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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겹도록 고마운 사람들아] - 지민희

작성일 2009.03.16 작성자 문화미디어실

[지겹도록 고마운 사람들아] / 오도엽 씀 / 후마니타스



이 책은 한 어머니의 이야기다. 여느 어머니와 마찬가지로 지극히도 자식을 사랑하고, 또 힘든 삶 속에서 악착 같이 살아가시는 그런 어머니, 이소선 여사의 이야기다.

이소선 여사의 아들은 우리도 익히 알고 있는 전태일 열사다. 내가 갓 20살이 되었을 무렵 전태일 평전을 읽고 사람을 생각하는 그의 마음이 너무 따뜻해서, 그래서 그를 존경하고, 본받고 싶다 생각했었다. 전태일 열사의 헌신성과 사랑이라는 그의 품성은 바로 이소선 여사에게서 비롯된 것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든다.

이소선 여사는 전태일 열사의 어머니이기도 했지만 모두의 어머니이기도 했다. 아들의 친구부터 거지 아이들에 이르기까지 이소선 여사의 주변에 있는 사람이라면 모두 그녀의 자식, 그녀의 가족이 되었다. 그녀의 품은 넓게 많은 이를 감싸 안고 있었다.

분신 후 전태일 열사는

“내가 죽으면 좁쌀만 한 구멍이라도 캄캄한데 뚫리면, 그걸 보고 학생하고 노동자하고 같이 끝까지 싸워서 구멍을 조금씩 넓혀서 그 연약한 노동자들이 자기 할 일을, 자기 권리를 찾을 수 있는 길을 엄마가 만들어야 해요.”

라며 이소선 여사에게 자신의 뜻을 이어가 줄 것을 당부한다.

아들의 뜻을 져버리지 않기 위해 그녀는 정부의 갖은 탄압과 회유 속에서도 굴하지 않는다. 아들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180번이나 법을 어기고 징역살이도 했다. 이처럼 그녀의 강건한 마음과 굳은 신념은 바로 사람들을 사랑하는 마음에서 나오는 것이 아닐까 싶다.

이 땅에 핍박받는 노동자들의 편에 서서 평생을 살아오셨음에도 행여나 늙은 자신이 짐이 되진 않을까, 그리고 더 많은 것을 주지 못해 안타까운 마음을 안고 사시는 ‘노동자의 어머니’, 이소선 여사. 그녀는 어느 누구도 원망하지도, 미워하지도 않는다.

‘누군들 미쳐 살 만큼 힘들지 않겠는가. 그래도 함께한 사람들이 있다. 고맙다는 말, 다 못하고 헤어지고 떠나보내 사람들이 너무 많다. 그들 모두가 내 인생의 주인공들이다. 고맙다. 지겹도록 고맙고 또 고맙다. 그립다. 보고싶다.’ (본문 중)

이 책에는 38년이라는 세월동안 아들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살아온 이소선 여사의 기억이 담겨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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