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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회견문]이천 화재참사 주범 '코리아2000' 대표 구속하고 강력한 방지대책을 마련하라

작성일 2008.01.10 작성자 대변인실 조회수 2117
※ 오늘(10일) 11시 민주노총(위원장 이석행)과 전국건설산업연맹(위원장 남궁현)은 이천 화재참사의 합동분향소가 마련된 이천시민회관을 방문해 희생자들의 넋을 위로하는 합동분향을 마치고 분향소 앞에서 참사 책임자 처벌과 유족보상 및 강력한 재발방지책 마련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진행했습니다. 이에 기자회견문과 첨부자료(참사발생의 원인 및 개선방안)를 덧붙입니다.

[기자회견문]
이천 화재참사 주범 ‘코리아2000’ 대표 구속하고 강력한 방지대책을 마련하라

우리는 새해 벽두부터 건설노동자의 목숨을 앗아간 냉동물류창고 ‘코리아2000’의 화재참사에 울분을 금할 수 없다. 현장노동자 57명 중 40명이 화재현장을 빠져나오지 못하고 숨진 채 발견되었고 병원에 옮겨진 노동자들도 생존을 장담할 수 없는 상태이다. 이들 노동자의 대부분이 인력시장에서 하루하루를 전전 긍긍하며 살아가는 건설노동자들이다.

우리는 10년 전 부산에서 이와 똑같은 사건으로 27명의 건설노동자의 목숨을 앗아갔던 일을 기억하고 있다. 1998년 10월29일 부산 서구 암남동 범창콜드프라자 신축공사 현장에서 냉동창고 내벽에 우레탄폼 발포작업 중 건물 안에 가득 차 있던 유증기에 불꽃이 튀면서 폭발과 함께 화재가 일어났다. 이 사고로 인부 27명이 숨지고 16명이 크게 다치는 대형 참사가 빚어졌던 것이다.

단열재인 우레탄폼을 냉동창고 벽면에 설치하는 발포작업 중에는 우레탄 성분이 서로 분해하며 화학작용을 일으켜 최고 200도까지 온도가 오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밀폐된 공간에서 우레탄폼 발포작업을 할 때에는 반드시 냉각 장치를 가동하거나 실내 온도를 낮추기 위해 환기를 해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하지만 10년이 지난 지금도 이와 같은 기본적인 아전조치를 하지 않아 또 다시 40명의 건설노동자가 목숨을 잃고만 것이다.

이와 같은 참사가 계속 반복되는 것은 최소한의 안전보건규칙을 지키지 않는 사업주와, 끊임없이 이어지는 불법다단계 하도급의 재하청구조 그리고 노동부의 관리감독 소홀이 건설현장에 만연하고 있는 현실과 무관하지 않다. 이로 인해 한국의 건설현장은 산업재해로 한해 600~700여명이 사망하고 1만 8천여명이 부상을 당한다. 이는 영국의 12배, 미국의 6배, 일본의 3배에 달하는 수치이다.

경찰은 하청업체의 과실 유무 확인과 함께 산업안전관리법규 위반(작업장 유해위험 예방을 위한 안전상의 조치소홀, 위험물 장소에 화기물의 사용금지 위반 등)과 고압가스안전관리법규 위반(프레온가스 시설 등의 안전관리 소홀) 등 적용법규를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비슷하게 반복되는 산재사고로 애꿎은 노동자들의 목숨이 희생되는 만큼 철저한 재발방지를 위해 관계당국은 화재현장에 대한 안전작업시설 미비점과 사업주 불법행위 등을 엄밀히 조사하고 원청업체인 ‘코리아2000’ 대표이사를 구속 처벌해야 마땅하다. 또한 사망한 외국인 이주노동자들과 건설노동자 유족들에 대한 보상에도 충실을 기해야 할 것이며, 부상자 치료 및 재활․보상대책을 마련에도 소홀함이 있어선 안 된다.

사고 현장엔 이명박 당선인도 다녀갔다. 그는 사고 현장을 보고 “이런 사고는 발생하면 안 된다”라고 언급했다. 우리는 이번 참사의 원인이 사용자의 안전소홀과 생명을 위협하는 작업환경이었음을 거듭 지적하지 않을 수 없으며, 이 당선자가 평소 주장해 온 ‘기업하기 좋은 나라’가 기업의 이윤을 위해 노동자들의 안전과 생명을 경시하는 풍토를 강화시킬 것을 새삼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일하는 노동자가 죽지 않고 다치지 않고 일할 수 있는 작업환경은 최소한의 권리이다. 이를 이명박 당선인은 가슴 깊게 새겨야 할 것이다.

우리는 희생자 분들의 영혼을 위로하며 다시는 이런 참사가 발생하지 않도록 산업재해추방투쟁을 지속적으로 펼칠 것을 분명히 밝힌다. 아울러 “기업규제완화”라는 명분으로 각종 규정을 개악하여 노동자의 안전을 소홀히 하고 있는 정부정책을 강력 규탄하며 시급한 개선을 촉구하는 바이다.

2008년 1월 10일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 전국건설산업노동조합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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