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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행본] 96년 노동조합의 경영참가

작성일 1999.11.11 작성자 정책기획실 조회수 17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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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들어 기업측의 경영합리화 전략이 강화되면서 노조의 경영참가에 대한 관심이 점점 커지고 있다. 한편, 기업측이 '협력적 노사관계'의 구축을 추진하는 가운데 다양한 형태의 생산성향상 운동과 품질개선 활동을 개발하여, 이를 '경영참가'라 부르며 노동자들의 경영참가에 대한 관심과 요구를 왜곡하고 있어 이에 대한 올바른 비판과 대응의 필요성도 제기되고 있다.


경영참가의 구체적인 내용과 형태는 나라마다 많은 차이를 드러내고 있다. 이를테면 독일의 경우 노동자 대표가 감독회, 이사회 등 기업조직에 참가하고, 종업원평의회가 사업장 차원에서 공동결정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제도적으로 보장하고 있다. 스웨덴의 경우에는 노동자 대표가 이사회에 참가할 수 있을 뿐 아니라 노동조합이 공동결정권을 갖는다는 점이 독일과 구별되는 특징이다. 일본이나 미국의 경우는 노동조합이 경영참가를 적극 추진하기보다는 기업측이 협력적 노사관계 구축의 방편으로 노동자들의 참가를 일정하게 보장해 주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이러한 차이는 정치·경제적 조건과 더불어 노동조합운동의 역량과 전략이 다른 데서 연유하는 것이다.


1987년 이후 한국 노동조합운동은 많은 제약 속에서도 생산과정, 고용, 인사, 경영부문에서 발언권을 높이는 성과를 이룩하였으나 경영참가, 특히 전략적 의사결정참가나 기업조직 참가는 미미한 형편이다. 이런 가운데서도 노동조합측은 경영참가를 적극 추진해야 한다는 주장을 내세우고 있다. 그러나 경영참가가 노동조합의 기업별 분산화나 협력적 노사관계 구축에 이용될 수 있는 가능성을 갖고 있기 때문에 노동조합이 경영참가를 추진하는 데서 신중을 기하지 않으면 안된다는 견해도 적지 않다. 그래서 한국 노동조합운동이 경영참가를 추진하는 데서 어떤 원칙과 방침을 가질 것인가가 중요한 과제로 제기된다.


이러한 점들을 고려할 때 노동조합이 경영참가를 더욱 적극적으로 추진하는 일은 미룰 수는 없는 일이나, 그 방식은 전체 노동운동의 역량 강화와 배치되어서는 안된다는 원칙을 견지하는 것이어야 한다. 우리나라의 경우 노동조합이 기업별로 조직되어 있고 사용자들이 전근대적인 노무관리를 시행하고 있으며 정부의 노동정책이 비합리적이기 때문에 더욱 그러하다. 경영참가 유형과 관련해서는 자본참가나 성과참가가 갖는 한계를 고려할 때 의사결정 참가 확대를 주요 과제로 삼고, 자본참가나 성과참가는 실정에 맞게 점점 확대해 나가는 방향을 취해야 할 것이다. 물론 장기적으로는 독일이나 스웨덴과 같이 이사회에 노동자 대표가 참가하거나 전략적 의사결정에 노동조합이 개입할 수 있어야 한다. 이처럼 노동조합이 경영참가를 더욱 확대하기 위해서는 법률·제도의 개선이 필요하며 이에 대한 구체적인 방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또 한편으로는 경영참가 확대를 추진하는 주체인 노동조합의 조직력과 전문성도 높아지지 않면 안된다.




이 연구보고서는 크게 제1부 주요 각국 경영참가제도 비교, 제2부 한국 노동조합의 경영참가로 구성되어 있다. 1부에서는 독일, 스웨덴, 미국, 일본 경영참가제도의 특징과 내용, 그리고 구체적인 실태를 소개하고 있고 2부에서는 한국 노동조합들에 대한 설문조사 및 사례조사 결과와 함께 노동조합이 경영참가를 확대하는 데서 고려해야 할 주·객관적인 조건과 경영참가 확대방안이 제시되고 있다. 연구진이 내린 결론은 한국 노동조합운동이 조직력 강화와 노동운동의 정치적 진출을 주요 과제로 삼으면서 또 한편으로 경영참가를 더욱 적극적으로 추진할 필요가 있다는 것으로 집약된다.


경영참가에 관한 실천적 성과가 미진한 형편이고, 체계적인 조사와 연구도 많지 않았기 때문에 본 조사·연구에서는 각국의 경영참가제도에 대한 분석과 소개, 한국 노동조합들의 경영참가 현황에 대한 실태조사에 많은 비중을 두었다. 비교적 체계화된 조사를 바탕으로 하여 노동조합 경영참가 확대를 위한 원칙과 몇 가지 대안을 제시한 것은 이후 이론·실천활동을 진전시키기 위한 토대가 되리라 믿는다. 반면 처음이다시피 한 조사·연구작업이었기 때문에 조사·연구의 객관성이나 구체성에서 허술한 점도 있을 것임을 인정한다. 이런 점들은 앞으로 노동조합의 경영참가 활동이 활발하게 전개되면서 보완되고 충실해질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이 조사·연구사업은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과 한국노동사회연구소가 공동으로 추진하였으며 프리드리히 에베르트재단이 후원하였다. 조사·연구사업은 1995년 5월부터 12월까지 8개월에 걸쳐 진행되었으며, 서울산업대의 정이환 교수가 연구책임자로 수고하였고, 한신대의 정건화 교수, 민주노총의 김유선 정책실장 대행, 주진우 조사통계부장 한국노동사회연구소의 김영두, 이민영, 인수범 연구위원 등이 참여하였다. 한림대의 박준식 교수는 연구진에 참여하지는 않았지만 미국의 경영참가제도에 대한 좋은 글을 보내 주었다. 연구를 담당해 준 분들과 후원을 아끼지 않은 프리드리히 에베르트재단에 깊이 감사 드린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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