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회견문>

KEC 경영위기는 거짓이다. 정리해고 철회하라!

 

(주)KEC가 2월 24일부로 75명의 노동자에게 정리해고를 통보했다. 해고대상 전원이 금속노조 KEC지회 조합원들이다. 2010년부터 자행된 기획된 노조파괴의 완결이다. 회사는 누적된 적자로 인한 경영위기라 주장해 왔다. 그러나 이것은 손실부풀리기를 통한 조작이라는 점이 연구보고를 통해 확인됐다. 노동자운동연구소 한지원실장은 <KEC 정리해고의 진실>이란 보고서에서 KEC가 구조조정과 민주노조 탄압을 위해 어떻게 손실을 부풀려왔고, 곽정소회장, 이신희 대표이사는 이 와중에 얼마나 큰돈을 회사로부터 챙겨왔으며, 어용노조를 통해 만들고자 하는 KEC의 미래가 어떠한지를 분석했다.

 

KEC 정리해고는 세 가지 점에서 정당성을 갖기 어렵다.

첫째, KEC는 33억을 줄이기 위해 75명을 정리해고하면서 동시에 3천억 규모의 부동산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경영상의 문제로 인한 정리해고가 아니라는 직접적 증거다. 더군다나 현재 KEC의 복합판매시설 위주 개발 계획은 소매업에 대한 규정이 없는 ‘구미산업단지 관리기본계획’을 위반하는 것으로 산업단지관리공단이 구미공단 관련 고시를 변경하지 않고서는 불가능하다. 만약 산업단지관리공단이 관련 고시를 변경한다면 이는 시민세금으로 정리해고를 지원하는 꼴이 될 것이다.

 

둘째, 2009년부터 이어진 KEC의 계속된 적자는 경영진의 이상한 경영행태로 발생한 일로 손실 부풀리기, 노조탄압, 홀딩스를 통한 KEC 자금 빼가기 등을 중단한다면 흑자 전환도 가능하다. 계산상으로는 795억 누적적자를 45억 누적흑자로 전환시킬 수도 있었다. 경영진은 2009년부터 대규모 외주화 계획을 달성하기 위해 비상식적인 노사교섭으로 노사관계를 파탄으로 내몰았고 직장폐쇄를 단행했었다.

 

셋째, 노동자의 희생을 강요하면서도 임원진과 관리자들은 더욱 많은 급여와 혜택을 챙기고 있다. 2009년부터 이사들의 급여는 천정부지로 인상되었고, 관리자들에 대한 대규모 승진도 계속되었다. 현재 KEC 노동자들은 업계 최하위 임금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일부 신입직원들은 최저임금도 못받고 있다. 현장에는 불법 2교대 여전히 이루어지고 있다.

 

KEC가 계획하는 것은 “정규직 0% 공장”이다. 팹 일부를 제외하고 모두 외주화하겠다는 것이다.

보고서의 내용은 가히 충격적이다. KEC는 2009년 이후 매년 100억이 넘는 적자를 내 누적적자가 795억에 달한다고 한다. 2010년까지 영업이익에서 매년 흑자를 기록한 반면 영업외 활동에서 기하급수적인 손실을 봤다. 순손실의 내역에서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 것은 ‘조업도 손실’이다. 전체 누적 손실액의 35%나 된다. 조업도 손실은 낮은 가동률로 발생하는 비용이며, 공장이전이나 노후 설비의 대대적 교체시 발생한다. 그러나 KEC가동률은 2010년 직장폐쇄에도 역대 최고치인 75%를 달성했고 노후 설비의 교체도 없었다. 2009년의 경우 조업도손실이 당기순손실의 74%를 차지한다. 제조업 어디에도 이같은 조업도 손실을 낸 회사는 없다.

 

또, 2010년 공장점거에 따른 설비손상으로 유형자산감액손실 153억을 손익계산서에 반영했다. 그러나 회사는 당시 보험사로부터 173억의 손실분을 지급받고 기밀로 하기로 했다. 재고자산폐기손실 역시 110억이나 잡혀 있지만 전혀 확인할 수 없는 수치다.

 

손실에 반영된 항목의 특징은 하나같이 실제 현금 유출입이 잡히지 않아 회계에서 고무줄처럼 늘이고 줄이기가 쉽다는 점이다. 이게 전체 누적적자액의 68%다.

 

회사가 엄청난 적자를 내는 동안에도 곽정소, 이신희 대표이사 지주회사인 한국전자홀딩스를 통해 막대한 이득을 챙겼다. 2007년부터 2011년까지 한국전자홀딩스가 KEC로부터 거둔 수입총액은 298억이다. KEC가 신고한 누적적자액의 37%에 달하는 금액이다. 직원 7명에 등기이사 3명인 이 회사가 매년 계열사로부터 100억원 이상의 수입을 올리고 있다. 특히 KEC로부터는 50-70억원을 매년 가져갔고 2010년에는 497억의 손실을 낸 상태에서도 60억원을 가져갔다. 금속노조 KEC지회는 2006년 한국전자홀딩스가 설립될 때부터 이런 빼돌리기를 우려해왔고 이제 현실로 나타났다. 한마디로 한국전자홀딩스는 곽정소와 이신희의 개인금고였다.

 

회사가 부풀린 금액을 모두 제외하면 KEC는 놀랍게도 45억의 순흑자 상태로 반전된다. 그랬기 때문에 회사는 계속되는 적자에도 불구하고 관리자들을 승진잔치를 벌이며 임금을 올려주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짓을 벌인 것이다. 회사문건 <관리자 처우개선(안)>대로 되고 있다. KEC지회 전 조합원을 해고해 73억원을 만들고 관리자의 연봉을 올리겠다는 그대로 실행되고 있다.

 

KEC의 등기임원 평균 월급여는 2009년 607만원에서 2010년에는 1천3백만원으로 올랐다. 2011년에는 2009년에 비해 41% 올랐다. 한국전자홀딩스의 임원 급여는 2009년부터 2011년까지 2년동안 323% 급증했다. 반면 이번 정리해고 대상의 대부분인 여성노동자들의 임금은 같은 기간 물가상승률 대비 실질임금이 25%가 하락했다. 이래놓고 임금 100억 삭감을 받아들이지 않으면 정리해고하겠다는 날강도짓을 벌였다. 곽정소, 이신희 대표이사는 한국전자홀딩스와 KEC를 포함해 10개 법인에서 대표이사 또는 사내이사를 맡고 있다. 이 둘의 계열사 총 급여는 연 10억이 넘는 것으로 추정된다.

 

그렇다면 KEC는 왜 경영위기를 부풀리고 정리해고를 강행하는가? 외주화 때문이다. 조립라인(어셈블리) 외주화 규모는 작년보다 4배 가까이 증가했다. 모든 부분에 걸쳐 외주화가 확대된다. 전장 모듈라인은 아예 철수돼 해외공장과 계열사인 TSPS로 이동한다. 회사가 관리자와 임원들의 성과 측정 지표에서 가장 큰 가중치를 부여하는 것은 외주화 성과다. KEC는 올해부터 2014년까지를 구조조정의 시기로 정하고 외주화 확대를 핵심과제로 잡고 있다. 2월7일 기업노조와 상여금 300% 삭감, 2조2교대 전환을 전제로 3년 고용보장협약을 체결한 것은 우연이 아니다. 3년간 외주화 과정에서 회사가 최적의 인력운영을 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회사와 기업노조가 무급순환휴직에 합의하고도 공개하지 않은 것은 외주화를 통한 전면 비정규직화의 길을 터줬다는 사실이 들통날까 우려했기 때문이다.

 

KEC의 극단적 노조탄압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고용노동부와 검찰은 드러난 KEC의 부당노동행위를 알면서도 처벌을 않고 있다. 이런 태도가 결국은 묻지마 정리해고를 불렀다.

 

정부는 KEC의 부정한 회계조작을 즉각 조사하라!

노조탄압과 부당 정리해고의 주범 곽정소, 이신희를 구속하라!

KEC는 몰염치한 정리해고 즉각 철회하라!

산업단지공단은 KEC에 대한 특혜를 줘서는 안된다.

 

KEC에서 자본의, 자본에 의한, 자본을 위한 대한민국을 본다.

돈만 된다면 못할 짓이 없고, 돈만 된다면 모든 것을 재물로 삼는 파렴치한 자본의 천국을 본다. 이건 사람사는 세상이 아니다. 땀흘려 일한 노동자들이 쫓겨나고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회는 죽어야 산다. 쌍용자동차와 같은 비극은 이제 끝나야 한다. 언제까지 노동자의 죽음을 팔아 기업을 유지하는 것이 당연시 되어야 하는가?

우리도 사람 사는 세상에서 사람다운 꿈을 갖고 싶다.

2012년 2월 21일

민주노총 경북지역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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