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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의 대한민국]을 읽고 - 김형수

작성일 2008.11.05 작성자 교선문화실
「1%의 대한민국」
- 열심히 사는데 왜 우린 행복하지 않을까?

「1%의 대한민국」은 월간 <작은책>이 2008년 특집으로 기획한 ‘일하는 사람들의 눈으로 세상을 보자’라는 제목의 강좌 내용을 엮은 책이다. 한홍구, 강수돌, 김진숙, 이철기, 배경내, 윤구병 나름 유명한 강사들이 6개의 관점에서 2008년 한국사회를 말한다. 경쟁구조, 노동자, 근현대사, 전쟁, 청소년, 생명·농업... 열심히 사는데 행복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서 무엇이 어떻게 삐뚤어졌는가에 대해서 편한 구어체로 이야기한다. 주관적 관념의 영역인 ‘행복’의 사회물질적 토대와 배경을 돌아보게끔 하는 것이 이 책의 장점이다.

가장 인상깊은 이야기는 김진숙씨의 글이다. 한 사회의 보편적인 행복지수를 논하자면 그 사회의 다수를 점하는 사람들이 어떻게 먹고 입고 살아가는가를 살펴보는 것이리라. 그런 점에서 김진숙씨의 강연은 신자유주의 시대 노동자들이 어떤 처지에 놓여있으며 어디에 서있는가를 알게하는 내용이었다.
흔히 귀족노동자라고 욕먹는 대기업 노동자들의 처지를 이렇게 고발한다.
현대자동차 노동자들이 정규직이라고 다 5,6천만원을 받는 것은 아닌 거예요. 잔업 좀 하면 이렇게 되는데 잔업 못하면 2,3천만 원짜리 연봉이 존재해요. 그 5,6천만원 받는 사람들이 2003년도에 18명, 작년에 25명이 과로사로 죽었어요. 그래서 물었습니다. 한달에 400시간 잔업해서 25명이 과로사로 죽는데, 이렇게 살면 행복하냐? 심지어 어떤 노동자는 그래요. 자기는 집에 가면 개 취급도 못당한대요. ~~ 일찍 들어가면 왜 잔업 안 하냐고 왔냐 그런다네. 이렇게 돼 버리는 거예요. 안 행복하다는 거예요. 왜 안행복하냐고 그러니까 차라리 연봉이 다 같이 적었던 시절에는 저들끼리 술도 자주 마시고 아주 끈끈했다는 겁니다. 그때가 오히려 행복했다 이거예요. (p.96)

IMF 이후 구조조정 바람이 휘몰아칠 때 한평생 직장에서 일해온 사람들이 어떤 삶을 강요당했는지 대우자동자 노동자 이야기를 통해 들려준다. 대우자동차 해고노동자 1750명이 복직되었을 때 돌아온 사람은 1600명이 채 안됐다고. 그 중 생사가 확인된 사람은 50명, 해고된 기간에 대리운전하다가 죽은 사람, 노가다를 하다가 죽은 사람, 이혼을 하고 가정이 완전히 풍비박산이 난 사람... 그런데 100여명은 생사확인도 되지 않는다고 했다. 김진숙씨의 추측으론 아마 노숙자가 되어있지 않을까 짐작할 뿐이라고.

1%가 지배하는 대한민국의 대안은 어디 있을까? 책을 읽으며 고민도 되고 답도 찾게 되었다. 주된 모순을 양산하는 신자유주의 질서를 극복하는 것, 신자유주의를 넘어서 미래사회의 전망을 갖고 힘차게 전진하는 것. 그 선두엔 인구의 절대다수인 노동자들이 있을 것이다. 선배 노동자들이 일제 시대에 내건 다음의 요구조건은 그런 점에서 굉장히 감동적이었다.
일제 시대 노동자들의 요구 조건 중에 학생들의 차비를 반값으로 인하하라, 이런 요구 조건들도 있었습니다. 저는 그거 보고 굉장히 충격을 받았더랬습니다. 진짜 오지랖도 넓잖아요. 이렇게 오지랖 넓은 게 원래 노동운동이었더랬습니다. 자신들의 조합원들 임금 인상 뿐만 아니라 진짜 민중들의 삶을 위해서 생존권을 위해서 같이 싸웠던 게 노동운동의 출발이었더랬습니다. (p.80)

1%가 사다리 질서의 정점이 있는 사회가 아닌, 99%가 수평적으로 관계맺고 연대하는 사회는 전체 국민의 이해를 대변하여 싸우는 집단의 출현으로 가능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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