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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평]하중근 열사 1주기를 맞이하여

작성일 2007.08.01 작성자 대변인실 조회수 1937
[논평]하중근 열사 1주기를 맞이하여

지난해 여름 포항건설노동자들의 투쟁과 함성이 전국을 뒤흔들었다. 보수언론들은 연일 건설노동자들의 포스코 본사 점거를 폭도행위로 매도하며 건설노동자의 절실한 요구를 소음으로 치부해버렸다. 자본의 대변지들이 건설노동자들을 범죄시하고 토끼몰이 하듯 ‘건설노동자 죽이기’에 혈안이던 그 때, 점거 중인 남편의 얼굴만이라도 보게해달라던 지현숙씨는 경찰의 폭력으로 태중의 소중한 생명을 빼앗겨야 했고, 경찰의 폭력진압 속에서 머리를 맞아 중태에 빠졌던 하중근 열사는 끝내 8월 1일 새벽 결국 우리의 곁을 떠났다.

어느덧 꼬박 1년이 흘러 서울도심에 물결을 이루던 자주색 노동자들의 투쟁도 그들과 함께하고자 했던 수많은 결의들도 잦아들어 열사에 대한 그리움과 미안한 마음 더욱 간절하기만 하다. 아직도 우리는 추모만으론 풀릴 길 없는 한이 가슴을 짓누르기에 투쟁이 절실하다. 죽은 자는 있지만 죽인 자는 없고 사과한마디조차 받아내지 못했기에 눈을 감지 못하는 열사와 함께 우리는 투쟁해야 한다.

우리는 많은 패배를 겪어 왔다. 그러나 오늘 다시 투쟁에 나설 수 있는 것은 패배했지만 결코 희망은 꺾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작년 여름 포스코의 건설비정규직 노동자들이 그랬듯이 올 여름에는 마치 그들의 아내이자 동생들과도 같은 이랜드여성노동자들의 투쟁이 전국을 달구고 있다. 우리가 차마 이루지 못했던 열사의 염원과 비정규직 노동자의 인간다운 소망을 그들이 다시금 확인시켜주고 있기에 자랑스럽고 감사할 따름이다.

이랜드여성노동자들의 소박한 희망이 거대한 연대투쟁으로 승리할 때, 우리는 조금이나마 부끄럽지 않게 열사의 영전 앞에 설 수 있을 것이다. 우리는 그렇게 투쟁으로 하중근 열사를 추모하고 계승해야 한다. 그렇기에 오늘 열사의 1주기는 투쟁과 연대의 결의를 다짐하는 날이기도 하다. 우리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오늘도 자본과 정부에 맞서 싸우고 있다. 이 싸움에서 승리하는 날 우리는 하중근 열사를 선배열사들의 곁으로 모실 것이다. 우리는 반드시 죽인 자들의 사죄를 받아내고 책임자에겐 엄중한 대가를 치르게 할 것이다. 하중근 열사의 1주기를 맞아 열사의 명복을 기원하며 이 땅 879만 비정규직노동자들과 함께 열사의 염원에 따라 투쟁할 것을 약속하고자 한다.

2007.8.1.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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