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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명·보도

[논평] 문재인 대통령 신년사에 대한 민주노총 입장

작성일 2021.01.11 작성자 대변인실 조회수 215

[논평] 문재인 대통령 신년사에 대한 민주노총 입장

 

[동력을 상실한 집권 말기에 몇 가지 지표를 근거로 제시한 장밋빛 전망. 코로나19로 드러난 우리 사회의 구조적 모순에 대한 정확한 진단 없이 제시되는 미래사회에 대한 청사진은 공허하다. 추상적인 선언에 담긴 말의 성찬이 아닌 대안과 전망이 필요하다. 그래야 국민도 미래를 꿈꿔볼 수 있을 것 아닌가?]

 

혹시나 했더니 역시나라는 말이 있다. 오늘 발표된 문재인 대통령의 신년사에 딱 들어맞는 표현이다. 오늘의 신년사를 듣고 희망을 품고 하루를 살아갈 국민이 얼마나 될지 의문이다. 진정성 있는 평가는 찾아볼 수 없다. 코로나19를 지나며 경험한 정책 부재 상황에 대해 사과와 반성이 결여됐다. 그러니 내놓은 전망에 기대와 희망이 섞이지 않는 것은 국민의 탓이 아니다. 하나하나 집어보자.

 

나름 성과를 거두었다고 볼 수 있는 방역 대책 역시 위기를 겪고 있는 부분들에 대한 경제, 재정 대책의 부족함은 물론이고 보건의료인력 확충 등 구체적 공공의료 강화대책 없이 여전히 노동자의 일방적 헌신만으로 버티고 있는 현실을 놓고 볼 때 정부가 자화자찬할 일은 아닐 것이다.

 

필수노동자 대책 역시 심화, 지속되는 코로나19 상황 속에 적절한 인력대책이 여전히 제시되지 않고 있으며 그 범위 역시 너무 편협하다. 실제로 대통령이 오늘 언급한 필수노동자의 범위에 콜센터 노동자는 포함되어 있지 않다. 또한 필수노동자들의 안전권 및 생활권, 노동권 문제가 도외시되고 있는 등의 문제는 여전하다.

 

과거의 틀을 벗어나지 못한 자본과 재벌 중심의 경제회복 구상은 안 그래도 망가질 대로 망가진 노동자, 서민 등 취약계층의 일상을 회복하지 못한다. 사람과 상생이 핵심이라는 한국형 뉴딜은 구호와 달리 재벌 중심, 기업 성장동력 중심의 경제 재구축일 뿐이라는 비판을 넘어서지 못하고 있다.

 

산업정책 전망과 결합되지 못한 성과 보여주기에 급급했던 광주형 일자리, 상생형 일자리가 지역균형 뉴딜의 핵심 요소 중 하나로 치켜세워지고 있고 규제자유특구 확대로 부족한 산업정책, 지역경제정책의 빈틈을 메울 수는 없는 노릇 아닌가?

 

청년·어르신·장애인을 비롯한 취약계층을 위해 직접 일자리 104만 개를 만들겠다고 한다. 이렇게 직업, 일자리 사업으로 만들어지는 일자리는 결국 한시적 기간제 일자리 다. 청년노동자에게 또다시 비정규 임시일자리를 제공하는 것은 결과적으로 비정규직을 양산하는 것이고 문제 해결이 아닌 노동시장 이중구조문제를 더욱 심화시킬 것이다.

 

전 지구적 위기로서 실제 우리 경제와 사회 전반에 충격을 주게 될 기후위기를 정의로운 전환 준비를 어떻게 실제로 준비하고 진행시킬 것인가? 가 아니라 대외적 실적 쌓기의 일환으로만 접근하고 있는 것도 문제다.

 

자화자찬한 사회안전망도 과감하고도 신속한 정책적 결단으로 속도감 있는 전 사회적 반영은 보이지 않고 범위와 단계에 문제점을 지적했음에도 이는 반영조차 되지 않았다.

 

또 한 가지 지적할 것은 법과 제도로 노동자, 민중의 삶이 제약되고 헌법적 권리 실현이 벽에 부딪힌 현실에 대한 몰이해이다. 그 중심에 정부와 거대여당이 있음을 모두 알고 있음에도 재벌에 대한 처벌은 요원한 공정경제3법과 헌법적 기초, 국제규범, 차별과 배제의 결정판인 노동3법을 거론하는 것은 전형적인 인지부조화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ILO 협약 비준을 핑계 대며 ILO 협약에 위배되고 현행법을 후퇴시킨 노동개악을 경제민주주의를 촉진할 개혁이라 강변하고 있는 것은 무엇이고 ILO 협약은 여전히 비준 전망과 의지가 드러나고 있지 않다.

 

한반도 평화정착을 위한 남북관계의 개선도 요원해 보인다. 아직도 한미동맹에 근거한 북의 태도변화를 촉구하는 일방주의의 과거 정책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고 자주적인 태도의 견지는 찾아볼 수 없다. 3년 전 남과 북의 합의에 기초한 이행이 관계복원의 첫걸음이고 대한민국 정부의 실천의지와 이행에 따라 남북관계가 복원될 수 있다는 북의 제안에 대한 답변으로는 너무 궁색하다.

 

애초 신년사에 담고자 했던 회복, 포용, 도약은 보이지 않는다. 새로운 것이 보이지 않는다. 기존 낡은 것의 반복이다. 이렇듯 오늘 발표된 문재인 대통령의 신년사는 코로나19 이후의 우리 사회에 대한 기대를 가져오기엔 턱없이 부족하다.

 

결국 고통에 빠진 삶과 세상의 구원은 정부의 립서비스가 아닌 스스로 주인된 자리를 개척하고 되찾고자 하는 국민 스스로임을 확인한다. 민주노총은 이렇게 코로나19 이후 한국사회의 대전환을 위해 모든 노동자, 국민의 자주적 진출에 함께 할 것이다. 헌법적 가치와 국제기준에 부합하는 노동기본권 쟁취를 통한 노동자, 민중의 권리 실현에 집중할 것이다. 자본과 재벌 중심의 성장 위주 경제, 산업정책이 아니라 모두의 가치와 이익을 실현하기 위한 사회대개혁 투쟁에 나설 것이다. 남북관계의 개선과 한반도의 평화정착을 위해 적극 나설 것이다.

 

2020111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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