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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옥에서 온 편지-배태선]이곳이 또 하나의 전선임을 잊지 않겠습니다

작성일 2016.07.22 작성자 관리자 조회수 3838

이곳이 또 하나의 전선임을 잊지 않겠습니다

 

동지들 반갑습니다. 배태선입니다.

1심 재판이 끝났습니다. 많은 동지들이 위원장의 판결에 분노하고 계실 겁니다. 제 결과에 대해서도 염려하시리라 생각됩니다. 너무 걱정하지 마십시오. 제 선고공판이 열리던 그 법정에서 가장 긴장하고 초라했던 건 재판부였습니다. 판결문을 낭독하던 재판장을 향해 "이게 공소장이지 어떻게 판결문이야!"라며 고함이 터져 나왔지만 그들은 한마디 대꾸도 못하고 서둘러 퇴정했습니다.

저들은 사법부를 통해 중형을 선고함으로써 우리의 저항을 억누르려 하지만 오히려 그만큼 지탱할 힘이 없는 허약한 정권임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정권은 위원장에게 5년을, 저에게 3년을 선고했지만 결코 우리를 가둘 수 없습니다.

우리는 저들의 의도대로 무기력하게 갇히지 않을 것입니다.

동지들이 밖에서 현장을 조직하고 투쟁을 벌여나가는 것처럼 우리는 다만 여기서 싸우는 것뿐입니다. 이곳은 여전히 또 하나의 전선임을 잊지 않겠습니다.

 

오늘 현대중공업노조와 금속노조 현대차지부의 공동파업, 구조조정에 맞선 조선업노조들의 연대투쟁 소식을 티비로 봤습니다. 저절로 벌떡 일어나 주먹을 쥐었습니다. ㅎㅎ 이게 동지들이 불러주는 최고의 '구속동지 구출가'로 들렸습니다.

며칠 전 경향신문에 실린 현대중공업노조의 대국민광고는 뭉클 했습니다. 우리가 왜 싸우는지, 구조조정이 왜 재벌의 배만 불리는 것인지를 설득력 있게 전달했습니다.

그 안에 담긴 절박함과 투쟁의 정당성이 주는 확신을 저는 보았습니다.

승리를 기원합니다.

 

정권은 지금 공안탄압 외에는 기댈 곳이 없을 만큼 총체적 위기에 내몰린 것으로 보입니다. 정권이 건드린 모든 곳에서 모든 문제가 종기 터지듯 곪아터지고 있습니다.

'이러다 속절없이 무너져 내릴 수 있겠구나' 싶을 만큼 저들은 위태롭게 버티고 있습니다. 지금이야말로 우리가 자신감을 갖고 싸워야할 때라고 생각합니다.

민주노조는, 민주노총은 지금 정권의 무능과 부패에 맞서 전면전을 벌여야 하는 게 아닐까 싶습니다.

무너진 민주주의와 민생파탄의 책임을 물어야 할 때입니다.

한반도의 평화를 위협하고 군사적 긴장을 고조시키는 박근혜정권의 퇴진을 요구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더 많은 투쟁이 필요한 게 아니라 이미 계획하고 결의한 투쟁을 착실하게, 그리고 집중적으로 벌여나가야 할 때입니다.

정세를 뒤엎을 힘은 우리가 때를 놓치지 않고 얼마나 집중해서 싸울 수 있는가에 달려 있을 겁니다. 대중적 분노는 쌓일 만큼 쌓였습니다.

투쟁도 한순간에 위력을 발휘하는 것이 아니라 지치지 않고, 자신감을 갖고 해내는 만큼 위력적으로 변해가겠지요. 동지들의 건투를 응원합니다.

 

잇따른 중형선고에 동지들의 걱정이 클 듯해서 소식 전합니다. 걱정하지 마십시오. 고맙습니다. 힘냅시다. 투쟁!

 

2016.7.20. 배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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