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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봉] - 이종호(전교조)

작성일 2009.01.15 작성자 문화미디어실
[뇌봉] 진광생 지음, 최성만 옮김, 실천문학사


이 책은 대학시절 책읽고 토론하는 소모임에서 처음 접하게 되었다. 그 소모임에서 뇌봉따라배우기운동이 잠깐 일어났던 기억이 있다. 십수년이 지난 지금 다시 뇌봉을 펴보게 되었다.
우리나라에 전태일 열사가 있다면 중국에는 뇌봉이 있다. 뇌봉을 보면 전태일 열사가 오버랩되곤 한다. 공교롭게도 뇌봉도 22살에 불의의 사고로 목숨을 잃는다.
뇌봉은 1940년에 중국에 태어난 가난한 소년이다. 나와 한세대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 아주 가까운 시기를 살아간 인물이다. 그는 소작농의 아들로서 아버지는 일본군에 맞아죽고 형은 12살의 나이에 생계를 위해 공장에서 일하다 부상을 입고 죽었으며 3살 동생은 굶어죽고 어머니는 지주에게 모욕을 당하고 자살했다. 어린나이에 고아가 되어 친척집에서 살았으며 나무하다 지주의 낫에 큰 부상을 입기도 하였다. 그러다 해방군이 들어오고 공산주의시대를 맞아 당의 도움으로 공부를 하고 일을 하게 된다. 그는 최하층민이고 그런 삶에서 구해준 것은 당이었고 당에 충실한 삶을 살아간다. 실제 이 책에서 그는 처음부터 끝까지 당에 대한 충성을 맹세하고 인민을 위해 봉사할 것을 다짐한다. 지은이가 꾸며 쓸 수도 있겠지만 마지막에 나오는 그의 일기장도 마찬가지이다. 오히려 더 간결하게 혁명의 나사못이 되고자하는 자신의 지향을 밝히고 있다.
이 책에서 가장 인상에 남는 부분이 바로 나사못과 관련된 이야기이다. 그의 삶 전반에서 나타났던 아름다운 모습은 이타적인 마음씨와 나사못으로 스스로를 생각한 것에서 비롯된 것 같다. 어린 시절 길거리를 지나다가 우연히 마주하게 된 나사못. 쉽게 생각하고 버리려 했지만, 함께 있었던 사람으로부터 나사못 하나의 소중함을 듣고는 그 이후 생활의 기조가 되었다. 자신을 혁명의 나사못이라 생각하고 살아가는 삶. 그것이 그의 삶이었다. 그러했기에 자신만을 생각하기 보다는 전체를 위한 생각을 하고 그것을 흔쾌히 실천에 옮길 수 있었던 것이다. 쉬는 시간조차도 남을 위해 무엇을 하는 것에서 행복을 찾는 모습에서는 탄성밖에 나오질 않는다. 이 책을 다 읽고 나니까 지금까지 나의 모습에서 다른 사람을 위한다는게 얼마나 보잘 것 없는 것이었던가에 있어서 많이 되돌아 보게되었다. 좋은 사람이다라는 칭찬을 들을 수는 있었지만 스스로가 '자신'만을 위한 무엇인가를 항상 남겨두고 있었다고 하는게 솔직한 고백일 것 같다.
끝으로 뇌봉의 일기 중에 내가 가장 좋아하는 글을 실어본다.

만약 그대가 한 방울의 물이라면 다만 얼마의 땅이라도 적시었는가?
만약 그대가 한 알의 씨알이라면 한 소중한 생명이라도 키워보았는가?
만약 그대가 하나의 작은 나사못이라면 그대의 일터를 언제나 굳건히 지키고 있는가?
그대가 만약 자기의 사상을 말할 수 있다면 그 아름다운 사상을 우리에게 알려주기 위해 열심히 노력했다고 떳떳이 말할 수 있는가?
그대는 지금 살아오면서 인류의 미래를 위해 자기의 노동을 아낌없이 바치며 힘써 왔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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