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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명·보도

청와대, 고용노동부, 재벌 나팔수의 입맞춤은 누구를 위한 것인가

최저임금위원회 파행과 고용노동부 복지부동에 대한 민주노총 성명

 

4대강 삽질로 돈 쓸어 담고, 박근혜와 최순실 사설 금고 노릇이나 하던 재벌이 몽둥이찜질 대신 쓰다듬어 고개를 들게 되니, 죽어서 영혼 털린 좀비 같던 재벌 주구(走狗)들이 들고일어나 나발을 불고, 정부는 힘내라는 듯 열심히 추임새를 넣으며 입을 맞추고 있다.

여태 살아 있는 것도 신기한 전경련은 산하 단체를 동원해 사기 수준의 최저임금 국제비교 자료를 내 혹세무민한다는 비난을 받은 데 이어,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임금과 고용 차별도 모자라 차별 공화국 건설을 원하는 듯 최저임금 업종별 차등 적용까지 주장했다. 이에 덩달아 경총도 오늘 비교 자료를 내놨는데, 여기저기 시기도 안 맞는 자료나마 한데 모아 결과라도 창조한 전경련만도 못한, 짐작과 자의적 자료가공으로 채운 낯부끄러운 자료였다.

재벌 나팔수들이 최저임금 때문에 중소영세기업 폐업과 물가 인상, 고용 축소 등 아주 나라가 망할 것처럼 호들갑을 떨다 못해 동네 자장면 맛도 변했다는 희한한 비난으로 입에 거품을 무는 이유는 최저임금 동결을 통한 코앞의 이윤확보만 보기 때문이다. 결국 너나없이 대선 한철 팔아치울 의제로 삼았던 사회 양극화 문제는 사라지고, 중소영세 상공인 고혈을 짜던 재벌에게 이익 몰아주기로 대동단결하고 있다.

문제는 대통령과 정부 부처 태도다. 문재인 대통령은 9일 취임 2주년 대담에서 “(최저임금 1만원 인상) 공약에 얽매여서 무조건 그 속도대로 인상되어야 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부담 주는 부분들도 적지 않다고 판단한다면 최저임금위원회가 적정선으로 판단하지 않을까 기대한다고 말했다. 인상속도를 늦추겠다는 의지를 밝히며 최저임금위원회 공익위원에게 가이드라인까지 제시한 셈이다.

정부 태도가 이 모양이니 최저임금제 시행 이래 유례가 없는 일이 일어났다. 문재인 대통령 대담에 앞서 류장수 위원장을 비롯한 최저임금위원회 공익위원 8명이 집단 사퇴했다. 류 위원장은 사퇴 결심 이유로 위원회를 고의 배제한 최저임금 결정체계 개편 추진을 꼽아 일방적인 최저임금법 개정안 발의에 대한 항의임을 분명히 했다.

이들 공익위원들은 지난해 두 자릿수 인상률로 최저임금을 결정한 이후 재벌과 그들의 나팔수로부터 숱한 압력과 비난을 받았다. 민주노총은 이 압박에 정부가 주도적으로 한몫했다는 합리적 의심을 하고 있다. 공익위원들이 사퇴의사를 밝히자마자 위원회 정상화를 위한 설득보다는 새로운 공익위원 위촉 일정부터 밝힌 13일 이재갑 고용노동부 장관 발언이 이를 뒷받침한다.

이재갑 장관은 이날 기자 간담회에서 최대한 논란이 발생하지 않을 전문성이 있는 사람으로 위촉하겠다고 말했는데 제정신인가 싶을 정도다. 기존 위원회가 불합리, 불공정, 불투명 운영된 것으로 장관이 나서 발언하는데, 어느 공익위원이 모멸감을 느끼지 않겠는가. 논란은 장관이 자초하고 있는 셈이다.

게다가, 이 장관은 업종별 최저임금 영향에 대한 현장 실태파악(FGI) 결과를 토론회를 통해 공개는 등 최저임금 결정의 합리성공정성을 높이겠다고도 밝혔다. 집단 심층면접 방식(FGI) 자체는 양적 분석이 아닌 일부에 집중한 사례분석 방식이라 그 결과를 결코 일반화하면 안 됨에도, 고용노동부는 최근에도 이 같은 방식의 조사 결과를 귀에 걸면 귀걸이, 코에 걸면 코걸이 식으로 악용했다. 장관 태도가 이래서야 최저임금 심의과정에서도 재벌 눈치를 보며 이를 일반화해 최저임금 인상 억제 근거로 인용왜곡 발표할 우려가 있다.

결국, 이 모든 사태와 우려의 일차 책임은 문재인 대통령과 정부에게 있다. 최저임금 1만원과 같은, 경로가 너무도 분명한 공약 실행을 두고도 뻔히 예상되는 영향과 반발조차 대응 못한 채 눈치 보기와 말 바꾸기로 일관하니 애초에 노동존중이나 소득주도성장 등 절실한 시대적 과제를 밀어붙일 배포나 의지가 있었는가 싶다.

문재인 대통령과 정부는 양극화 사회 극복 대안 없이 재벌 총수 일가 배만 불리려 떼쓰는 극우보수세력을 부둥켜안을 생각인 듯하다. 이대로라면 2020년 적용 최저임금 심의는 새롭게 위촉하는 공익위원이 정부 지침에 따르는 거수기로 전락해 졸속 처리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최저임금 1만원 실현은 저임금 노동과 사회 양극화 문제 해결의 포석이다. 이재갑 장관은 복지부동으로 청와대 지침만 기다릴 것이 아니라 사퇴한 공익위원들에게 읍소를 해서라도 최저임금위원회를 즉각 정상화해야 한다. 그리고 최저임금 인상으로 당연히 발생할, 또는 발생한 과제는 선제적적극적인 정부정책을 동원하고 이를 확장해 풀어야 한다.

상식적인 의사는 병이 나서 약을 썼을 때 부작용이 생기면 부작용에 대한 약을 쓰지, 처방을 탓하며 약을 끊지 않는다. 사회 양극화 극복 과정에서 발생하는 사회경제적 문제를 발전과 선순환 정책으로 돌리는 것이 정부 역할이다. 대통령과 정부가 나서 최저임금 1만원 정책 자체를 문제 삼아 속도조절을 하자는 태도는 해야 할 일은 둘째 치고, 할 수 있는 일조차 포기하는 선택일 뿐이다.

 

2019513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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