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산별연맹·지역본부


노동절을 이틀 앞둔 4월 29일 저녁, 부산역 광장에서 <2016부산지역 열사 희생자 합동 추모문화제>가 열렸다.

작년에 이어 두번째로 열린 이번 행사는 민주노총 부산본부와 금속노조 부양지부, 민중연대, 부경울 열사회가 공동으로 주최하고 부산지역의 많은 단체들이 함께 한 추모 문화제였다.


19시 30분 시작된 본대회에 앞서 16시부터는 열사들의 활동 영상과 사진전이 사전행사로 진행되었다. 



004.JPG

▲ 열사들의 영정앞에 헌화하는 김재하 민주노총 부산본부장




286.JPG 

▲ 사회를 맡은 박성호 부경울 열사회 회장




024-1.jpg 

▲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



열사의 삶과 현재 우리의 일상이 만나는 <여는 영상>이 상영된 후 추모문화제 주최단위 대표자들의 인삿말이 있었다.



056.JPG 

▲ 손인미 민중연대 부산청년회 대표, 김재하 민주노총 부산본부장, 박종석 금속부양지부 S&T모티브 지회장



"진성일 열사와 박장홍 열사의 후배로 이 자리에 선다는 것이 많이 떨린다. 선배 열사들이 이루고자 했던 세상은 사람이 사람답게 사는, 노동이 존중받는 세상이었다. 소박했지만 간절했던 선배들의 소망은 아직도 진행중이다." 손인미 부산청년회 대표



"열사들은 누구보다 치열하고 뜨겁게 살다 가신 분들이다. 열사들 앞에서 우리는 전사가 되어야 한다. 힘차게 투쟁하는 전사가 되어 열사들의 한을 풀고 후대들에게 제대로 된 세상을 물려주자." 박종석 금속부양지부 S&T모티브 지회장



"저기 영정사진 속에는 내 결혼식 주례 선생님도 계시고 선배와 후배들, 친구도 있다. 오늘 문화제의 슬로건처럼 청춘의 심장으로 살자. 누구도 예상치 못했던 결과를 가져온 4.13 총선이 끝났다. 지금이야 말로 청춘처럼 자신의 모든것을 바쳐 투쟁할 때이다. 열사의 마음으로 살고 열사의 마음으로 투쟁해야 할 때이다. 열사들의 정신처럼 청춘의 마음으로 투쟁하자." 김재하 민주노총 부산본부장




146.JPG 

▲ 소리연대 조석현박령순 동지의 추모공연(누가 나에게 이 길을 / 당부 / 그날이 오면)




176.JPG 

▲ 대금연주-김덕은 부경대 민주동문회 회원




190.JPG 

▲ 추모 편지낭송-변청숙 부경대 민주동문회 사무국장



종태형


제가 형을 처음 본 것은 24년 전 대학 새내기 때 였습니다. 같이 풍물도 하고 10박 11일 전수도 같이 가고.. 구부정한 큰 키에 구수한 전라도 사투리. 형은 욕도 참 맛깔나게 했었죠. '아따~ 썩을년 풍물로 밥 묵꼬 살것도 아임시롱 뭣할라꼬 하루 쟁일 장구를 띠딜기 쌌냐?' 정작 이렇게 말을 하지만 형 역시 독하게 연습해서 상쇠를 전수받을 정도로 마음먹은 일은 끝내 해내는, 넉넉한 웃음 뒤에 항상 치열함이 숨어있는 그런 사람이었죠.



사회에 나와 겨우 자리잡고 결혼해서 아이 키우고.. 일상에 묻혀 바삐 살아 가다가 갑자기 맞닥뜨린 형의 죽음. 아니 박종태 열사의 죽음. 무척 받아들이기 힘들었습니다. 7년이 지난 지금도 형을 생각하면 가슴이 아픕니다. 내가 두 아이의 엄마로, 한 남자의 아내로, 생활인으로 일상을 살아가는 동안 형은 여전히 치열하게 거대 자본과 맞서 싸우고 있었죠.



30원. 껌 하나도 천원이 넘는데 30원 때문에 사람이 목숨을 바쳐야 하다니요.



대한통운 자본은 화물연대 탈퇴를 종용하며 운송료 30원 인상을 일방적으로 파기하고 한 가정의 가장인 택배노동자 78명을 문자 한 통으로 해고했습니다. 참 기막인 세상이죠. 달랑 문자 한 통으로 사람의 밥줄을 자르다니요. 이렇게 잘린 노동자들은 길거리로 내몰려 43일간 투쟁을 하지만 회사는 이들의 노동3권 조차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이들은 특수고용직이니까요. 



결국 형은 절박한 심정으로 마지막 길을 택했습니다. 대한통운이 내려다 보이는 대전물류센터 앞 야산에서 '노조탄압 중단하라'는 현수막과 함께 형의 시신은 발견되었습니다. 대한통운은 끝까지 합의서에 화물연대 명의를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결국 대한통운 광주지사 앞마당에서 전국노동자장으로 장례를 치르고 광주 망월동 묘역에 모셔졌지요. 형이 가는 날, 하늘도 슬펐는지 하루종일 비가 내립디다. 



부산은 그제께 봄비가 내렸습니다. 꽃샘추위가 몇 번 오겠지만..

4월은 봄이죠. 하지만 나에게 있어 4월은 박종태요, 봄은 언제나 박종태 열사와 함께 옵니다.



지난 주말, 형이 우리 곁을 떠나고 7년만에 선후배들이 함께 광주 망월동을 찾았습니다. 수진이 언니도 만나고 형과 누나를 사이좋게 반반씩 닮은, 엄마 아빠만큼 키가 자란 혜주, 정하도 보고.. 아이들을 보니 세월이 흐름을 알겠습디다. 우리의 아이들이 자라나는 세상은 우리가 사는 세상과 달라야 할겁니다. 사람은 가더라도 그 행동은 남는다 합니다. 형이 이루지 못한 꿈. 노동이 존중받고 사람이 사람대접 받는 세상. 형을 기억하고 형을 가슴에 담은 이들이 형의 뒤를 따를 겁니다. 어떻게 살아갈지 먼저 생각하고 그 삶 속에 형이 함께 할 겁니다.



나중에 아주 나중에 이 세상에서 할 일 다 끝내고 하늘에서 다시 만나면

우리 지난 얘기 하면서 예전처럼 꽹과리에 막걸리 부어 걸판지게 한 잔 합시다.

그때까지 저 치열하게 살렵니다. 형한테 부끄럽지 않게 살렵니다.



노동존중이 인간 존엄이다. 투쟁!




214.JPG 

▲ 서대영 조수원 열사 기념사업회



95년 12월 15일 새벽이었습니다. 서울 여의도 민주당사에서 열사는 싸늘한 시신으로 바상계단 복도에 누워 있었습니다. 철처히 자신을 버리고 열사는 우리 곁으로 다가 왔습니다. 죽음으로 저항하고 항거한 열사는 이렇게 우리들에게 다가 왔습니다.



그날 아침의 기억은 아직도 생생합니다. 머릿속에서 지우고 싶지만 그 기억은 아직도 우리곁에 남아 있습니다. 그 기억들은 차마 말로 형언할 수 없었고 이야기하는 것 조차 우리들에겐 금기시 되었습니다. 하지만 열사는 아직도 우리들의 곁에 있습니다. 이제 그 이야기를 하고자 합니다. 20년이 지난 지금 우리들은 열사에게, 조수원 열사에게 이야기 하고자 합니다.



조 수 원

정말 오래간만에 이름을 불러 봅니다. 지금 우리가 누리고 있는 이 작은 행복과 즐거움에 대해 생각합니다. 살아있다면 이제 50세. 한 가정의 가장으로서 우리가 가지고 누리고 있는 이 행복과 즐거움을 함께 누리고 살 수 있었건만 열사는 인간이, 사람이 누리고 향유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내려 놓고 저항했습니다. 죽음으로서 항거했습니다. 죽은 제도가 산 사람의 목을 조여 오는 현실에 대해 저항했고 자신을 버리면서 사람들을, 동료들을 살려내고자 저항했습니다. 열사는 시대를 가르는 마지막 불꽃이며 오도된 역사의 질곡을 직선으로 갈라놓은 채 스물아홉의 젊음을 불살라 버렸습니다. 죽은 자본이 산 인간을 아무리 옥죄일지라도 노동자라는 이름이 더 소중함을 깨우쳐 주었습니다. 병력특례 해고자가 더 이상 자본착취의 제물이 될 수 없다는 사실을 분명이 일깨워 주었습니다.



견디기 힘들었습니다. 텅 빈 도시 뒷골목 명절 때 마다 밥집을 찾아 헤메이고 천안에 몸져 누워계신 아버지를 뵈러 고향 문턱까지 갔다가 먼저 와 있는 형사 눈초리를 피해 숨차게 뛰쳐 나와야 했던 기억들. '올해가 마지막 싸움이다.' 기대 반, 결의 반으로 버텨온 세월들이었습니다. 새해가 오는게 두렵기만 하고 동료들의 절망을 참을 수 없었습니다. 모두가 잠든 새벽에 여의도 민주당사 6층 비상계단을 터벅터벅 내려갔을 열사는 얼마나 외롭고 참담했겠습니까. 조수원 열사는 그렇게 자신을 버리면서 왜곡된 현실에 저항하고 항거했습니다.



"이제 또 다시 날이 밝으면 태양은 힘차게 우리 노동자의 일터와 많은 사람들의 얼굴을 환하게 밝힐 것이다. 공장에서 들려오는 망치소리와 온갖 기계소리들이 귓가에서 맴돌고 역동적인 생산의 현장에서 살아가는 많은 사람들. 그들이 있는 곳에 우리의 희망이 있으며 이 땅에서 착취가 존재하는 한 모든 사회적 모순은 그대로 존재하고 있음을 결코 잊어서는 아니될 것이다."



조수원 열사가 쓴 글의 일부입니다. 솥발산 묘역에 묻혀 있는 여러 열사들의 삶에 대해 다시금 생각하고, 이제 '살아있는 우리들은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가' 라는 진지한 고민을 합니다. 함께 행동하고 함께 투쟁할 때 그것이 진정한 열사정신 계승이라고 생각합니다. 열사정신 계승과 사람이 사람답게 사는 세상을 위해 힘차게 투쟁합시다.




이어서 부산지역 투쟁 사업장들의 활동을 담은 영상이 상영되었다.



251.JPG 

▲ 4.16 몸짓패



유성기업 노동자들의 투쟁과 한광호 열사의 삶을 담은 영상이 상영된 후 금속노조 유성영동지회 동지들이 무대로 나왔다.



277.JPG 


"노조파괴에 맞서 6년째 투쟁하고 있다. 더는 할 수 있는 것이 없을 만큼 많은 투쟁을 했다. 인간답게 살기 위해, 우리가 옳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 싸워 온 그 시간 동안, 이루 말할 수 없는 탄압들이 가해졌다. 온 몸으로 노조파괴에 맞서 싸우던 한광호 동지가 결국 자신의 목숨을 내던졌다. 그럼에도 유성과 현대차는 변하지 않았다. 그래서 우리는 44일째 동지를 보내지 못하고 있다. 5년을 싸웠지만 한광호를 위해 앞으로 10년은 더 싸울 것이다." 박범신 유성영동지회 부지회장




이어서 멀리 전남 순천에서 오신 <6.15통일합창단>의 공연이 있었다. 


공연에 앞서 지휘자는 '노동자의 평화와 조국의 통일을 위해 노래하는 합창단'이라 소개하며 지난 총선에서 새누리당을 당선시킨 지역이라 죄송하고, 다음 선거에서는 제대로 뽑겠다는 발언으로 자못 무거워져 있던 분위기를 밝게 만들었다. 



300.JPG 

▲ 6.15통일합창단 - 먼 훗날




325.JPG 

▲ 6.15통일합창단 - 통일행진곡




345.JPG 

▲ 추모제의 마지막 순서로 참가자 전원이 일어나 '젊은 그대'를 합창했다.




355.JPG

▲ 주관단체의 대표자들이 앞으로 나와 노래를 부르고 있다.




스물아홉 조수원의 친구들은 어느새 지천명의 나이가 되어 있었고 염호석의 동료들은 그가 생전에 입었을 푸른 작업복을 입고 함께 했다. 앞서 가신 장기수 선생님들의 뜻을 따르는 후배들과 고무노동자 권미경을 기억하는 사람들이 있었다.



두 번째 <부산지역 열사 희생자 합동추모문화제>는 전태일의 후배들, 전태일의 동지들이 함께 한 자리였다.





더 많은 사진을 보시려면 클릭 ▶ http://me2.do/FoCY8IcZ


List of Articles
번호     섬네일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832 [금속]재벌개혁 연속기획 정책토론회- 절망의 한국사회 문제는 재벌이다! file 2016-05-19 1437
831 [전국사무금융노동조합연맹]주간통신 16-12호 2016-05-19 1233
830 [부산본부] 전교조 직권면직은 반시대적 행위-부산교육청 규탄 결의대회 2016-05-17 1616
829 [강원] 상지대학교 "김문기, 반대파는 숙청... 변호인은 석좌교수로 file 2016-05-16 1535
828 [세종충남]소식지 8호 - 열사의 한을 푸는 것이 노동절 투쟁이다 file 2016-05-09 1499
827 [전국사무금융노동조합연맹]주간통신 16-11호 2016-05-03 1324
826 [부산본부] 월간 '민주노총 부산' 5월호 file 2016-05-02 1467
» [부산본부] 너는 변치않는 나의 영원한 청춘-부산지역 열사 희생자 합동추모문화제 2016-04-30 1638
824 [전국사무금융노동조합연맹]주간통신 16-10호 2016-04-28 1319
823 [부산본부] 브레이크 없는 질주 - 4차 투쟁버스 2016-04-27 1955
822 [충북본부]소식지 단비 96호 file 2016-04-26 1238
821 [경북본부 경주지부] 경주노동자의 벗 136호 file 2016-04-25 1262
820 [세종충남]소식지 7호 - 어용노조 설립 무호 소송 승리. 한광호 열사에게 바칩니다. file 2016-04-25 1172
819 [경북본부] 세계노동절 126주년 경북노동자 결의대회 file 2016-04-23 1377
818 [전국사무금융노동조합연맹]주간통신 16-9호 2016-04-21 1268
817 [세종충남]소식지 6호 - 열사의 한 풀기 전까지 내려오지 않을 것 file 2016-04-14 1369
816 [4/4] 건설노조, 한국철도시설공단 규탄 기자회견 및 결의대회 개최 file 2016-04-04 1790
815 [부산본부] 월간 '민주노총 부산' 4월 총선특별호 2016-04-04 1589
814 [부산본부] 민주노총 부산본부 2차 투쟁버스 2016-04-02 1864
813 [한광호열사특보] 모든 세력 모아 노조파괴 끝장낸다! file 2016-04-01 1280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