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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명·보도

담이 높아 강도질이 힘드니 담을 허물자’는 노동부장관의 말

작성일 2011.04.08 작성자 대변인 조회수 3545

[논평]

‘담이 높아 강도질이 힘드니 담을 허물자’는 노동부장관의 말 

 

오늘 박재완 노동부 장관이 공식적인 회의에서 한 말이라고 믿기 어려울 정도로 가관인 발언을 쏟아냈다. 최저임금위원회 전원회의에서 한 그의 발언은 사실상 평할 가치도 없지만, 그럼에도 그가 막중한 자리에 있는 불행한 현실을 외면할 수 없는바 최대한 자제한 논평을 낸다. 

정부를 대표해 내년도 최저임금을 결정할 회의에 참석했으면, 정부답게 불편부당한 최저임금 결정을 당부하면 그만이지 난데없이 “떼쓰는 노동운동” 따위를 언급한 것 자체가 문제다. 노동자들의 권익에 앞장서야 할 노동부 수장이 얼마나 노동운동을 눈엣 가시로 여겼으면 어울리지도 않는 자리에서 가당치도 않는 말을 한단 말인가. “법은 공동체를 위한 최소한의 약속이다”라며 법치를 강조하려면 최저임금조차 지키지 않는 사용자들을 탓해도 모라랄 판에, 정부가 외면한 생존권을 지키기 위해 스스로 나선 노동자들을 매도하는 것은 그 무슨 폭력적 언사인가. 

21세기를 말하려거든 노사관계를 지배하고 있는 전근대적인 사용자들의 노무관리부터 바로잡아야 할 것이고, OECD의 21개 회원국 가운데 17위 수준인 한국의 최저임금 수준이나 제대로 인식해야 한다. 그러진 못할망정 한국의 최저임금 수준이 OECD 6위라는 황당한 주장을 일삼는 자를 최저임금위원장으로 앉히려하니 어찌 항의하지 않는단 말인가. “최저임금은 오히려 높을수록 업체들이 지키기 힘들다”며 "현실적으로 정해야한다"고 한 박재완 장관의 말은 망발 가운데 가장 백미다. 그렇다면 박재완 장관은 최저임금 위반이 빈번한 현실에 맞춰 최저임금을 깎자는 것인가. 이는 강도가 법을 지키기 어려우니 법을 고치자는 말하고 뭐가 다른가. 담이 높아 강도질이 힘드니 담을 허물자는 말인가. 

최근 노동부가 청소노동자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서조차 임금착취 등 사용자들의 각종 위법행위가 88% 넘게 자행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러한 현실을 방치한 노동부의 행태를 반성하고, 생계유지가 가능한 최저임금의 현실화를 고민하는 것이 당연한 노동부의 책무임을 아는 노동부장관은 언제쯤 나온단 말인가.

 

2011. 4.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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