를 제작하는 현장은 혹독합니다. 현장 스탭들이 말하는 디졸브는 밤을 새고 촬영을 계속해서, 마치 화면이 디졸브되듯이 오늘인지 내일인지 모를 다음날이 온다는 은어입니다. 1주일에 70분짜리 드라마 2회 분량을 모두 찍어야 하는 상황이 부지기수인 드라마 현장에서 스탭들의 많은 날은 디졸브되었습니. 고인 역시도 많은 밤을 함께 새고, 극강의 노동강도 속에서 2개월에 가까운 시간을 보냈습니다.

 

시청률에 경쟁속에, 무리한 촬영 스케쥴 속에서 반드시 시간을 지켜서 방송을 내 보내야 하는 드라마의 특성상, 조직문화 역시도 문제가 많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군대식 조직문화는 직장 내 가장 열악한 지위에 있는 신입사원에게 더 큰 고통으로 전가될 수 밖에 없습니다. 고인 역시 카톡방에서 공개적으로 지적하거나, 욕설을 듣는 등의 정신적 폭력에 노출되는 상황이 많았습니다.

 

드라마계의 관행이라는 말로 장시간, 고강도 노동과 잘못된 조직문화가 정당화될 수는 없습니다. 이한빛PD 사망은 개인의 죽음이 아닌, 드라마업계의 잘못된 관행과 제작 구조 속에서 벌어진 사회적 죽음이며, 회사 내에서 가장 약하고 지위가 열악한 신입사원들의 희생과 상처가 당연하게 여겨지는 대한민국의 자화상을 가장 극명하게 보여주는 사건입니다.

 

청춘들을 위로하는 드라마를 만들기 위해 청춘들이 삶을 포기하는 일이 반복되어서는 안 됩니다. 케이블 드라마 전성시대, 한국의 드라마가 한류를 견인하고 국가 브랜드를 높이고 있다고 조명되지만, 정작 이를 만들고 있는 드라마 제작진의 열악한 노동에 대한 사회적 논의와 개선을 위한 노력은 보이지 않습니다. 지금도 드라마제작현장에서 괴로워하고 심지어 꿈까지 포기하고 있을 수많은 사람들이 조금이나마 나은 환경에 놓일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사회적 노력이 절실합니다.

 

한빛 PD의 죽음을 조직생활에 적응하지 못한 나약한 개인의 자살로 이야기 하며 책임없음을 주장하는 CJ의 행태를 규탄합니다. 이에 [tvN ‘혼술남녀신입 조연출 사망사건 대책위원회]는 이한빛 PD사건의 진상규명과 명예회복을 위한 공식적인 사과와 재발방지 대책을 요구하고, 열악한 드라마 제작환경에 대한 사회적 제도개선을 위한 활동을 만들어 가고자 합니다.

 

 

2. 활동 목표

 

1) 이한빛PD 사망사건의 진상규명과 명예회복을 위해 CJ E&M의 공식적인 책임 인정과 사과, 재발방지 대책 마련을 이끌어낸다.

 

2) 드라마 제작환경의 문제점(장시간 · 고강도 노동 군대식 조직문화)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를 확산하고, 제도개선을 마련한다.

 

 

 

3. 주요사업

 

1) tvN ‘혼술남녀신입 조연출 사망사건 대책위원회 페이스북 페이지 개설

https://www.facebook.com/tvn.honsul.pd

 

2) CJ E&M의 공식적인 사과와 재발방지 대책 마련을 촉구하는 온라인 서명운동

- 일시: 418~428

- 주소: http://bit.ly/혼술남녀서명운동

 

3) 이한빛PD 페이스북 담벼락 추모 글쓰기

- 이한빛PD 페이스북 개인계정 주소 : https://www.facebook.com/sydl0124

- 담벼락에 추모의 게시글 남기기

 

4) tvN 혼술남녀 페이지 추모 및 항의 댓글 남기기

- 혼술남녀 페이스북 페이지 주소: https://www.facebook.com/tvnhonsu

- 마지막 메이킹 필름 게시물에 추모 및 항의 댓글 달기

 

5) CJ E&M 앞 릴레이 1인 시위 진행

- 일시: 419일부터, 12-1, 장소: CJ 본사 앞

 

6) 이한빛PD 진상규명과 명예회복을 위한 시민 추모제

- 일시: 428일 금요일 저녁 7, 장소: CJ 본사 앞

 

7) 드라마 현장 내 노동실태와 폭력에 대한 제보센터 운영

- 일시: 419~ 5월 초

- 온라인 신고센터 운영: http://bit.ly/드라마현장제보

 

8) 드라마제작 종사자 문제해결을 위한 당사자 증언대회 및 국회토론회

- 취지: 드라마 제작환경의 장시간 고강도 노동과 잘못된 조직문화 개선을 위한 제도개선 논의

- 일시: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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