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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명·보도

성명서> 민중대회시위 대책은 '최루탄' 아닌 '농민분노 바로

작성일 1999.12.13 작성자 교육선전실 조회수 7845
< 성명서 >




민중대회시위 대책은 '최루탄' 아닌 '농민분노 바로알기'




민중대회 시위 넷 구속·'최루탄 쏴라' 선동하는 언론 … 망한 정권 말기증세와 비슷




1. 정부는 지난 10일 제2차 민중대회 행진과정에서 발생한 시위와 관련 여섯명을 구속하고 앞으로 노동계등의 집회시위에 강경대응하겠다고 밝혔다.




MBC를 비롯한 언론은 사흘째(시간이 흐를수록 시위대의 폭력을 중심으로) 당시 시위장면을 내보내며 '최루탄을 쏘지 않는 시위대처 방식에 문제가 있다'고 분위기를 몰아가고 있다.




민중대회 51개 주최 단체의 하나인 민주노총은 이미 주최측이 계획하지 않은 폭력시위가 벌어진데 깊은 유감을 표했고 아울러 경찰의 과잉진압이 사태를 더 악화시켰다는 사실도 지적한 바 있다.





다시한번 이 점을 확인하면서 민주노총은 정부와 정치권 그리고 언론이 민중대회 시위의 본질을 보지 않고, 빗나간 쟁점에 집착하는데 크게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




3. 민중대회 시위에는 국민여론이나 정부에서 용납하기 어려운 과도한 폭력사태가 있었고 이에 대한 비난이 일리 있다 하더라도 그것은 한 부분일 뿐이다.


더 중요한 본질은 2차 민중대회 참가자의 80%에 해당하는 농민들의 분노이다. 실제로 2만명이 넘는, 대부분 나이가 들어버린 농민들은 박달나무와 대나무, 소나무를 짤라 들고 서울로 올라왔다.


'뭔가 보여줘야 언론에 조금이라도 나고 정치인들도 대책을 세울 거 아니냐'는 생각에서다.


이 소박한 생각이 일부의 지나친 행동과 경찰의 과잉대응과 맞물리면서 더 상승작용을 해 이날 사태가 생긴 것이다. 그런데 언론은 시위대가 농민인지도 모르고 노동계가 쇠파이프 들고 과격한 冬鬪를 벌였다고 선정보도를 하다가 이제는 최루탄을 안쏘는 경찰 진압방식에 초점을 맞추며 계속 빗나가고 있다.




4. 실업대란인 IMF시대 도시인의 고통을 상징하듯 농가부채는 폐허가 된 농촌의 상징이다.


UR파고에 연이어 불어닥친 IMF사태… 농촌에 아이들 울음소리 그친 지 오래고 젋은 이들 다 떠나고… 해마다 되풀이되는 자연재해로 생존권 자체가 벼랑으로 몰렸다. 농가부채는 농촌폐허의 상징이다.




농사짓는 만큼 늘어나는 빚, 친척에 이웃까지 줄줄이 연대보증에 걸려 개인파산이 곧 농촌공동체 파산으로 이어지고 있다.


여기에 WTO뉴라운드 귀신이 마지막 농촌의 숨통을 조여들자 농민들은 농사짓던 낫으로 박달나무를 깎아 서울로 서울로 올라온 것이다.


농가부채를 해결하겠다던 김대중 대통령의 대선 공약은 간데 없고, 이 문제를 해결해야 할 국회는 밤낮없이 물고뜯고 놀고 먹고 있는 꼴을 도저히 못견디고…. 당신이라면 이 상황에서 박달나무를 들지 않겠는가.





5. 최루탄을 쏘면 달라지는 게 뭔가. 경찰부상자는 줄일 수 있을지 몰라도 시위대는 더 많은 부상을 당하고 교통혼잡은 더 심해진다.


진압방식을 바꾼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 문제는 농민의 분노, 민중의 분노를 바로 아는 일이다.




이승만 - 박정희 - 전두환 - 노태우 - 김영삼정권의 종말을 보라. 민중의 분노를 제대로 읽지 못하고 찍어누르다 비참하게 무너졌다.


지금 민심은 심상치 않다. 이번 시위는 이것을 정확히 반영하고 있다.


왜 이 문제를 바로 보고 대책을 세워주려 하지 않는가. 언론은 이제부터라도 농민의 고통을 사심없는 렌즈로 세상에 알려주기 바란다.


그래서 저 썩은 국회가 뭔가 하지 않으면 안되게 해주기 바란다.




정부도 역대정권이 밟았던 길을 가지 않으려면 정신 똑바로 차리고 다친 경찰과 시위대, 구속자 모두를 어루만지는 것부터 수습의 시작으로 삼아야 한다. 엉뚱한 진압방식 문제로 애꿎은 젊은 전경과 시위대 또 다치게 하지 말고 바른정치로 풀어야 한다.




<1999.12.13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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