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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명·보도

 

[논평]

KT노동자 자살, 그 생의 끝에 남긴 호소 “노동탄압 이젠 끝났으면”

 

 

KT 노동자가 15년간 계속된 사측의 “노동탄압이 이젠 끝났으면 한다”를 유서를 남기고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고인의 명복을 빌며, 안타까운 죽음이 반복되지 않도록 KT의 노무관리에 대한 관련 당국의 철저한 조사와 단호한 엄벌조치가 있어야 할 것이다.

 

KT는 그동안 소위 ‘인력퇴출프로그램’으로 무고한 노동자들을 겁박하고 부당하게 해고하는 등 노동자들을 머슴 다루듯 불법적이고 악랄한 노무관리로 세간의 의혹과 지탄의 대상이었다. 그럼에도 현실은 전혀 개선되지 않았고 압박감을 견디다 못한 노동자들이 자살하거나 돌연사로 생을 마감하는 일이 속출했다. 그야말로 살인기업이 아닐 수 없다. 노조가 있었지만 회사의 손아귀 안에 있었고, 노동부는 수수방관했다.

 

노동부(성남지청)는 지난해 KT에 대한 특별근로감독을 실시하여 부당노동행위를 확인했다. 그러나 이를 검찰에 송치하고도 그 이후 KT이석채 회장을 비롯한 혐의자 모두에 대해 ‘무혐의 의견’을 다시 검찰에 전달함으로써, 사실상 처벌하는 듯 흉내만 내고 뒤로는 눈 감아왔던 것이다. 이러는 사이 KT의 상황은 더욱 악화되고 있었다.

 

고인의 유서에는 단체교섭 결과 찬반투표에 대해 관리자들의 대놓고 이래라 저래라 강압하는 대목이 나오는가 하면, 회사가 개인의 투표행위까지 감시해 지시에 반하면 처벌할 듯 엄포를 놓았다는 호소까지 나온다. 이러한 탄압 상황에 대해선 이미 복수의 증언이 나온 상태다. KT노동자 중 일부는 2013년 임단협 결과 투표에서 노조의 어용지부장이 투표용지를 무더기로 바꿔치기 하는가 하면, 한때는 아예 회사로부터 찬성률을 얼마로 맞추라는 지시까지 내려오고 자신이 그 조작의 당사자였다는 양심고백까지 나왔다.

 

이런 식으로 2013년의 말도 안 되는 임단협안이 무려 82.1%의 찬성률을 받았다. 이 임단협안은 엄청난 순이익을 냈음에도 임금을 동결하는 것이었고, 악명 높은 ‘인력퇴출프로그램’을 아예 제도화 한 것이며, 부서장의 말 한마디로 생면부지 무연고지로 쫓겨날 수 있도록 취업규칙을 개악한 것이다. 이는 정상적인 노사관계에선 도저히 통과될 수 없는 최악의 임단협안이며, KT노조가 노조이기를 포기하고 임단협 권리를 통째로 회사에 넘겨준 결과였다.

 

이 모든 범죄적 상황의 주범은 물론 KT기업이다. 그리고 그 뒷배가 돼준 정부당국의 은밀한 결탁도 우선 비판해야 할 것이다. 그럼에도 제 역할을 못하고 스스로 노조이기를 포기한 KT노조의 존재는 매우 아프게 다가온다. 일부 민주적 노동자들이 복수노조까지 만들어 노력하고 있지만, 회사와 다수노조에 맞서기는 현재로선 역부족으로 보인다.

 

KT노조는 한 때 민주노총 소속이었으며, 탈퇴 후 어용 국민노총 주변을 배회하다. 지금은 한국노총에 들어가 있다. 민주노총 소속 당시 민주노조로 성장할 수 있도록 제대로 역할을 하지 못한 민주노총의 부족함을 되돌아보지 않을 수 없다. 때문에 누구를 탓하기도 없지 않아 겸연쩍지만, 새로 KT노조의 상급단체가 된 한국노총이 이번 죽음에 대해 올바르고 노동조합다운 대처를 해주길 기대한다.

 

KT노조는 고인의 죽음을 대해 “다른 사안도 있어서 자살한 것으로 안다.”며 여전히 문제를 회피하고 있다. 그렇다. 사람이 스스로 죽기 까지는 온갖 번뇌와 문제가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고인이 죽음 앞에서 아무런 사심 없이 마지막 생의 의지를 토해 남기고자 했던 말이 바로 ‘KT의 노동탄압’이었음을 노조라면 알아야 한다.

 

2013. 6.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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