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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명·보도

[기자회견문]여성은 왜 항상 저임금인가? 우리는 10년 째 100만원만 받아도 괜찮은 노동자인가?

작성일 2015.03.05 작성자 대변인 조회수 1911

[기자회견문]

여성은 왜 항상 저임금인가? 우리는 10년 째 100만원만 받아도 괜찮은 노동자인가?

 

 

자본주의의 탐욕은 남성이 부양책임자라는 가부장적 인식을 활용해 남성 중심의 노동시장을 1차 노동시장으로 규정하였다. 여성노동시장을 남성노동시장의 보조적 위치로 전락시켜 여성노동자와 사회적 소수자에 대한 임금을 착취해오고 불평등을 조장해왔다.

 

지금 우리 여성노동자는 성별분업을 통한 직업 분리와 저임금으로 구조적인 성차별을 받고 있다. 우리에게 전가된 돌봄 노동은 생산영역이 아닌 재생산영역이라 규정받았고, 여성 중심의 서비스 산업은 동일노동 동일임금 조차 주장할 수 없을 만큼 여성의 저임금이 당연시돼왔다. 중소영세 제조업에서 벌어지고 있는 여성노동자에 대한 임금착취와 노동기본권 탄압은 지금이 어느 시대인지 의심할 정도다.

 

갖가지 억울한 감정노동과 과중한 돌봄 노동, 무시 받는 저숙련 산업은 여성에게나 적합하다는 성차별적 인식과, 여성은 한 달에 100만원 또는 그 조차도 받지 않아도 괜찮다는 사회적 인식은 바뀌어야 한다. 우리 여성노동자는 서푼 반찬값이나 벌려나온 노동자가 아니다. 우리도 노동자다. 우리는 생계 부양자다! 우리의 노동은 결코 부차적이지 않으며, 이 사회를 유지하는 당당한 생산노동이다.

 

여성의 저임금은 전 세계 여성운동이 극복해야 할 최우선의 과제다. 여성의 저임금은 차별에서 비롯되었으며, 여성의 저임금은 빈곤의 여성화를 낳고, 여성의 지위를 하락 시키는 원인이 되어 또 다른 차별을 낳는다. 우리사회의 여성노동자의 현실은 어떠한가? 여성 비정규직 57.3%, 여성 비정규직중 최저임금 미달 노동자 28%. 성별 임금격차 OECD 1위, 노령 여성빈곤율 OECD 1위, 우리사회의 여성노동자의 임금과 경제적, 사회적 지위는 가히 세계 최하위라 할 것이다.

 

107년전 3월 8일. 미국의 섬유공장 여성노동자들이 행진하며 외쳤던 요구는 지금도 우리가 행진하는 요구이다. 임금인상, 노동시간 단축, 차별 철폐. 민주노총은 차별받는 여성노동자의 임금 현실 개선을 중요한 과제로 삼아 투쟁할 것이다. 여성노동자는 최저임금이나 여성은 백만 원만 받아도 된다는 사회적 편견에 맞서 싸울 것이다. 여성의 저임금을 유지하기 위해 시행되는 여성중심의 질 낮은 비정규직 정책에 맞서 투쟁할 것을 이 자리를 통해 거듭 밝힌다.

 

여성노동자도 생계부양자다 생활임금 쟁취하자!

비정규직 철폐하고 생활임금 쟁취하자!

질 낮은 시간제 일자리 필요 없다. 양질의 일자리로 생활임금 쟁취하자!

 

2015년 3월 5일.

107주년 3.8 여성노동자의 날 기념 기자회견 참가자 일동

 

첨부자료

 

마트 여성노동자 증언

 

여성 노동의 가치마저 땅바닥으로 떨어트렸고, 그 결과 숙련노동에 대한 기본적인 인정조차 되지 않았습니다. 그 결과물의 현실은 전국 대형마트에 일하는 40만명이 넘는 여성노동자들이 1년을 일하나, 20년을 일하나 딱 100만원치에 머물러 있습니다.

이번 설 명절, 시댁에서 처음 얼굴을 보게 된 먼 친척과 식사를 하게 되었습니다. 우연한 첫 대면자리라 서로 직업에 대한 정보가 없었는데, 한 형님이 이야기 끝에 “여성들이 결혼하고 애를 키우다 이제 돈벌어야지 싶어 나가보면 할 수 있는 게 마트 정도 밖에 없을텐데, 그래봤자 100만원짜리 대우 받게 못받는데 왜 하나 몰라(차라리 그냥 집에서 살림만 하던지, 결혼 전에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지 말던지)”. 순간 매우 당황스럽고 씁쓸하면서 한편으론, 내가 마트노동자라는 걸 알게 될텐데 얼마나 미안하고 화끈거리실까 생각한 일이 있었습니다.

 

비정규직 노동자, 그 중에서도 여성들의 노동은 1년을 일하나, 10년을 일하나 늘 최저임금 수준으로 굳어져, 여성 노동의 가치 자체가 이렇게 평가 절하되고 있습니다. 이 세상 어떤 노동도 그 가치를 중요도나 순위로 매길 수 없는 것인데, 여성노동자=대형마트=저임금. 이 사회적 인식은 곧 마트 노동을 몹쓸 일자리로 만들어버렸습니다.

 

저임금도 서러운데, 노동강도는 말도 못하게 높아 근골격계 질환은 기본이며, 근무 중 인대파열, 낙상 사고 등의 위험, 감정노동 스트레스까지...이러한 실정 탓에 젊은 남성들은 입사와 퇴사가 빈번한 반면, 여성 노동자들이 묵묵히 지켜온 일터, 피땀어린 노동으로 일궈낸 일터 .그곳 대형마트는 지금껏 눈부신 성장을 이뤄왔습니다.

 

노동의 가치는 임금으로 대변되며, 세상의 어떤 노동도 ‘최저’는 없습니다. 최저와 최고의 개념이 아니라, 사회적으로 모두에게 통용되는 적정한 임금, 기본 생활을 누릴 수 있는 임금. 이제는 그것으로 노동의 가치가 변해야 하며 생활임금 보장을 제도적으로 강제해야 합니다.

 

여성노동자=최저임금노동자가 당연시되는 사회에서, 비정규직을 다수로 양산하는 사회 구조에서, 최저임금 노동자는 더욱 확산될 것입니다. 생활임금을 보장하는 것에서부터 노동이 존중받는 사회의 시작을 만들어가고, 더욱 내일이 풍요로운 사회가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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