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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명·보도

[성명] 홍콩에서 노조 할 자유 실종을 개탄한다.

작성일 2021.09.24 작성자 대변인실 조회수 1585

[성명] 홍콩에서 노조 할 자유 실종을 개탄한다.

 

[홍콩 정부는 국가보안법을 앞세운 노조 탄압을 중단하고 구속된 노조 간부들을 즉각 석방하라!]

 

홍콩의 자주적이고 민주적인 노동조합 운동의 역사가 30년에서 멈추게 되었다. 홍콩노총(香港職工會聯盟) 집행위원회는 지난 919일 기자회견에서 오는 103일 총회를 소집하고 해산안을 제출할 계획라고 밝혔다.

 

홍콩노총은 캐롤 응 전 위원장이 2020년 입법회 선거를 앞두고 범민주파 후보의 당선가능성을 높이기 위한 내부경선에 참여했다는 이유로 국가전복 공모죄라는 혐의로 구속된 후에도, 리첵얀 사무총장이 2019년 송환법 반대투쟁 당시 홍콩노총이 수행한 역할을 이유로 미허가 집회 주최 및 참여 선동혐의로 징역 18개월을 선고받고 복역중인 상황에서도 활동을 굳건히 유지해 왔다. 그러나 홍콩노총에 대한 정부당국의 탄압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리첵얀 사무총장에게는 1990년부터 해마다 개최해 온 천안문 시위 유혈진압 희생자 추모행사를 2020년에도 개최했다는 이유로 국가전복혐의를 추가했다. 그러더니 관영언론을 앞세워 국제노총(ITUC) 가맹 활동을 문제 삼아 홍콩노총을 외세의 대리인으로 몰아붙였다. 구속된 간부들에게 또 다른 혐의가 추가될 수 있다는 신호다. 주요 간부들의 신변 안전이 심각하게 위협받는 상황에서 홍콩노총은 해산 절차 개시 외에는 다른 선택지가 없었다고 판단하게 되었다.

 

홍콩노총의 결정은 202071일 도입된 홍콩 국가보안법을 이용한 노동조합 및 시민사회 탄압이 극도로 심각한 수준으로 전개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최근 몇 달 동안 홍콩의 많은 노동조합과 시민단체가 활동 종료를 강요당했다. 홍콩 교사 전체의 90%를 대표하는 <홍콩교사노조, 香港敎育專業人員協會>가 관영언론으로부터 미래 세대를 오염시키는 악성 종양으로 매도당한 후 정부당국의 심각한 탄압으로 자진 해산을 발표했고, 2019년 송환법 반대 시위 후 설립된 <홍콩언어치료사노조, 香港言語治療師工會>의 위원장을 비롯한 간부 5명은 아동 서적을 발행하여 국가전복을 선동했다는 혐의로 체포되었다. <홍콩의료기관노조 醫管局員工陣線>, <홍콩기자협회>에 대해서도 비슷한 패턴의 공세가 이어지고 있다. 아시아 각국에서의 삼성의 무노조정책과 직업병을 폭로하는 역할을 했던 아시아노동정보센터(AMRC) 역시 외세의 체제전복 자금을 홍콩으로 흘려보내는단체로 둔갑되어 공격을 받고 홍콩사무실 해산을 발표했다. 지난 6ILO 총회에서 국가보안법으로 기본법이 보장하는 결사의 자유와 파업권이 억압받는 일은 결코 없을 것이라던 중국과 홍콩 정부 대표의 발언은 완전한 거짓말이었다.

 

홍콩노총은 해산을 예고하는 기자회견에서 떨어지는 꽃이 무정하기만 한 것이 아니다. 봄이 오면 흙이 되어 더 많은 꽃의 자양분이 될 것이다(落紅不是無情物, 化作春泥更護花)”고 남겼다. 홍콩노총의 노동 상담, 법률지원, 훈련프로그램은 즉각 중단되었다. 하루 8시간 노동을 이끌어 냈던 2007년 철근공 파업, 초저임금 상태에서 9.8% 임금인상을 이끌어냈던 2013년 항만노동자 파업 등 굵직한 노동자투쟁에 대해 전 사회적 연대를 조직하던 홍콩노총의 역할도 더 이상 기대할 수 없게 되었다. 그러나 법에 보장되지 않은 단체교섭권의 실현, 최저임금 인상, 노동시간에 대한 법적 규제 도입 등 노동자들의 요구는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보통선거권 도입을 비롯한 민주적 권리의 확대에 대한 노동자들의 열망도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홍콩노총이 사라지더라도 노동자들의 투쟁은 계속될 것이다. 민주노총은 아태지역에서 노동자 국제연대를 앞장서서 실천하던 홍콩노총을 기억하며 홍콩노동자들의 투쟁에 함께할 것이다. 캐롤 응 전 위원장, 리첵얀 사무총장의 석방을 위해 연대할 것이다. 양경수 위원장 구속을 규탄하며 홍콩노총이 민주노총에 건넨 말처럼 구심을 잃은 홍콩의 노동조합들과 함께 부단히 단결하고 연대하여 무거운 짐을 함께 지고 앞으로 나아갈 것이다.

 

2021924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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