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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지사항

[담화문]존경하고 사랑하는 조합원 동지들께 설 인사 올립니다

작성일 2008.02.11 작성자 관리자 조회수 5613
존경하고 사랑하는 조합원 동지들께 설 인사 올립니다


설날을 맞이하여 고향 가는 길 재촉하고 계실 조합원 동지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오랫만에 일손을 멈추고 가족, 친지들과 함께 오붓한 시간 갖게 되어 마음 설레이기도 하지만 여전히 투쟁하고 있는 비정규노동자와 장기투쟁동지들을 생각하면서 안타까워하실 조합원들의 마음을 헤아려 봅니다. 뿐만 아니라 근래 민주노동당의 혼란 때문에 마음 아파하실 조합원들도 많으리라 생각합니다.

저 또한 가슴이 타는 듯이 아픕니다. 오로지 반성하고 또 반성합니다.

민주노동당의 기백과 당당함이 어쩌다가 패배의 고통 속에서 갈피를 못 잡는 방황의 길로 접어들게 되었는지 비통한 심정입니다.

그동안 민주노동당을 통해 노동자정치, 진보정치를 실현해야한다고 외쳤던 저의 외침이 당위에 그쳤던 것은 아닌지 반성합니다. 사랑을 하려거든 목숨을 바쳐야 한다는 진리를 실천하려고 얼마나 노력했는지 돌아봅니다. 노동자를 사회의 주인으로 우뚝 세워내기 위해 자본과 정권과의 투쟁을 조직하고 그 투쟁의 성과로 진보정치를 실현하는 것이 민주노총 위원장의 사명이라 할 때, 저는 그 사명을 수행하기 위해 얼마나 노력했는지 성찰합니다. 좀 더 넓고 크게 단결하자고 하면서도 견해가 다른 동지의 의견이나 충고를 겸허하게 받아들이지 못한 오만함은 없었는지, 편견과 미움, 비난의 말들을 거침없이 내뱉고도 늘 상 "동지애와 단결이 전부다"라고 강조했던 저의 위선과 비겁함은 없었는지 뼈를 깎는 고통으로 돌아봅니다.

저의 반성이 때늦은 반성이 아니길 빌면서 처음 노동운동을 시작했던 초심으로 다시 한 번 조합원동지들과 함께 힘을 모으고 지혜를 모아 시련의 고비를 넘고자 합니다. 민주노총은 민주노동당을 통해 노동자 정치세력화의 기틀을 다져 왔으며 적잖은 성과도 낳았습니다. 언론들은 민주노동당에 대한 섣부른 판단을 쏟아내고 있지만 민주노동당에 대한 배타적 지지를 천명한 민주노총의 방침은 확고부동합니다. 조합원 동지들께서도 민주노동당을 처음 만들었을 때의 첫 열정으로 다시 시작한다는 결심으로 신중하고 현명한 모습을 보여주시리라 믿습니다. 진보정치에 대한 민중의 열망이 뜨거운 이상 진보정치의 희망은 여전히 민주노동당과 함께 자랄 것입니다.

지난 3일 열린 민주노동당 당 대회는 진보적 가치에 바탕 해 좀 더 크게 단결하기 위한 과정이었다고 생각합니다. 당 대회는 대결의 장이 아니라 서로 소통하고 단결하여 당의 혁신을 더욱 풍부하게 추진시키기 위한 과정이었습니다. 그러나 결국 막중한 책임을 받아 안았던 비대위가 사퇴했고, 이는 분명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사태가 여기에 이른 것에는 민주노총의 책임과 몫이 있기에 저 또한 반성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러나 저는 민주노동당이 이 위기를 10만 당원의 단결과 노동자, 농민들의 지지를 통해 극복할 것을 믿습니다. 이를 위해 민주노총의 80만 조합원 역시 단결하고 또 단결해야 합니다.

정권이 들어서기 전부터 노동자들을 배제하고 있는 이명박 정부가 노동자들에겐 곧 위협입니다. 따라서 단결의 가치는 더욱 절박하고 소중합니다. 민주노동당이 담고 있는 노동자 정치세력화의 희망도 더욱 소중한 시기입니다. 따라서 저는 민주노동당에 대한 배타적 지지가 민주노총의 기본방침임을 재확인하며 민주노동당과 함께 진보정치 실현을 위해 총력을 기울일 것이며 나아가 80만 조합원의 단결을 위해 혼신의 힘을 다할 것을 다짐합니다. 겨울바람이 매섭습니다. 좀 더 옷깃을 여미고 함께 걷는 이들에게 더욱 다가서야 할 때입니다.

민주노총 지도부도 시급히 정치방침을 마련할 것입니다.

시기의 엄중함이 있기에 즐거운 설 명절을 앞두고 이러한 다짐으로 인사를 대신하는 것이 안타깝지만, 지도부의 확고한 의지가 진보를 열망하는 조합원들에게 작은 위안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우리 80만 조합원이 단결한다면 민주노동당의 위기극복은 단지 시간문제일 뿐임을 확신하기 때문입니다.

사랑하는 조합원 여러분!

모처럼 맞는 이 달콤한 휴식, 고향의 푸근함과 가족의 따스함 속에서 건강하게 보내시길 바랍니다. 그리고 다시 현장에서 단결하는 모습으로 만나고 진보정치의 변함없는 신심을 서로 확인할 수 있길 바랍니다. 건승하십시오.


2008. 2. 5.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위원장 이 석 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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