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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자료] 양대노총, 일본에 '강제징용 조선인 노동자상' 세운다

작성일 2016.08.23 작성자 관리자 조회수 927

[보도자료]

양대노총, 일본에 ‘강제징용 조선인노동자像’ 세운다

8월 24일, 일제시대 강제노역 현장인 단바망간기념관에 건립 및 제막식 개최

민주노총과 한국노총은 8월 24일 일본 단바망간기념관에서 ‘일제 강제징용 조선인노동자像 건립 및 제막식’을 개최했다. 이에 앞선 이날 오전에는 8월 24일 일본 마이즈루에서 ‘우키시마號 침몰 희생자 합동추모행사’에 참여했다.

양대노총의 일제 강제징용 조선인 노동자상 건립 추진은 2014년 ‘우키시마호 침몰 희생자 합동추모제’ 참석이 시발점이 됐다. 우키시마호 합동추모제는 1945년 8월 24일, 강제징용되었다가 귀국하던 수천명의 조선인을 태운 우키시마호가 이유를 알 수 없는 폭발로 침몰, 500여명을 제외한 전체 인원이 사망한 사건을 기리는 행사로, 우키시마호가 침몰된 바다 앞 마이즈루 주민들이 ‘순난자 추모비’를 건립하면서 시작되었고, 매년 8월 24일 일본 마이즈루에서 교토부 및 교토시, 마이즈루 현지 추모사업회, 재일동포들이 참가한다.

양대노총은 2년째 우키시마호 합동추모제에 참여하면서 일제 강제징용 조선인들이 어떻게 희생되었고, 살아남은 노동자들은 왜 돌아올 수 없었는지, 또한 그 후손들은 어떻게 살고 있는지 등의 문제에 대해 더 많이 알릴 필요성을 느끼게 되었고, 그 일환으로 ‘일제 강제징용 조선인노동자像’ 건립 사업을 시작하게 됐다.

양대노총은 조합원 모금을 통해 약 1억3천400만원의 건립 기금을 마련하고, 이후 ‘소녀상’을 만든 작가들과 협의하여 노동자像을 제작, 마침내 우키시마號가 폭침되어 수많은 조선인노동자가 희생된 8월 24일, 양대노총은 한일 양국을 통틀어 유일하게 일제의 조선인에 대한 강제동원, 강제노동을 기록하고 있는 단바망간기념관에 노동자像을 건립하게 됐다.

향후 양대노총은 내년 3.1절 즈음에 서울에 두 번째 노동자像을 건립할 계획이다.

양대노총은 “이번 강제징용 노동자상 건립은 ‘당시 조선이 식민지였기 때문에 조선인노동자에 대한 징용은 합법적이었다’고 주장하는 일본 정부를 향해, 양대노총이 과거사문제를 우리 노동자의 문제로 직시하고, 이의 해결을 위해 앞장서겠다는 의미”라고 밝혔다.

이어 “향후 양대노총은 우리의 역사책에조차 제대로 나와있지 않은 수백만명에 이르는 강제징용의 비극적 역사를 우리 조합원과 국민들에게 알려내고, 이를 통해 우리의 과제를 함께 모색하기 위한 여러 사업을 전개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첨부: 제막식 인사말 (민주노총 최종진 직무대행, 한국노총 김동만 위원장, )

: 각종 자료 (마이즈루 추모제, 단바망간기념관)


2016년 8월 24일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민주노총 제막식 인사말]


역사와 사회를 떠나서, 한 개인으로 잘 살 수 있는 노동자의 삶이란 없다는 것을 이 자리에서 다시 한 번 뼈저리게 느끼게 됩니다. 나라를 잃은 민중의 삶이란, 이 단바지역 광산에 깃든 흔적만큼 참혹합니다.

얼마나 많은 조선인들이 끌려 왔는지, 얼마나 참혹한 노역의 삶을 살았는지, 얼마나 많은 이들이 죽었는지, 우리는 아직도 그 진실을 다 알지 못하고 있습니다.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가 없다.’는 이 한 마디가 이렇게 가슴에 사무칠 수 없습니다.

우리는 왜 이 참혹한 역사의 진실을 아직도 다 밝히지 못하고 있는 것입니까? 역사의 진실을 밝히기는커녕 오히려 지난해 12월에는 치욕의 역사를 헐값으로 팔아 버렸습니다. 아픈 역사의 기억으로 평생을 고통과 치욕으로 살아 왔을 희생자들을 위해서 우리는 제대로 된 사죄와 보상을 받아내지를 못했습니다. 그 희생자들에게 조국해방은 도대체 무슨 의미로 남아 있는 것입니까? 그리고 우리에겐 또 어떤 의미가 되고 있습니까?

이렇게 애통할 수가 없습니다. 꿈에 그리던 조국해방은 민족분단이라는 또 다른 고통의 역사를 만들어 버렸습니다. 민족 분단의 비극은 친일역사의 잔재들에게 면죄부를 주었으며 친일잔재 세력은 아직도 한국사회에서 권력을 잡고 있습니다. 그들이 오늘날 또다시 노동자 민중들을 탄압하고 있으며 고통의 삶을 전가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지금 단바지역 광산의 노동자 상 모습에서 오늘날 노동자들의 고통스런 모습이 겹쳐 보여질 수 밖에 없는 이유는 이 때문일 것입니다.

오늘 이 자리를 함께 하고 있는 노동 동지들, 우리가 먼저 결의합시다.

이 아픈 역사의 진실을 반드시 규명하고 그 책임자들을 처벌하겠다는 너무 늦은 결의를 지금이라도 우리 가슴 속 깊이에 새겨 넣읍시다.

오늘날 한반도를 둘러싼 동북아의 정세는, 과거의 역사가 결코 과거가 아닌 가까운 미래가 될 수도 있음을 예고하고 있습니다. 자신의 안위만 생각했던 조선의 지배자들이 나라를 팔고 백성을 죽음으로 내몰았듯이 오늘날 우리 사회의 위정자들은 한미일 군사동맹이라는 이름으로 분단을 고착화하고 동북아의 평화를 심각하게 위협하고 있습니다.

조국의 분단으로 고향 땅으로 되돌아 올 수 없었던 동포들은 이 이국 땅에서 대를 이어 차별받고 고통 받고 있습니다. 두 개의 조국을 안타까워하고 있습니다.

오늘 우리가 이 자리에 모인 것은 단지 과거를 기억하기 위해서가 아님을 잊지 맙시다.

오늘 우리는 이런 비극을 다시는 반복하지 않겠다는 굳은 결의로 강제징용 노동자 상을 이 땅에 세웁니다. 강제징용 노동자 상은 과거를 기억하기 위함이 아닌 미래를 위한 우리의 뜨거운 결의의 상징임을 잊지 말고 노동자 민중들의 땅, 전국 곳곳에 세워냅시다.

끝으로 단바지역에 깃든 영령들, 나 아닌 나의 아픈 역사앞에 다시 한 번 굳은 약속을 합시다.

일제 강점기 치욕스런 역사의 진실을 반드시 밝혀냅시다. 우리를 죽음으로 내몰았던 친일 잔재를 반드시 청산하고 민족분단으로 반복되고 있는 이 고통의 역사를 끝냅시다. 그리고 노동자들이 평화와 통일의 새시대를 반드시 열어냅시다.

2016년 8월24일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위원장 직무대행 최종진



[한국노총 제막식 인사말]

조국 해방 71년이 되는 오늘, 그 기나긴 시간을 돌아 우리는 <일제 강제징용 조선인노동자 상>을 건립하고자 이 곳에 왔습니다.

영문도 모른 채 그 머나먼 타국으로 끌려가, 인간으로서 상상할 수 없는 고된 노동과 학대와 굶주림 속에 희생된 수많은 조선인 노동자의 고통과 한을 위로하고 보듬고자 찾아왔습니다.

늦었지만 이제라도 우리는 그들의 억울한 희생을 잊지 않고, 우리에게 남겨진 과제를 하나씩 풀어나가고자 합니다.

1938년 일본 총독부의 국가총동원법 공표로부터 강제징용의 비극적인 역사는 시작되었습니다.

강제 징용된 조선인 노동자들은 오로지 일본의 전쟁 수행을 위해, 이 곳 단바에서부터 홋카이도까지 가장 위험하고 열악한 환경 속에서 노역을 하다 희생되었습니다. 오늘 일본이 유네스코에 등재한 하시마섬 지하 갱도에는, 70년 전 조선인노동자들이 새겨놓은 ‘배가 고프다’ ‘어머니, 보고싶어요’라는 글귀가 아직도 선명하게 남아있습니다. 임금은커녕 세끼 식사조차도 보장받지 못한 그들은, 불과 직경 1미터에 달하는 좁디좁은 갱도를 넘어 뜨거운 열기와 탄가루를 맨 몸으로 받아안으며 일했습니다. 그 생지옥과도 같은 노역장에서 희생된 수십만의 조선인 노동자들의 유골은 이미 폐쇄된 광산 주변에 지금도 수습되지 못한 채 널려 있습니다.

이 비극적인 역사는, 현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 노동자에게 중요한 과제를 남겨놓았습니다.

그 중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우리가 이 참혹한 역사를 똑바로 보고 기억하는 것입니다.

식민과 전쟁을 거친 우리는 그동안 오로지 ‘건설’과 ‘부흥’이라는 가치만을 위해 달려왔습니다. 그러나 우리가 앞만 보고 달려가는 동안, 그 비탈진 그늘 아래에는 아직도 고국에 돌아오지 못한 채 타국의 산천에 흩뿌려져 잊혀진 이들이 있다는 것을 기억해야 합니다. 조국이 식민지가 되었기 때문에, 지옥과도 같은 노역에 시달리다 희생된 수십만명의 우리 할아버지, 할머니를 잊지 말아야 합니다.

이를 위해 우리는 강제 징용에 대한 일본의 공식적 인정과 사과, 피해자에 대한 배상과 보상을 반드시 받아내야 합니다. 오늘 일본은 당시 조선이 일본의 식민지였기 때문에, 강제징용 역시 합법적인 절차에 의해 이루어졌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릴 수 없습니다. 오늘 <일제 강제징용 조선인노동자상> 건립을 계기로, 우리 노동자로부터 이 비극적인 역사를 적극적으로 알려나가야 합니다. 나아가 일본 정부로부터의 사과와 배상을 받아내기 위한 여러 실천과 투쟁을 벌여나가야 할 것입니다.

지난 시기 모든 비극은 나라를 잃었기 때문이요, 주권을 빼앗겼기 때문입니다.

일본의 식민지로써 일본의 전쟁 승리를 위해 끌려와 희생된 조선인 노동자의 삶은, 나라를 잃고 주권을 빼앗긴 노동자의 운명을 말해주고 있습니다. 민족의 자주야말로, 그 누구도 아닌 우리 노동자로부터 지켜나가야 할 가장 중요한 가치임을 교훈으로 남기고 있습니다.

대외정세는 나날이 복잡해져 가고 있습니다. 군사적 이익을 추구하는 강대국들의 힘겨루기 사이에, 한반도의 긴장 관계는 더욱 높아지고 있습니다. 신자유주의로 무장한 강대국의 경제적 공격에 우리 노동자의 삶은 더욱 척박해지고 있습니다. 결국 100년 전이나, 오늘이나, 민족의 자주권 문제는 가장 중요한 문제로 나서고 있습니다.

민족자주권을 수호하고 평화와 통일로 나아가는 노동자, 이것이 또한 시대가 요청하는 우리의 역할임을 결코 잊지 말아야할 것입니다.

끝으로 오늘 이 자리에 함께 해주신 모든 분께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특히 온갖 민족적 차별에도 불구하고, 우리의 언어, 우리의 문화를 지켜나가고자 노력하시는 모든 동포들께 진심어린 감사와 연대의 인사를 드립니다.

아직 해결되지 못한 과거사를 청산하는 주체는 바로 남, 북, 해외 모든 동포입니다. 민족의 자주와 평화, 통일을 이루어나가는 주체 역시 남, 북, 해외 모든 동포입니다.

어려울수록 연대하고, 힘들수록 서로 일으켜주며, 함께 나아갑시다. 하나의 역사를 가진 우리가 힘을 합쳐, 다시금 하나의 조국을 만들어갑시다.

어제도 오늘도 내일도, 우리는 하나입니다.

2016년 8월 24일

한국노동조합총연맹 위원장 김동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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