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10·4 남북공동선언 5주년인 4일 각종 매체를 동원해 이 선언의 의미와 가치 등을 집중적으로 부각했다.
2000년 6·15공동선언과 6·15의 실천강령 격인 2007년 10·4선언은 남북화해의 길을 제시한 역사적인 선언으로 다시 이 선언의 정신으로 돌아가야 남북관계가 좋아질 수 있다는 것이 북한 주장의 요체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이날 1면에 `북남공동선언의 기치를 높이 들고 자주통일의 길을 열어나가자'라는 제목의 사설을 게재하고 "6·15공동선언과 10·4선언에 기초하여 북남관계를 개선하고 나라의 통일을 이룩하려는 우리 당과 공화국정부의 입장은 확고부동하다"고 밝혔다.
이어 "민족을 등지고 외세와 야합해 동족대결소동에 기승을 부리는 매국 역적들에게 징벌의 철추를 안겨야 한다"고 이명박 정부와 새누리당을 비난했다.
조선중앙통신도 이날 `북남관계파탄의 5년을 고발한다'는 제목의 장문의 글에서 "공동선언의 이행에 민족이 살 길이 있고 통일과 평화번영의 길이 있다"며 "역사적인 북남공동선언에 대한 입장과 태도는 애국과 매국, 통일과 분열을 가르는 시금석"이라고 주장했다.
또 조선중앙방송은 6·15남북공동선언실천 북측 위원들의 인터뷰를 통해 10·4선언으로 인해 "북과 남 해외의 온 겨레의 앞길에는 민족번영과 자주통일의 새로운 장이 펼쳐지게 됐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대남선전용 웹사이트인 `우리 민족끼리'도 `노래 심장에 남는 사람을 부르며'라는 제목의 단상에서 "눈만 감으면 5년 전 또다시 진행된 북남수뇌상봉을 경축해 평양의 거리거리에 굽이치던 환호의 꽃물결이 어려오고 장군님을 경모해 삼천리에 일어번지던 위인 칭송 열풍이 뜨겁게 새겨진다"며 당시 평양 분위기를 회고했다.
이 매체는 이어 `서해에 평화의 물결이 굽이칠 그날을 고대하며'라는 제목의 글에선 "6·15공동선언과 그 실천강령인 10·4선언이 철저히 이행될 때 전쟁의 불씨, 분쟁의 화근을 안고 있는 서해바다는 평화의 바다, 민족 번영의 바다로 전환되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6·15공동선언 북측실천위원회는 이날 남측과 공동으로 발표한 `해내외 온 겨레에게 보내는 호소문'에서 6·15선언과 10·4선언의 기치 아래 민족의 단결을 촉구했고, 조국통일범민족연합 북측본부도 남측과 공동성명을 통해 10·4선언의 이행을 강조했다.
북한 매체가 이처럼 10·4선언을 강조한 것은 올해 공식 출범한 김정은 정권이 6·15선언과 10·4선언을 부친의 유훈으로 계승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김정은 체제도 6·15선언과 10·4선언을 남북관계 복원의 전제조건으로 명백히 한 것으로 볼 수 있다"며 "남한의 차기 정부가 남북 공동선언을 이행하겠다는 의지를 보이면 대화의 문을 열어놓고 교류하겠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