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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독 한국의 고용 한파가 길어지는 것은 장기화한 경기 침체 영향이 가장 크지만, 그에 앞서 정규직과 비정규직으로 양분된 고용구조의 양극화가 주된 원인으로 꼽힌다.
수출의 고용 효과가 예전 같지 않은 점도 우리나라의 고용여건을 구조적으로 어렵게 하는 요인 중 하나다.
전문가들은 정부 지원에도 고용 상황이 단기간 내 개선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실업 안전망 확충 등을 통해 시장의 효율을 높일 수 있는 구조조정을 병행해야 한다고 제언한다.
그간 우리나라는 경제 발전의 상당 부분을 수출에 의존해왔고, 고용 역시 예외가 아니었다.
하지만 주력 수출 품목이 노동집약 산업에서 장치 업종으로 이동, 수출의 고용 창출 효과도 급속도로 낮아지고 있다.
한국은행의 통화신용정책보고서에 따르면, 수출 10억원이 유발하는 취업자 수인 취업유발계수는 2014년 7.7명에 그쳤다. 2000년 취업유발계수가 15.0명이었던 점에 비춰보면 사실상 반 토막이 난 셈이다.


◆수출로 인한 고용창출 효과 '글쎄'
최근 수출의 취업유발계수가 둔화한 것은 반도체 등 장치산업이 수출 주력 품목으로 부상한 것과 관련이 깊다.
반도체 호조세는 일단 올해까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반도체 고용창출력이 이전 주력산업이었던 자동차, 선박 등 제조업에 크게 미치지 못한다는 점이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에 따르면 2016년 수출의 산업별 취업 유발 효과는 반도체는 11만명으로 자동차(23만명), 기타 제조업(20만명) 등의 절반 수준이었다.
수출이 늘어나도 완성품이나 중간재가 해외에서 생산되는 경우가 많아지면서 고용 효과가 더 축소됐다는 시각도 있다.
실제 국내 한 완성차업체는 중국 판매량의 대부분을 현지 공장에서 조달하고 있고, 미국 판매 물량의 경우에도 한국에서의 수출분은 절반이 되지 않는다.
최근 글로벌 경기 회복세에 힘입어 수출이 사상 최대 수준의 호황을 누리고 있지만, 고용시장이 살아나지 않는 것은 바로 이런 현실과 관련이 깊다는 것이다.

◆정규직-비정규직 고질적인 이중구조, 고용 개선 발목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고질적인 이중구조 심화도 고용 개선의 발목을 잡고 있다.
정규직 고용시장은 지나치게 경직된 반면, 비정규직은 오히려 고용 안전성이 너무 떨어져 문제라는 지적이다.
실직자들이 서둘러 영세 자영업에 뛰어들거나, 아예 취업을 포기하는 비경제활동인구로 편입되는 탓에 고용 안정성이 떨어지고 실업률이 과소 평가했다는 분석도 있다.
임시직과 자영업자의 증감 추이를 보면 일자리를 잃은 임시직이 일부 영세 자영업자로 흘러드는 현상이 관측된다. 자영업자가 줄어든 2015년 1분기부터 2016년 2분기까지 임시직은 모두 증가하는 상반된 모습을 보였다.
임시직 증가 폭이 10만명대에서 4만5000명으로 내려앉은 2016년 3분기 자영업자는 소폭 증가세로 전환했다. 이후 3분기 연속 임시직이 감소세로 전환하자 자영업자는 급속도로 증가하기 시작했다.


◆부실한 실업 안전망, 노동 개혁 지체…고용여건 개선 늦추는 요인
실직자들이 실업자로 남지 않고 서둘러 자영업에 뛰어들거나 취업을 포기하는 이유는 구직활동을 지원하는 실업급여 등 정부 지원이 선진국에 비해 상대적으로 빈약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한국의 실업급여 임금 대체율은 50.5%로, OECD 회원국 평균(63.4%)에 비해 10%포인트 이상 낮다. 평균 최대 지급 기간(7개월)도 OECD 회원국 평균(15개월)의 절반에 불과하다.
부실한 실업 안전망은 노동 개혁을 지체, 고용여건 개선을 더 늦추는 악순환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전문가들은 아직 경기 회복세가 더디고, 노동시장 구조 문제를 해결하는데도 시간이 필요한 만큼 당분간 눈에 띌만한 고용 개선은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정부는 최근 경기 회복세가 지속되며 제조업 고용 늘었지만 서비스업 부진은 여전하다고 밝혔다.
기획재정부는 "우리 경제는 세계 경제 개선, 수출 증가세 등에 힘입어 회복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서비스업 고용 부진 등 고용 상황이 미흡한 가운데 통상 현안, 자동차 파업 등 대내외 위험 요인이 상존해 있다"고 말했다.
기재부는 지난달 12일 내놓은 ‘최근 경제동향’(2018년 1월)을 통해 "최근 우리 경제는 수출 증가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생산·소비·설비투자가 반등하며 회복 흐름이 이어지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면서 이같이 분석했다.
기재부가 향후 경기 관련 가장 주목하는 지표는 고용 동향이다. 기재부는 "지난해 12월 제조업·건설업 고용이 개선됐지만, 서비스업 고용 부진으로 전월과 같은 25만3000명 증가했다"며 "지난해 연간으로는 32만명 늘어났다"고 설명했다.
김현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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