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E Login

가맹산하조직별로 발급한 아이디로만 접속 가능하며, 개인 아이디는 사용 불가합니다.

search

성명·보도

[성명]근로복지공단은 삼미특수강 노동자의 산재요양신청을 승인

작성일 2000.06.20 작성자 교육선전실 조회수 2814
근로복지공단은 4년째 고용승계 투쟁을 벌이다 뇌경색으로 쓰러진 삼미특수강 노동자 양경대 씨의 산재요양신청을 승인해야 합니다

1. 지난 96년 부도난 삼미종합특수강을 포항제철이 인수하면서 부당하게 해고당한 삼미 노동자들이 벌이고 있는 4년에 걸친 고용승계 싸움은 외환위기가 노동자들에게 남긴 아픈 상처를 대표하고 있다. 더구나 삼미 노동자들의 고통은 97년 12월17일 중앙노동위원회 복직판정에 이어 지난 해 1월22일 서울 고등법원에서도 복직판결이 난 상황에서 포항제철이 부당하게 이들의 복직을 거부함에 따라 강요된 고통이기에 마땅히 포항제철과 이 사회가 책임져야 할 몫이라 하겠다.

2. 특히 우리는 지난 2월9일 고난에 찬 복직싸움 과정에서 육체의 피로에 심한 스트레스가 겹쳐 쓰러져 부산 백병원에서 뇌경색 진단을 받고 힘겹게 병마와 씨름하고 있는 양경대(59년생)에 대한 산재요양신청(2000년 6월8일 요양신청서 제출)을 승인할 것을 근로복지공단에 촉구한다.

양영대씨는 84년 8월 삼미종합특수강에 입사 기계부 공작실에서 제관용접을 해오다 97년 회사 부도 이후 부당하게 고용승계에서 제외되자 3년이 넘도록 동료 180여명과 함께 포항제철을 상대로 고용승계 싸움을 벌여왔다. 하지만 3년 동안 제대로 쉬거나 건강관리를 할 수 없는, 될 듯 될 듯 하다가 절망해온 세월을 겪으면서 살이 쑥 빠지고 지칠대로 지친 가운데 2000년 2월9일 쓰러져 부산 백병원에서 수술을 거쳤으나, 말을 하지 못하고 오른쪽 반신 마비에 뇌혈관 두 곳이 막힌 상황에서 간신히 투병생활을 이어가고 있다.

3. 양씨와 동료들이 네 해째 벌이고 있는 고용승계 싸움은 그 자체가 신자유주의 구조조정 정책의 발가벗은 자화상이자, IMF사태에 가위눌린 노동자들의 눈물어린 기록이다. 열 차례가 넘는 서울 상경투쟁, 집단 장기기증, 44명의 20일에 걸친 아사 단식투쟁, 넉 달에 걸친 서울역 노숙투쟁, 20만 명의 고용승계 촉구 서명참여… 촌에서 서울로 올라와 포철 본사인 포스코, 국회, 여야 세 당사, 노동부, 당시 포철 김만제 회장 집, 현 유상무 회장 집, 심지어 왜곡보도를 내보낸 언론사 앞까지 가보지 않은 곳이 없다. 이 과정에서 구속, 구류, 벌금 등 182명 가운데 모두 34명이 사법처리의 아픔을 겪어야 했다.

4. 하지만 가장 큰 고통은 짧지 않은 세월로 가정이 흔들리고 노숙에 가까운 생활로 건강이 파괴되는 일입니다. 182명 가운데 삼미에서 20∼30년씩 일한 사람이 절반이 넘고 이들 나이는 40이 다 넘어 아이들이 모두 중고등학교나 대학을 다니고 있다. 가출하는 아이들, 이혼, 생계곤란… 결국 복직판결을 받은 182명 가운데 한 사람인 이 광수 씨가 지난 해 6월5일 부당해고에 따른 가정파탄을 비관해 목을 메 자살했고, 대다수 노동자들이 온갖 병마에 시달리고 있다. 원직녹생병원과 노동환경건강연구소가 이들을 상대로 건강검진한 결과 검진자 115명 중 정상 소견자는 단 24명(19%)이었고, 91명(81%)이 위장·간장·근골격계·호흡기·비뇨기·순환기 계통의 질환을 앓는 병자인 것으로 드러났다.

5. 한국경제가 외환위기를 벗어났다고 한다. 이 과정에서 너무나 많은 국민들이 아픔을 겪어야 했으며, 그 가운데 많은 사람은 아직도 고통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삼미 노동자들이 바로 그들이다. 이제 한국사회 전체의 이름으로 삼미 노동자들에게 손을 내밀어 따스하게 위로하고 본래의 인생으로 돌아가도록 해야 한다. 근로복지공단은 하루빨리 양영대 씨의 산재요양신청을 승인하고 대법원은 조속히 삼미 노동자들의 부당해고 사건에 대한 판결을 내려 이들이 가정과 일터로 돌아갈 수 있는 문을 열어야 한다.<끝>

수정    삭제          목록
CLOS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