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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과세계>운전면허 따는 김에 학원노조도 '땄다'

작성일 2000.03.02 작성자 노동과세계 조회수 5316
운전면허 따는 김에 학원노조도 '땄다'


김정근 조직국장 철저한 '직업의식' 화제




운전을 배우다 '직업의식'을 발휘해 운전학원 노조결성을 거든 활동가가 있어 화제다.


김정근(44) 민주노총 조직2국장이 가양자동차학원(서울 등촌동)에 '첫등교' 한 건 지난 1월6일. 그 후 40일만에 학원에는 노조가 떳고, 두 달만에 김국장은 운전면허를 땄다.




김국장은 그날도 늘 그렇듯 민주노총 작업복 차림이었다. 민주노총 마크를 본 담당강사 김도길씨는 "거기서 일하냐"며 관심을 나타냈다. 김씨는 이어 강사들의 낮은 임금과 힘든 노동조건을 털어놓으며 "다른 학원은 어떠냐"고 물어왔다.




다른 것도 아닌 '조직'을 맡고 있는 김국장 아닌가. 당장 노조가 있는 다른 학원의 임금·노동조건이며, 노조결성의 중요성을 풀어냈다. 김국장은 내친김에 서울학원노조 최성호 위원장과 평화학원노조 공병오 위원장을 소개해 자리를 함께 했다. '업종'이 같은지라 이들은 쉽게 뜻이 맞아 서로 노동조건을 확인한 뒤 이러저러한 의견을 나눴고, 그 자리에서 김 강사는 노조 결성을 목표로 조직사업을 하겠다는 '결의'를 밝혔다. 최 위원장 역시 가양학원에 아는 강사가 있다며 김 강사의 조직사업을 돕고 나섰다. 김국장이 자동차학원노조가 대거 가입해 있는 공공연맹을 소개했음은 물론이다.




일은 일사천리로 진행돼 2월15일 마침내 가양학원 강사 12명이 모여 노조(위원장 이정교)를 결성하고 공공연맹에 가입했다. 노조는 현재 사무실과 집기, 전임자 등을 요구하며 힘찬 투쟁을 벌이고 있다. 노조가입 직후 학원장은 학원생을 받지 않는 등 자동차학원 특유의 노조와해공작에 들어갔으나 2월28일 현재 조합원은 되레 26명(가입대상 31명)으로 늘었다.


노조결성을 결정적으로 거든 김국장도 2월29일 운전면허의 마지막 관문인 도로주행에서 당당히 합격했다. 김국장은 "쉽지 않은 일인데도 운전학원에 노조바람이 불고 있다는 것을 피부로 느꼈다"며 "주변노조 위원장들과 만나면서 스스로 나서면 가능하다는 확신을 갖게 된 것 같다"고 공을 돌렸다. 그는 또 "미조직노동자 조직사업의 측면에서 볼 때, 대개는 작은 규모인 운전학원이 단일노조로 가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노조결성을 거든 덕에 '특혜'를 누리지는 않았냐고 묻자 "민주노총 활동가로써 모범을 보여야 한다는 생각에 시간을 칼같이 지켰고, 수업에 더욱 성실히 임했다"고 말하는 김국장에게서 평소의 성실함이 묻어 나왔다.


이황미 leehm@kctu.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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