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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원장 경향신문 기고글] 노조가입률 30% 시대를 위하여

작성일 2017.06.23 작성자 교육선전실 조회수 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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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기고글] 노조가입률 30% 시대를 위하여

한상균 민주노총 위원장

 

새 시대를 갈망하는 촛불민심이 세운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지 40일이 지나고 있습니다

담장은 높지만 감옥 안에서도 정상적인 나라가 되어가는 변화를 실감하고 있습니다

제대로 된 나라를 만들라는 촛불의 명령을 문재인 정부가 거침없이 수행해가길 바랍니다

특히, 후진적 민주주의로 평가받고 있는 근본 문제인 노동 없는 민주주의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대통령의 의지가 무엇보다 중요할 것입니다.

 

노동을 적대시하는 정책이 세계 최악의 불평등 국가를 만들었습니다

노동자는 언제나 성장지상주의의 희생양이 되어야 했고, 노동조합을 불온하고 불순한 집단으로 매도했던 역사야말로 청산해야 할 적폐 중의 적폐라 할 것입니다

지금 이 시간에도 노조를 파괴하기 위한 부당노동행위와 파렴치한 탄압이 공공연하게 자행되고 있지만 정부는 눈을 감고 있고, 법은 노동자의 눈물을 닦아주지 못하고 있습니다

차선만 위반해도 처벌받는 세상에서 헌법과 노동법을 무시하고 농락하는 사용자를 뿌리 뽑지 못하면 노동 존중 사회는 불가능합니다.

 

2000만 노동자의 10% 수준인 노동조합 가입 노동자 200만명을 마치 기득권 집단으로 치부하는 것은 나머지 1800만 노동자가 무권리 상태로, 노예처럼 희망 없는 노동을 하고 있음을 말하는 것입니다

연례행사처럼 쏟아지는 국제기구들(유엔, 국제앰네스티, 경제협력개발기구, 유럽연합, 국제노동기구, 국제노총 등)노동기본권이 보장되지 않는 나라라는 보고서, 결의문, 권고안, 항의서한은 대한민국의 부끄러운 모습을 보여줍니다

정부와 자본이 한편이 되어 노동을 지배한 70년 역사를 청산하는 일은 하루아침에 가능하지도 않고, 정부의 의지만으로는 가능하지 않다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가장 시급히 해야 할 일은 노동하는 사람은 아무런 제약과 탄압, 차별 없이 누구나 본인의 의사에 따라 노조할 권리를 보장하는 것입니다

교사와 공무원의 단결권은 조건 없이 허용해야 하고, 언제 해고될지 모르는 비정규직 노동자, 무늬만 사장님인 특수고용 노동자가 노동조합에 가입해 스스로 권리를 찾도록 해야 합니다

노동3권을 제약하는 모든 악법 조항을 이번 기회에 국제적 수준으로 보장하도록 개정해야 합니다

노동조합이 없는 노동자들의 권리 보호를 위해 산별교섭을 통해 단체교섭권을 폭넓게 보장하고, 단체협약 적용을 산업과 초기업, 지역으로 확장될 수 있도록 해야 재앙적인 불평등 문제를 해결할 단초를 만들 수 있습니다.

 

나라다운 나라’ ‘노동 존중 나라의 뼈대는 무엇일까요

노조 가입률을 30%로 끌어 올리는 것만큼 확실한 길이 없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노조 가입률 30%, 노동조합 전성시대야말로 대한민국을 바꾸는 가장 강력한 힘입니다

개혁이 좌파가 되고, 노동조합 하면 빨갱이 소릴 듣는 한심한 민주주의, 노동인권 후진국이라는 오명을 벗게 될 것입니다

무노조와 노조 탄압 등 최소한의 견제도 없었던 재벌의 횡포와 착취가 더 이상 발붙이지 못하게 할 수 있습니다

불공정 하도급 근절, 골목시장 보호, 수많은 협력업체의 생존권도 함께 지켜낼 수 있을 겁니다

권리보장과 공정한 분배를 통해 비정규직·저임금 노동을 없애고, 말로만 경제민주화가 아니라 임금소득이 주도하는 선순환경제도 가능해질 것입니다

문재인 정부가 노조할 권리를 확고하게 보장하는 법과 제도를 세운다면 그것만으로도 제 역할을 다한 것으로 평가받을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대통령과 노사 대표가 국민을 심판자로 모시고 TV토론을 하자는 제안을 드립니다.

노동자 여러분, 행복을 원한다면 지금 당장 노동조합에 가입하십시오정부가 노동자의 권리를 지켜주는 것은 헌법을 지키는 일입니다인권변호사로 수많은 노동자들의 눈물을 보면서 다짐했던 노동 존중 세상을 반드시 만들겠습니다라는 대통령의 기조발언을 상상해 봅니다

이런 뉴스를 듣는 날은 감옥생활 중 최고로 기쁜 날이 될 것입니다

아이들에게 물려줄 유일한 유산인 더 나은 세상, 노동조합 전성시대를 꿈꾸는 지금 참으로 행복합니다.

(춘천교도소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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