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을 위반한 집시법11조 개악안 통과 규탄한다
집회를 제한하는 집시법 11조 개악안 통과에 대한 민주노총 입장
국회가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집시법)’ 11조 개악안을 통과시켰다. 20대 국회 내내 식물국회, 일 안하는 국회, 싸움만 하는 국회라고 비판받더니 마지막 본회의에서는 ‘민주주의 역행 국회’ 라는 오명까지 뒤집어썼다. 떠나는 이의 뒷모습이 이렇게 추악할 수가 없다.
2018년 헌법재판소는 국회, 법원, 국무총리 공관 100m 이내에서 집회를 금지한 집시법 11조 1항 규정이 헌법에 어긋난다며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렸다. 민주주의 사회에서 가장 기본적 전제인 집회의 자유를 쟁취하기 위한 노동시민사회단체의 투쟁으로 일궈낸 결과였다. 국회가 개악안을 통과시키기 이전인 5월20일 오늘 까지도 국회, 법원, 총리공관 100m 이내 집회 장소는 누구에게나 열린 공간으로 되어 있었다.
그러나 국회는 국민의 요구와 헌재 판결에도 불구하고 국회, 법원, 총리공관 100m 이내에서 집회를 제한하는 법률을 통과시켰다. 권력기관은 여전히 집회금지 성역의 공간으로 남게 되었으며 헌법 위에 집시법이 있다는 것, 권력기관 앞에서는 국민의 목소리를 차단시키겠다는 것을 보여줬다. 이 과정에 경찰도 한몫했다. 민갑룡 경찰청장은 집시법11조 개악안을 논의하는 자리에서 100m 규정에 대해 “창 같은 경우엔 세계기록이 98m 정도 나오고 해머는 84m 나온다” 며 해괴망측한 논리를 펼치며 집시법11조 개악안이 통과되도록 발버둥 쳤다. 인권경찰 운운하더니 여전히 국민을 통제하려 하는 본성이 드러난 것이다.
국민의 목소리를 외치는 집회를 금지하기 위한 악법이 통과되었지만 사회대개혁과 적폐청산, 민주주의를 말하고자 하는 국민의 목소리는 더 크게 외쳐질 것이다. 권력기관은 국민의 목소리를 법과 제도로 막거나 제한하는 것이 아니라 소중히 귀담아 들어야 하는 것임을 똑똑히 알아야 할 것이다.
민주노총은 20대 국회가 통과시킨 집시법 11조 개정안이 명백한 개악이고 헌법 위반임을 확인하며 시민사회단체와 연대해 국회, 법원, 국무총리 공관 등에서의 집회금지 공간을 없애기 위한 투쟁을 적극 펼칠 것이다.
2020년 5월 21일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