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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명·보도

[성명]박정희 기념관 세우지 말아야

작성일 2000.11.09 작성자 교육선전실 조회수 2527
박정희 기념관 세우지 말아야

1. 정부는 참된 역사인식에 재를 뿌리고 훗날 천덕꾸러기가 될 게 뻔한 박정희 기념관 따위를 세우려는 계획을 당장 거둬들여야 한다.

김대중 정부가 박정희 기념관을 지으려는 속뜻은 역사의 인물을 기리려는 데 있는 게 아니라, 재집권 전략 궁리 끝에 나온 책략의 성격이 짙다. 이는 박정희라는 인물이 참된 역사 인물인가 아닌가 보다 오늘 김대중 정권에게 유리한가 불리한가를 기준으로 역사를 제물 삼는 유치하기 짝이 없는 천박한 역사인식이다.

그렇기 때문에 박정희가 독립군을 때려잡는 일본군 장교에서 시작해 '좌익을 팔아먹은 좌익'이었다는 설까지 겹친 군인 시절을 거쳐, 4.19 민주혁명을 군사 쿠테타로 뒤집고 고문과 학살로 얼룩진 유신장기독재를 저지른 범죄자라는 준엄한 역사의 평가에는 귀를 막고 막무가내로 밀고 가려는 것이다.

하지만 이는 현실의 이해타산을 기준으로 역사를 요리하려는 참으로 위험천만한 발상으로 후손 대대로 톡톡히 대가를 치르게 될 행동이다.

2. 또 다시 실업대란의 광풍이 부는 거리에 사회 안전망 조차 없는 이 나라에서 실업자 신세가 돼 떠돌아야 하는 노동자들 귀에 200억이나 돈을 퍼부어 독재자 박정희 기념관을 세우겠다는 정부 방침은 어떤 식으로 들릴까.

김대중 정권은 왜 실업예산이나 사회보장 예산은 눈에 불을 켜고 깎으면서 이런 엉뚱한 일에 국민의 피땀을 쓰려 하나. 따지고 보면 박정희 정권은 한국경제를 구렁텅이로 몰아넣은 재벌경제과 종속경제를 키운 장본인인데, 오늘 이 땅 노동자와 서민들이 그 피해를 이토록 엄청난 고통으로 감수하고 있는데 막대한 예산까지 쏟아 부어 박정희를 기념해야 한단 말인가.

3. 며칠 전 뜻 있는 사람들이 박정희 동상 목에 밧줄을 걸어 쓰러뜨린 데 이어, 오늘은 독립유공자들이 국가훈장을 반납하고, 독립군 사냥꾼인 일본군 장교 박정희 기념관을 지으려거든 독립유공자 목을 먼저 치라고 울부짖고 나섰다.

또 수많은 시민사회단체들이 앞다퉈 기념관 건립을 반대하고 있다. 그런데도 정부는 역사와 여론을 거스르며 동상을 철거한 양심 있는 인사들을 강도상해라는 말도 안 되는 죄목을 뒤집어 씌워 셋씩이나 구속하고 기념관을 지으려 하고 있다.

전태일 관련 조형물을 청계천 평화시장에 세우자니 현대사 인물 평가가 끝나지 않았다며 냉정하게 내치던 서울시가 똑같은 현대사 인물이자 역사의 죄인 취급하는 국민 여론이 들끓는 데도 박정희 기념관 세우는데 맞장구 치는 것도 한심하기 짝이 없다.

박정희 기념관 짓지 말라. 정권연장에는 혹시 조금 도움이 될 지 몰라도 국민과 역사에 대한 크나 큰 범죄로 남을 것이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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