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합원들이 현장에 출근하면서 겉으로는 1년 넘게 이어져온 사태가 정상이 되는 듯 보입니다.
현재의 KEC를 느끼는 그대로 표현하면 '어디서부터 꼬였는지 실마리를 찾을 수도 없이 얽힌 실타래' 입니다.
현장에 복귀하고 3교대가 시작됐지만 누구도 편치 않습니다.
온 마음을 다해 생산에 전념해야 할 조합원들도 회사와 관리자에 대한 신뢰와 애정이 예전같지 않고
한솥밥 먹는다는 말에 다 녹아 있던 진한 동료의식도 이젠 불편한 암중모색이 되었습니다.
얽힌 실타래는 칼로 동강을 내 버리던, 그냥 버리던 쓸 수가 없습니다.
얽힌 실타래를 다시 쓰는 방법은 푸는 것 밖에 없습니다.
이 공장 이대로 버릴 수는 없는 것 아닙니까?
이걸 다 원상태로 돌릴 수는 없지만 우리는 진심으로 회사가 정상화되길 바랍니다.
결자해지라고 합니다. 최대한 깔끔하게 풀어야 합니다.
새 출발은 어수선한 과거청산 없이는 불가능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제안드립니다.
노사를 떠나 공장정상화를 위한 진지한 결단과 대타협이 필요합니다.
지금이 어쩌면 마지막 기회일지 모릅니다.
작년부터 거듭된 경영진의 실기와 판단력 부재가 회사를 이렇게 만든 가장 큰 원인이라는데 대부분이
공감하고 있습니다.
여전히 자신도 해석할 수 없는 적개심으로 분별심을 잃은 몇사람들이 있긴 하지만
그들이 무슨 책임이 있겠습니까?
어떤 분은 다음 아고라에 연재글을 실어 눈치만 보는 KEC문화를 통렬히 지적하기도 했지만
그런 의미에서는 모두가 공장이 이렇게 된 책임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합니다.
이제 누군가 말해야 합니다. 아닌 건 아니라고 해야 합니다.
그저 시키는대로 돌아가는대로 보고만 있다간 아무도 책임지지 못할 상황에 빠질 수 있습니다.
그때가서 욕한다고 되돌릴 수 없습니다.
경고음이 울릴 때 귀기울여서 방법을 찾지 않으면 곧 파열음이 울릴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경영진의 잘못에 눈감는 게 올바른 기업이 아닙니다.
아무도 지적하지 못하는 경영진의 잘못을 지적하는 수평적 기업문화를 이제라도 싹틔워야 미래가 열립니다.
책임을 져야 할 분들께 묻습니다.
곽정소회장님, 정말 새롭게 출발하고 싶다면 공개사과하십시오.
김경덕 대표이사님, 안팎에서 들리는 원망의 목소리가 누굴 향해 있는지 잘 아시지요.
사람들은 실권이 없다고 하지만 실권없는 대표이사를 맡아서는 안되는 것이었습니다.
대표이사가 되겠다는 당신의 결정만큼 이 사태에 책임져야 합니다.
이신희 기조실장, 이덕영 연수그룹장, 이하 노무팀
강래훈 제조부장, 박명덕 인사부장
여러분들은 이신희 기조실장과 한 몸으로 움직이셨습니다.
권력과 권한을 누린만큼 책임도 지셔야지요.
여러분들이 빠져야 남은 사람들이 그나마 서로 추스리며 새출발할 수 있습니다.
스스로가 얽힌 실타래의 출발임을 자인하는 것도 경영자의 덕목입니다.
애사심을 갖고 있냐고 물으셨지요? 저희도 묻습니다.
KEC를 위한 경영진의 애사심과 결단을 기다립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