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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완강한 투쟁 지속키로 한 민주노총

작성일 2000.08.18 작성자 노동과세계 조회수 2465
완강한 투쟁 지속키로 한 민주노총

"'공안'에 밀리면 하반기도 없다"

악조건 속에서도 투쟁의지 건재…"반드시 성과 내자"

민주노총이 8차 중집위를 통해 공안탄압 분쇄투쟁을 더욱 확대·강화하기로 한 것은 민주노총이 현 국면을 얼마나 심각하게 여기고 있는지 잘 보여준다. 무엇보다 이번 사태를 해결하지 않고는 절대 그냥 넘어갈 수 없다는 강력한 의지가 담겨 있다. 특히 8월16일 현재 21째 단식을 계속하고 있는 단 위원장은 건강상태가 심각히 악화되고 있으나 호텔롯데와 사회보험노조 문제가 해결되고 정부가 사과하기 전에는 절대로 단식을 풀 수 없다는 뜻을 분명히 하고 있다.

민주노총은 지난 8월15일의 전국노동자대회를 배수진으로 삼아 단위원장이 단식에 들어가는 '초강수'를 두는 등 '8월투쟁'에 승부수를 던진 바 있다. 그 배경에는 이 시점까지 현안문제를 마무리하지 않으면 하반기 투쟁에 악영향을 줄 거란 판단이 자리 잡고 있다. 그럼에도 여전히 현안문제는 해결되지 않았고, 사회보험노조의 경우 건강보험공단의 노조와해공작이 갈수록 도를 더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따라 투쟁을 계속할 것인가 아니면 성과가 없더라도 여기서 투쟁을 마무리하고 하반기투쟁을 기약할 것인가를 선택해야 하는 기로에 놓인 것이다.

실제로 이날 중집위에서는 여름휴가가 끝나면서 투쟁이 확산되는 건 사실이지만 여전히 대중동력을 집중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다는 지적과 함께 하반기투쟁 준비를 위해 국면전환을 시도하자는 의견도 나왔다. 그럼에도 민주노총은 '더욱 완강한 투쟁'을 택했다.

이렇게 된 데는 무엇보다 여기서 밀리면 하반기투쟁도 없다는 정세인식이 작용했다. 이날 중집위에서는 이번 사태의 본질이 공안탄압이라는 점을 다시 한 번 확인했다. 두 노조에 대한 강제진압은 물론 그 이후에도 지속된 폭력적 대응양상은 구조조정과 근기법개악 등을 앞두고 있는 김대중정권의 하반기 정국주도전략이라는 것이다. 호텔롯데의 교섭이 진전되는 등 분위기가 누그러지는 측면이 없지 않지만 본질적 변화는 아니라는 게 민주노총의 판단이다. 여기에 비추어 지금 한 발 물러서는 순간 힘의 균형이 깨져 속수무책으로 밀릴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오랜 투쟁이 부담이긴 하지만 현재 투쟁을 하반기투쟁으로 곧바로 연결한다는 것이 이날 결정의 핵심인 셈이다.

민주노총이 이같은 방침을 세운 데는 오랜 투쟁에도 불구하고 끄떡없는 투쟁동력도 작용했다. 사실 공권력을 투입되고 나면 오래 지나지 않아 파업대오가 무너졌던 게 저간의 실정이었다. 그러나 이번의 경우 한 달이 훨씬 지나도록 투쟁동력이 완강히 유지되고 있다. 이같은 투쟁열기는 여름휴가라는 고비와 연일 30도를 웃도는 폭염속에서도 정부와 자본의 예상을 비웃기라도 하듯 꺾일 줄 모르고 있다.

따라서 완강한 투쟁을 지속함으로써 공안탄압 분쇄투쟁의 상징적 성과인 롯데·사회보험 사태해결과 정부의 사과를 이끌어내고 이를 바탕으로 하반기투쟁으로 이어가자는 것이다.

한편 이날 중집위에서는 '공안정국'이라는 정세규정에 비해 투쟁계획이 수세적이라는 지적과 함께 밤샘농성과 단식투쟁을 단위노조에까지 확대해 현장과 결합된 투쟁으로 발전시켜내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되기도 했다. 대표자 중심의 거점농성은 자칫 현장과 분리돼 대중적 투쟁력을 한 데 모을 수 없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중집위는 오는 24∼26일로 예정된 전국단위노조대표자 수련대회에서 대중적이고 폭넓은 토론을 통해 투쟁방안을 구체화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단위노조 대표자 수련대회에서 얼마나 생산적인 토론이 이루어지고 강력한 결의를 모아내느냐가 공안탄압 분쇄투쟁은 물론 하반기투쟁의 성패까지 좌우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이황미 leehm@kctu.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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