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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합원 200만명 시대를 넘어

자유 조회 수 90 추천 수 0 2017.12.20 12:28:48

지난주 <매일노동뉴스>에서 반가운 보도를 봤다. “노조조합원 2년 연속 사상 최고치”라는 제목. 고용노동부의 2016년 노동조합 조직현황 발표를 전했다. 전교조를 법내노조로 인정한다면, 200만명 시대를 맞이할 수 있다는 예리한 분석기사였다. 애석한 부분도 있지만 오랜만에 희망을 전한 뉴스여서 반가웠다.

노조 조직률은 10.3%로 지난해보다 0.1%포인트 상승했다. 이른바 설립신고증을 받은 조직수를 말한다. 그러나 이와 같은 통계는 잘못됐다. 신고증 유무를 떠난 새로운 통계방식이 필요하다. 참고로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노조법)에서는 노동부의 설립신고증 수령을 노동조합 성립요건의 전제조건으로 두지 않는다. 신고증 수령 여부에 따라 부당노동행위 구제신청이나 일부 세제 등에서 혜택을 줄 뿐이다.

설사 법외노조로 불리더라도 헌법상 명백한 노동조합이므로 완전한 노동 3권을 누릴 수 있다는 게 다수 전문가들의 입장이다. 그러므로 법외노조 개념을 따로 만들어서는 안 된다. 위헌이기 때문이다. 행정편의상 설립신고를 마친 노동조합과 조합원수만을 통계로 처리할 수는 있겠지만 마땅히 (굳이 부른다면) 법외노조 현황도 함께 파악해야 한다. 합헌적 통계라면 이미 노동조합 조합원수는 200만명을 넘고도 남았다. 선생님들의 노동기본권 보장을 위해 그 누구보다 치열하게 싸우고 있는 전교조가 노동조합이 아니라고 누가 감히 말할 수 있나.

이런 주장에도 우리가 가진 잠재력에 비해 ‘10%, 200만’이라는 숫자는 너무 작다. 법외노조를 온전한 노동조합으로 인정하더라도 그렇다. 원인에 대한 다양한 분석이 있다. 돌이켜 보면 노동조합 스스로의 분발이 부족했던 것도 큰 부분일 게다. 하지만 상당 부분은 제대로 된 제도조차 갖지 못한 노동환경과 제도 탓이 크다.

< 매일노동뉴스>도 지적했듯이 '노조할 권리'를 100% 보장해야 한다. 우리나라는 특별히 노동자와 노동조합의 기본권을 헌법에서 정하고 있다. 인권과 노동 선진국인 독일과 프랑스에도 없는 입법방식이다. 노동조합 설립신고 제도는 우리 헌법에 전혀 어울리지 않는다. 위헌이다.

교섭창구 단일화 제도 또한 ‘노조할 권리’의 본질적 내용을 침해하고 있다. 2010년 개정된 노조법에 대해 헌법재판소가 합헌결정을 했지만 그 이유는 이제 정당성을 잃었다. “복수노조 허용으로 노동조합 설립이 증가함에 따라 그만큼 늘어날 사용자의 부담을 줄이겠다는 입법자의 의지를 존중해야 한다”는 결정 이유가 7~8년이 지난 오늘까지도 증명됐다는 소리를 들은 적이 없지 않은가.

물론 재론이 필요 없는 말이지만 조합원이 될 수 있는 자격을 확실히 넓혀야 한다. ‘노동’이 있는 곳이면 굳이 ‘고용’을 따지지 말자는 게 중론이다. 다중의 사용자를 넘어 하루가 다르게 플랫폼노동이 폭증하는 요즘, 누가 사용자인지 따지는 게 무슨 소용이란 말인가. 사족이지만 하루빨리 '고용노동부' 본래 이름도 찾아 줘야 한다. 고용과 노동이 가치와 형용에서 모순이기도 하거니와 논리적으로만 보더라도 고용이 없더라도 노동이 점점 늘어나는 현실을 반영하지 못하는 이름 아닌가.

우리나라가 처한 노동환경을 고려할 때 가장 중요한 요건은 정부 의지다. 좋은 헌법과 법률도 누가 집행하느냐에 따라서 딱 맞는 규범화된 제도일 수도 있고 그저 장식에 불과한 제도에 머물 수도 있다. 안타깝게도 지금까지 우리의 노동 3권은 후자였다. 지난겨울 우리는 헌법정신을 제대로 구현할 정부를 세워야 한다고 외쳤다. 그런데 자꾸만 회의가 든다는 목소리가, 노동자들 사이에서 커지고 있다.

과연 노동자와 노동조합을 신뢰하는 것일까. 노동정책을 집행하지만 정작 노동조합은 없다. 최근 뉴스에서 “정부와 청와대는 연장·휴일 중복할증은 하지 않기로 합의했다”는 보도가 있었지만, 노동자들의 의견을 물었다는 얘기는 없다. 현재 노동조합의 능력과 진심을 의심하는 것일까. 그렇다면 적어도 그 외 나머지 노동자들의 조직화에 적극적이어야 하는데 그렇지도 않다. 앞서도 예를 들었지만 실제 가장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는 노동조합-특고노동자·공무원노동자·전교조-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 미조직 노동자들을 위한 제도개선 또한 준비된 게 없다. 이러고서 어찌 노동과 노동조합을 존중한다고 할 수 있는가.

내년 이맘때에는 "조직률이 15%로 상승했다"와 더불어 "노동조합과 함께 정책을 추진한다"는 뉴스를 더 많이 들을 수 있었으면.

한국노총 중앙법률원 부원장(변호사) (94kimhyung@daum.net)

김형동  labortod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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