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수 181

현대차 사내하청 성희롱 부당해고 피해 노동자 지원대책위의 블로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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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성장일기]여성가족부 장관의 기만, 산재 승인 이후 사측과 드디어 협상테이블을 열다!


11월 30일 수요일 농성 182일







1.

어제밤에 잠들기 전에 비가 오기 시작하길래, 조금 오다 말겠거니 했더니, 밤새 비가오고 추워졌다. 보통은 눈뜨면 바로 일어나는데 텐트로 떨어지는 비소리와 출근하는 사람들 구두발자국 소리를 들어며 평소보다 오래 누워있었다. 텐트안에 화장실이 있다면 아마 더 오래 누워있었을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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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지원대책위 회의를 하고 2일날 있는 민사재판 소송 준비를 하고, 8일로 연기된 철거단행 가처분 준비를 하고, 마지막이 경희대 학생들의 토론회에 참석했다. 이렇게 한꺼번에 여러 가지 일이 정신없이 바쁜 날이 있다. 오늘이 전세계 동시다발 1인시위 하는날이다. 브라질과 미국에서 1인시위를 했다는 소식을 들었고, 울산에서는 현장에서도 하고 정규직 상집 동지들이 울산본관앞에서 1인시위를 했더니 회사관리자들이 나와서 “아산 문제를 왜 여기서 하시내” 고 말했다는 소식을 들었다. 많은 동지들이 함께 하셨는대 막상 언니와 나는 바빠서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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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희대 학생들의 토론회는 젊고 진지한 동지들의 눈빛이 마음에 남는다. 동지들이 참 예쁘다. 부디 배움과 진리가 늘 정의와 함께해야 아름답다는 것을 잊지 않길 바란다. 지식이 저홀로 잘난것이 아니라 억압받고 소외되어 고통받는 동시대 사람들의 아픔과 함께해야 한다는것을 아는 젊은이들이 예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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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분에 혁명기도원 기도회를 함께하지 못한것은 아쉽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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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10시가 넘어서 농성장에 도착하니 기도회 끝나고 동지들이 모여 뒤풀이를 하고 있다. 낮에 여가부 건물 여자경비 화장실에서 나오는 언니를 조롱했다는 말을 들었다.

“민원인이세요? 네에, 민원인이라구요. 저는 똑똑해서 성희롱 같은 건 안당해요.”

이건 성희롱 당하고 부당해고 당한 억울한 피해자에게 사람이 할 소리가 아니다. 언니가 똑똑하지 못해서 성희롱 당했다는 말이다. 이런말은 2차가해다. 피해자에게 성희롱 당한 책임을 묻는 말이다. 여가부 장관이 현대차 편을 들며 언니를 2차가해 하니, 건물 경비까지 언니를 깜보고 지랄을 한다. 한편으론 어떻게 응징을 할까 생각하며 한편으론 우리 언니가 언제까지 혼자있을때 이런 모욕적인 말을 들어야 하는지 멀미가 난다.



산재인정이 되었는대, 아직도 갈길이 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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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1일 목요일 농성 18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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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현차지부 우환섭 조직강화 부장과 강병태 비정규부장이 와서 언니와 함께 면담을 했다. 이경훈 지부장이 집행했던 전 집행부에서 우리 투쟁관련해서 인수인계받은 것이 하나도 없어서, 투쟁 상황을 알고는 있지 공식적으로 현차지부가 상황을 파악하고 언니의 요구를 정확하게 알기위해서 왔다고 한다.



언니가 원래일하던 자리로 가서 일하고 싶고, 가해자를 보면서 일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그동안의 상황을 공유하고 새롭게 산재인정의 의미에 대한 얘기를 했다. 직장내 성희롱이 제조업에서 처음으로 산재인정을 받았다는 것에 대해 말하고, 그보다 중요한 것은 현대자동차에서 산재가 발생했을때 회사와 기본적으로 노사간에 합의해야 하는 방식대로 처리하면 좋겠다고 의견을 말했다. 공장안에서 안전사고가 발생하면 그원인분석을 하고 재발방지 대책을 노사가 합의해야 한다. 그런데 이 사건은 안전사고는 이미 수년전에 발생한 것이고 산재로 이미 인정되었기 때문에 재발방지를 노사간에 논의해야 한다. 그 재발방지의 첫 번째가 가해자를 처벌하고 피해자를 복직시키는 것이다. 그다음이 전체 비정규직 노동자들에 대한 직장내 성희롱교육을 전문강사가 와서 해야 하는 것이고, 성희롱 실태조사를 하는 것이다. 집단적으로 근골격계실태 조사를 하고 집단적으로 산재신청을 하고 투쟁했듯이, 집단적으로 성희롱 실태조사를 하고 집단적으로 병원치료를 받고 집단적으로 산재신청을 하면 되는 것이다. 이 사업은 금속노조 차원에서 해도 좋다고 생각한다.



노사간의 교섭을 하고 특히 산업재해에 대응하는 것이야 정규직 동지들이 선수이기 때문에 무슨 의미인지 알고 쉽게 동의해 준다. 얘기하다 보니 문득, 금속노조가 내년 사업으로 직장내 성희롱 사례를 접수받고 집단산재승인 투쟁을 해봐도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또한 이 사업을 한다면 그 자체로 성희롱 예방에 큰 기여를 하게 될 것이다. 내가 장담을 하는대 엄청 많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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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이번주가 성폭력 추방주간이라고 한다. 여성가족부 장관님이 바쁘시다. 오늘은 충무아트센터에서 ‘성폭력 추방주간 기념행사 및 심포지움’에 참석하셔서 여성아동 폭력방지 유공자 시상 및 성폭력 피해자 보호강화 법제도 개선방안을 논의하는 행사가 있었다. 지원대책위 동지들이 행사장에서 피켓시위와 항의를 하러 갔다가 행사장 입구에서 얼굴을 아는 여가부 직원들이 막아서 싸웠다는 말을 들었다. 그사이 여가부 장관은 도망을 갔다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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엊그제 언니와 대표단이 여가부 장관 면담을 하겠다고 장관실 앞에서 기다리다 경찰에 의해 끌려내려온 이후 여가부에 더 이상 뭘 요구하지 않기로 마음먹었지만, 참 어처구니없다. 음---, 내가 보기에 김금례 장관은 정신질환이 있는것 같다. 엊그제 성희롱 피해자를 경찰불러 끌어내리는 짓을 하고 오늘 성폭력 추방주간 행사에 가서 성폭력 피해자 보호강화 법제도 개선 방안을 말하는 것은 양심적으로든 논리적으로든 앞뒤가 맞지 않는다. 그런데 그 자리에 참석해서 웃으며 상을 주고 말을 하고 그랬다니, 이 사람 정신분열이다. 혹은, 누구를 폭행한것도 아니고, 장관실에 폭탄을 투척한것도 아니고 그저 면담한번 하겠다고 복도에 앉아 기다리는 언니를 경찰불러 끌어내는 것이 성폭력추방이고 피해자를 보호한다고 진심으로 생각하고 있다면 이건 미친거지. 정신병원에서 치료 받아야 하는 환자가 국가기관의 장관이 되어 앉아 있어서야 되겠는가. 정신병원으로 보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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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글로비스 이사라는 사람이 김현미 부위원장에게 연락을 해서 만나자고 했단다. 아산공장에서 내일 2일 오후 두시에 글로비스 이사, 형진기업 사장과 김현미 부위원장이 만난다고 한다.

산재가 무섭구나. 글로비스 이사가 무슨 권한이 있어서 대화를 하자고 전화를 하겠는가. 양재동에서 이문제 해결하라는 지침이 내려온 모양인데, 태도의 변화이다. 산재가 무섭다는 말이지. 정말로 금속노조 사업을 제안해 볼까. 전국적으로 대대적으로 선전해서 직장내 성희롱 피해자의 제보를 받고 산재인정 받는 투쟁을 해볼까.



만나자고 했다면 이제부터 시작이다. 가장 침착하고 배짱있게 대처해야 한다. 지네가 아쉬우니까 나온거거든. 이럴때 빨리 해결하고 싶어서 안달하면 지금까지 잘 투쟁해온 것 다 망치는 경우가 있다. 침착하게, 여유있게.



동지들 덕분에 대화라는 걸 하네요. 마지막까지 힘 잃지 않게 응원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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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오름]가해자는 일하고 피해자는 일터에서 쫓겨나?(인권수첩)/현대차 사내하청 성희롱 부당해고 여성노동자 투쟁을 짚어본다




[이주의 인권수첩] 가해자는 일하고 피해자는 일터에서 쫓겨나?
2011. 11. 24. ~ 11.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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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8-17

√ 현대차 사내하청 성희롱 부당해고 피해 대책위(이하 대책위), 성폭력 피해자에게 전화로 성적 수치심 느꼈냐고 묻는 국가인권위 조사방식에 문제제기해(11.25). 지난 10월, 현대자동차는 인권위에서 성희롱 인정하고 권고한 사건에 대해 ‘구 금양물류 성희롱 주장 사건 관련’이라는 제목의 문서를 국회 여성가족위원회 소속 국회의원들에게 배포하며 피해자의 행실을 문제 삼는 등 2차 가해 자행(10.4). 대책위는 인권위에게 현대자동차의 문건 유포 행위에 대해 가해자 조사와 관련 사례조사, 전문가의 자문, 여성조사관 배석을 요구한 바 있어. 한편, 전국금속노동조합은 현대차 사내하청 성희롱 사건이 산업재해로 인정받은 만큼 원직복직을 해줄 것을 요구하는 기자회견 열어(11.29). 가해자는 일하고 피해자는 일터에서 쫓겨나는 억울한 현실을 바꾸지 않는 기업과 정부의 태도, 사실상 성폭력을 근절한 의지가 없다는 반증이 아닌지.


[적녹보라, 우리 지금 만나] 현대차 사내하청 성희롱, 부당해고 여성노동자 투쟁을 짚어본다
일곱 번째 이야기 : 적과 보라의 쟁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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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영
2009년, 현대자동차 아산공장의 사내하청기업 금양물류에서 일하던 한 여성 노동자가 직장동료에게 조장과 소장의 성희롱 사실을 이야기하며 고통을 호소했다는 이유로 징계를 받았다. ‘잘못된 언행을 감행하여 사내 질서를 문란하게 하고 회사의 이미지를 실추시켰다’는 게 징계의 이유였다. 인사위원회에는 가해자가 버젓이 포함되어 있었다. 그 후 2010년 9월, 혼자서 그 억울함과 말 못할 고통을 감당하던 그녀는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을 넣었다. 그랬더니 회사는 그녀를 아예 해고시켜버렸다. 이후 회사는 정문 앞에서 투쟁하던 그녀를 차도로 밀어버리고, 천막을 부수며 폭행했다. 그리고 이듬 해 1월, 국가인권위원회는 성희롱과 부당해고를 인정하고 배상을 명령했지만 결국 그녀는 서울 현대자동차 본사에서 서초경찰서로, 다시 여성가족부 앞으로 자리를 옮겨가며 지금까지 투쟁을 지속해야 했다.

그런데 누가 보아도 명백한, 그것도 심각한 이 성희롱, 부당해고 사건이 왜 이렇게 오래도록 힘든 싸움이 되어야 하는지 그 배경을 보면 우리는 생각보다 복잡하고 마음 아픈 현실과 마주하게 된다. 일곱 번째 가나다 토론회는 여성가족부 앞에서 당사자 여성노동자와 함께 투쟁하고 있는 권수정 대리인과 공무원노조 박이은희 여성위원장을 모시고, 그 복잡하고 슬픈 현실들 속에 자리한 적과 보라의 쟁점들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다.


여성노동자 통제 수단으로써의 성희롱과 노조의 가부장성

권수정 대리인은 처음 투쟁을 시작할 때 이 싸움의 의미를 “대기업의 하청 노동자가 일상적 성희롱과 해고에 얼마나 취약한 위치일 수밖에 없는지”에 두었지만 이후 이 문제에 공감하여 찾아오는 수많은 여성들을 보면서 “이것이 과연 비정규직 하청 노동자의 문제인가”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되었다고 한다. 현장에서 임노동의 관계에 있는 대부분의 여성노동자는 일상적으로 성적 수치심을 견뎌야 하고 그에 대해 문제제기를 하면 해고까지 각오해야 하기에 결국에는 임금, 노무관리, 노동관계에 대한 여타의 문제제기도 할 수 없게 된다. 이 사실을 잘 알고 있는 관리자들은 권력관계를 과시하듯 성희롱을 일상화한다. 성희롱, 성폭력에 대해 문제제기를 할 때 자신의 생존을 걸고 얘기하지 않으면 할 수가 없다는 것은 결국 성희롱이 여성 노동자에 대한 자본의 통제 전략, 착취 전략으로 작동하고 있음을 의미한다는 것이 최근 권수정 대리인이 가지게 된 생각이다. 그래서 이 문제는 정규직, 비정규직, 공무원, 선생님 가릴 것 없이 모든 여성 노동자의 문제이며, 대한민국 전체가 인권의 사각지대인 것 같다고 그는 말했다.

그런데 문제는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그 끔찍한 폭력과 착취의 카르텔을 뚫고 나와 싸움을 시작하면, 이번엔 노조의 가부장성과 관료주의의 벽에 부딪히게 되기 때문이다. 성희롱의 문제를 개인의 사소한 문제로 보는 시각, 조직의 투쟁방향에 따르기만을 요구하고 입장을 달리하면 투쟁을 지원조차 하지 않는 노조의 태도는 용기를 내어 투쟁을 시작한 여성 노동자를 더욱 힘들게 한다. 권수정 대리인은 일전에 ‘농성장 일기’에도 썼던 에피소드 하나를 소개했다. 여성가족부 앞 농성 100일이 지나서 농성장을 찾아온 노조의 지회장과 교선부장이 “불법파견 투쟁이 끝나지 않으면 절대 복직할 수 없다”고 말했다는 것이다. 권수정 대리인은 “사측이 그런 태도를 보이면 분노하지만 노조의 동지들이 이런 태도를 보이면 우리는 앓아 눕는다”며, 방법을 찾고 함께 싸우기에 앞서 선험적으로 판단을 내려버리고, 오히려 투쟁 당사자의 의지를 꺾게 하는 노조의 태도를 비판했다.

박이은희 여성위원장은 “처음 상경했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가슴이 뻥 뚫려서 바람이 지나가는 느낌이었다”며 민주노총 성폭력 문제 등 그간 숱한 성폭력 사례들을 접하며 느꼈던 좌절과 우려가 이 투쟁에 대한 기대보다 먼저 다가왔음을 고백했다. 그간의 투쟁들을 통해 그가 알게 된 사실은 성희롱, 성폭력 문제로 투쟁을 시작하면 결국 “가해자와 피해자가 전선에 서게 되는 것이 아니라 피해자 하나를 중심으로 온갖 전선이 만들어진다”는 것이다. 피해자는 온갖 전선에 맞서 싸워야 하는데 그 중 하나가 바로 ‘조직된 노동자들’이라며 이것이 투쟁하는 이들을 매우 힘들고 피곤하게 한다고 지적했다.

박이은희 여성위원장은 특히 성희롱, 성폭력의 문제가 현장에서는 성별의 문제로만 생각되거나 혹은 너무 광범위하게 인권침해로 규정되는 것의 문제점을 언급했다. 현대 전쟁에서 성매매, 강간, 낙태, 출산정책 등으로 여성의 몸을 통제하는 것처럼 노동현장에서는 자본이 여성의 몸을 통제하는 방식으로 노동을 통제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성희롱, 성폭력 사건에 대한 투쟁이 진행되면 이 투쟁은 노동현장의 문제와 별개인 것처럼 다뤄진다. 그는 그런 점에서 이 투쟁이 성희롱 투쟁으로써만이 아니라 노동과 자본의 문제로까지 확대되고 있다는 사실이 매우 유의미하다고 평가했다. 결국 조직 내에 있는 사람들이 현장의 성희롱, 성폭력 문제에 대한 시각을 확대하고, ‘자본이 성을 어떻게 노동통제의 도구로써 활용하고 있는지’, ‘가부장제와 성별화된 여성 노동의 문제, 부불노동의 문제는 어떻게 작동하고 있는지’ 등에 이르기까지 고민을 확장하지 않으면 계속 겉만 건드릴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여성노동에 대한 고민이 보다 확장되기를

박이은희 여성위원장은 “현장에서는 ‘여성노동’을 이야기하면 분리주의적으로 인식한다. 실상 분리가 아니고 여성노동에 대한 내용 자체가 없다는 것은 인식하지 못한다”며 “현장은 여성 문제의 내용과 감수성 측면에선 거의 공백상태”이고 이에 대한 문제제기나 교육이 거의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래서 ‘여성노동’에 대한 보다 확장된 고민과 현장에 맞는 시각을 가지고 현장 교육을 할 수 있는 사람들이 많아지면 좋겠다고 한다. 한편, 권수정 대리인은 처음에는 자신도 이 투쟁을 시작하며 가해자와 사측에 대해서만 분노했지 그 배경에 자리하고 있는 착취 전략을 인식하지 못했다면서 노동운동 진영이 이 문제를 깊이 있게 이해하고 대응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10여 년 전에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투쟁을 할 수가 없다’라는 생각에 맞서서 싸웠던 것처럼, 노동 현장에서의 성희롱 문제도 그 안에 숨겨진 착취의 시스템을 발견해 가면서 싸움을 확대해 나간다면 10년 후에는 좀 더 다른 모습의 싸움을 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가지고 있다고 했다.

토론회 하루 전 날인 11월 10일, 김진숙 지도위원과 정홍형, 박영제, 박성호 세 명의 노동자가 크레인 위에서 내려와 땅을 밟았다. 김진숙 지도위원은 309일, 세 명의 노동자는 137일만이었다. 김진숙 지도위원과 세 명의 노동자들이 무사히 내려오기를 간절히 염원했던 모든 사람들이 쏟아지는 눈물을 주체하지 못하며 그 장면들을, 한진중공업 투쟁의 승리를 지켜보았다. 노동조합에서는 ‘끝난 투쟁’, ‘어차피 진 싸움’이라 치부하고 말았던 한진중공업 투쟁이 마침내 결실을 맺고 지상에서 그들과 함께했던 수많은 ‘진심’들과 감격의 포옹을 할 때, 권수정 대리인은 남다른 감회를 느꼈다고 했다. 이 싸움이 ‘될 싸움인지’ 판단하기 이전에 그들의 절실함과 고통을 이해하고 마음으로 연대한 사람들, 그 간절함이 이루어낸 새로운 가능성과 희망을 보며 현재 진행 중인 투쟁에 대해 다시 한 번 돌아보게 되었기 때문이다. 권수정 대리인은 항상 “우리 농성장은 참 풍요롭다”고 말한다. 투쟁이 길어지고 날씨마저 추워지면서 농성은 여러모로 힘들어지고 있지만 마음으로 연대하고 무엇이든 적극적으로 함께하는 이들이 있기에 이 농성에 대한 자신감을 확인하게 된다고. 11월 21일 현재 여성가족부 앞 농성은 173일째를 맞이한다. 이제 이 농성장의 상징이 된 ‘작은 꽃 아픔으로 피다’라는 문구대로 이 풍요로운 연대 속에서 마침내 그 꽃이 활짝 피어날 날이 하루 빨리 올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래본다.

나영 님은 지구지역행동네트워크에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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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명/지구지역행동네트워크]산재 승인된 성희롱 피해, 현대차와 여성가족부 책임지고 해결하라!




산재 승인된 성희롱 피해, 현대차와 여성가족부 책임지고 해결하라!

가해자 처벌, 피해자 원직복직 현대차는 즉각 이행하라!

경찰병력 투입해 피해자 내쫓는 여성가족부 규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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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1월 25일, 현대차 사내하청 성희롱 부당해고 피해노동자는 지금껏 겪어 온 성희롱 피해가 ‘산업재해’라는 것을 인정받았다. 이는 만연해 있는 직장 내 성희롱이 구조적인 폭력이며 명백한 ‘산업재해’라는 것임을 보여주는 의미 있는 판결이다. 일터에 만연해 있는 가부장성은 쉽게 여성노동자들을 ‘따먹는 대상’으로 전락하게 한다. 남성들에게 따먹히지 않는 대상이 되려면 여성노동자들은 모든 성적인 희롱과 모욕에도 참고 견디거나 일터를 나가거나 둘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 성희롱이 만연한 현장에서 함께 일할 수 없는 여성들의 고통은 말 그대로 일터 내의 성별 위계적 구조가 만들어낸 재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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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사내하청 아산공장에서 14년간 일했던 피해자는 업체의 반장과 조장에게 수차례 성희롱을 당했다. 기계와 사람 사이의 관계라면 기계를 고치면 되지만, 사람이 사람에게 폭력을 가했다면 폭력을 가한 사람의 개선을 요구해야 하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폭력을 행한 자에게 마땅한 처벌을 내리고 반성과 사과를 촉구해야 한다. 기계가 전혀 말을 듣지 않고 계속 사람을 다치게 한다면 마땅히 교체한다. 사람도 마찬가지여야 한다. 하지만 현대차는 어떠했는가. 오히려 성희롱 가해자가 피해자를 징계했다. 가해자가 아닌 피해자가 일터에서 쫓겨났다. ‘재해’를 입은 사람이 치료는커녕 문제 제기했다고 감봉에 해고까지 당하는 상황, 이 말도 안 되는 상황이 현장 내에 만연한 업무 구조라는 게 현대차 사내하청 성희롱 부당해고 사건으로 드러났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성희롱 피해에 대한 산재 승인은 성희롱 피해자들이 하나둘씩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주요 통로로써 작용할 것이라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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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성희롱 피해로 상처를 입고, 그것이 '산재'로 인정될 만큼 심각한 것이었음에도 누구도 이 사태에 대한 책임을 지려 하지 않고 있다. 국가인권위원회, 노동부, 검찰, 근로복지공단은 이 사건이 성희롱임을 인정했고 나아가 성희롱 피해자에게 불이익한 조치가 취해졌다는 사실까지도 인정했다. 하지만 이에 대한 책임이 있는 주요한 두 기관, 피해자의 일터인 현대자동차와 여성가족부는 침묵하고 있다.



'성희롱 예방'에 대한 책임이 있는 여성가족부는 성희롱 피해자의 면담 요구를 수차례 거절해왔다. 급기야, 지난 11월 18일 어렵게 가진 면담에서 여성부 장관은 "법으로 이긴다 해도 복직할 수 없으니 다른 데 일을 알아보라"는 말까지 던져가며 피해자의 가슴에 대못을 박았다. 이들은 사실상 현대차의 몰상식, 불법 행위에 동조하고 있는 것이다.



산재 승인 이후 피해자는 다시 기대를 걸고 여성가족부 장관을 만나기 위해 여성가족부에 면담 요청을 하러 들어갔다. 하지만 여성가족부는 경찰을 동원해 건물을 에워쌌고, 피해자의 정당한 면담 요청을 무력으로 막았다. 그리고 면담해 줄 테니 '여의도 다방'으로 나오라는가 하면 '냄새나는 음식 반입 안 된다'며 피해자를 굶겼다. 심지어 군홧발을 동원해 피해자를 끌어냈다. 성희롱 피해자를 ‘추방’하면서 ‘성폭력추방주간’ 행사에 참여하고 있는 여성가족부 장관의 기만은 계속되었다. 그는 경찰과 직원들을 동원해 행사에 참관하려던 여성활동가들까지 막아섰다. 현대차의 노무 관리는 남성 관리자가 여성노동자에게 몸을 달라고 하면 주어야 하는 것이다. 이를 고발해도 나 몰라라 하면서 피해자에게 다른 일자리나 알아보라는 여성가족부는 현대차의 ‘성희롱’ 노무관리에 동조하고 있다. 대체 김금래 장관의 이러한 행태가 도가니 교장, 강용석 전 의원과 다를 바가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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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국가기관이 사회적 약자들 편에 서있지 않다 하더라도, 여성가족부가 해야 할 책무가 있는 것이다. 그것은 자신들이 말하는 것처럼 ‘성희롱 예방과 피해자 보호’여야 한다. 이들은 간절히 면담을 요구하는 성희롱 피해자를 추방했다. 지자체나 어정쩡한 성상담소 같은 데 상을 퍼주면서, 180일 넘게 길바닥에서 싸우는 성희롱 피해자를 짓밟고 성폭력 주간 행사에 경찰까지 동원해 여성활동가들을 무력을 동원해 막아섰다. 능력 없고 의지도 없는, 게다가 성희롱을 방조하고 불법행위에 동조하는 이러한 조직은 이 사회에 존재할 필요가 없다. 이름만 번지르르한 국가기관보다 이미 1년 넘도록 생존을 걸고 싸우는 성희롱 피해자가 훨씬 더 많은 일을 하고 있다는 것은 전 사회적으로도 증명되고 있다. 여성가족부 장관은 검열이나 셧다운제 같은 한심한 작태들 그만두고 자신부터 다른 일자리를 알아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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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이 농성투쟁 183일째이다. 피해자의 피를 말리려 하는 현대차의 극악한 탄압은 이미 극에 이르렀다. 국가 기관은 피해를 인정하면서도, 피해자를 방치하고 있다. 곧 살얼음 같은 추위가 찾아온다.현대차는 더 이상 꼼수부리지 말고 피해자의 요구를 즉각 수용해야 한다. 그리고 사과해야 한다. 현대차의 성희롱 노무관리에 침묵하면서 불법행위를 방조하는 여성가족부, 당신들이 계속 그렇게 나온다면 우리는 '해체'를 요구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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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일 피해자의 마땅한 요구가 수용되지 않는다면, 즉각 가만있지 않을 것이다!

온갖 방법과 수단을 동원해서 싸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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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희롱 피해자 면담요청에, 강제퇴거 웬 말이냐!

군화발로 피해자 짓밟는 여성가족부 장관 퇴진하라!

불법행위 방조하는 여성가족부 해체하라!

가해자 처벌! 피해자 복직! 현대차와 여성가족부가 책임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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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지역행동네트워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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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사 앞 1인시위] 11월 30일 서울대 학생행진 안진영 님

4차 동시다발 1인시위가 있었던 11월 30일에도

양재동 본사 앞 1인시위는 이어졌습니다.

전국학생행진 회원, 서울대학교 안진영님이 진행해주셨는데요.

유령1인시위 컨셉이래요^^*

사실은 저녁 시간에 진행한 데다가 폰카가 화질이 안좋아서

사진이.... 이렇게 나왔다고 합니다. ^^;;

문구는 보여야 하겠기에, 글씨를 넣어서 살려보았어요^^

안진영 님, 수고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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