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EC 정리해고, 이보다 더 부도덕할 순 없다.
KEC가 정리해고를 통해 관리자와 임원들의 임금을 인상하기로 한 사실이 드러났다.
회사가 작성한 자료에 따르면 파업참가 조합원 전원을 내쫓아 73억의 재원을 마련하고, 남은 노동자들의 임금을 삭감해 43억의 추가재원을 마련한 뒤 이 돈을 임원과 관리자들의 임금인상에 쓰기로 했다. 대체 이 기업이 정신이 있는 기업인가?
회사는 지난 6월 파업조합원 전원을 희망퇴직시키기 위해 반인권교육을 자행하다 부당노동행위가 들통나자 마침내 정리해고를 통보한 것이다.
KEC의 이같은 계획은 지난 국정감사에서 폭로된 <인력 구조조정 로드맵>에도 담겨 있었다. 온나라를 들썩이게 했던 한진중공업 정리해고가 1년 여 만에 타결되던 날, KEC는 229명의 정리해고를 통보했다.
회사는 정리해고를 피하려면 그에 상응하는 임금 100억을 삭감하라고 노조를 협박했다. 이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으면 노사 모두 공멸한다고 으름장을 놓더니 그 이유가 임원과 관리자의 배를 불리기 위해서였다니 기가 막혀 말문이 막힐 지경이다.
KEC는 목숨을 내놓을건지, 돈을 내놓을건지 선택하라고 한다.
도덕적 해이를 넘어선 부도덕함의 극치다.
뿐만 아니라 파업에 참가했던 금속노조 KEC지회 전 조합원을 해고하겠다는 계획은 한마디로 정리해고로 노조까지 깡그리 없애겠다는 것이다. 돈도 남기고 노조도 깨고 한마디로 일석이조를 노린 것이다.
KEC 정리해고는 아무런 정당성도, 이유도 없다. 작년 파업 이후 지금까지 1년간 300여명이 넘는 노동자가 자의반 타의반으로 회사를 떠났다. 그 자리를 메우기 위해 회사는 130명의 신입사원을 채용했다. 아직도 인원이 부족해 현장은 부분 3교대를 실시하고 있다. 작년에 비해 200여명의 인원이 줄어들었고 그로 인한 인건비 절감분만 60억에 달한다. 게다가 최근에는 태국 홍수로 인해 주요경쟁사들의 가동이 중단되면서 반사이익에 따른 특수를 누리고 있다. 이런데도 정리해고라니.
KEC 정리해고는 도저히 사회적으로 용납할 수 없는 약탈행위다. 현장에서 일하는 노동자 462명 중 절반을 해고하고선 공장이 정상적으로 돌아갈 수 없다. 그런데도 정리해고를 하겠다고 나선 이유는 현행 3조3교대를 2조2교대로 바꿀 속셈이다. 이것이 자본이 주장하는 경영상 위기의 본질이다.
‘기업이 어렵다’고만 하면 <정리해고를 용인>하는 정권의 정책이 이런 막가파식 현실을 낳았다. KEC만 이런 것이 아닐 것이다. 한진중공업도 정리해고 후 사주에게 170억을 배당했다. 남의 목숨과 재산을 빼앗는 강도짓이다.
이제 이 브레이크 없는 부도덕한 질주를 멈춰라.
경영권 없는 노동자들이 경영상 잘못까지 떠안고 죽음의 행렬로 내몰리는 현실을 막아라.
무능력한 경영진의 책임까지 정리해고로 피해나가는 몹쓸 풍토를 바꿔라.
실패한 경영에 합당한 책임을 지고 경영진이 물러나는 모습을 보여라.
기업 스스로 못한다면 <정리해고제 폐지>가 답이다.
정리해고는 기업을 살리는 제도가 아니라 노동자를 죽이는 잘못된 제도다.
KEC를 보고서도 정리해고의 존치를 말할 수 있다면 우리 사회는 동물의 왕국이다.
2011년 11월 22일
민주당 국회의원 이미경
전국금속노동조합
※ 첨부자료
1) 회사가 작성한 인건비 현황
2) 근로형태별 인건비
3) 관리자 처우개선안
4) 임원평가보상제도
5) 사측 작성 문건에 대한 해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