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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명·보도

[논평]2011 최저임금 결정에 대하여

작성일 2010.07.03 작성자 대변인 조회수 4013

내년도 최저임금은 올해 시급 4,110원에서 5.1% 올라 시급 4,320원(210원 인상)으로 결정됐다. 주 40시간 기준으로 월 90만2,880원, 주 44시간은 월 97만6,320원이다.

최저임금위원회는 6월 2일 밤 8시부터 3일 새벽 6시30분까지 10시간 넘는 회의 속에 공익위원들이 제시한 안을 표결에 붙여 경영계가 모두 기권하고 퇴장한 가운데 찬성 16명, 반대 2명, 기권 9명으로 내년도 1월1일부터 적용할 최저임금을 위와 같이 결정했다.

인상한 시급 4,320원은 당초 민주노총 등 노동시민사회단체가 공동으로 요구한 5,180원에 비해 무려 860원이나 모자란 안이다. 민주노총이 이처럼 턱없이 부족한 안을 투표에 붙이는 걸 용인한 이유는 청소용역 등 현장의 절박한 현실을 감안한 차선책이었다.

민주노총은 지난해 11월부터 최저임금 캠페인을 조직적으로 전개하는 등 예년과 다른 활동을 벌여왔다. 그러나 민주노총은 이번 최저임금 싸움을 당초 민주노총이 내걸었던 ‘국민임투’에 걸맞는 투쟁으로 조직하지 못했다.

물가인상이 정부 예상치 3.0%를 넘어서고, 1분기 경제성장률은 8.1%로 뛰고, 1분기 전체 노동자 임금인상이 6%를 넘어서는 상황에서도 경영계는 애초부터 동결안을 내놓고 5원, 5원, 10원, 5원씩 예년에는 상상도 못할 저율의 수정안을 내는 등 막무가내로 나왔다. 최저임금법에 따른 결정기준에 따라 객관적인 안을 제시해야 할 공익위원들은 매번 막후에서 만날때마다 단계적으로 내려가는 안을 제시하면서 노동계를 이간질 시켰다.

노사가 법정 결정시한인 6월29일 자정을 넘기고도 1% 대 18%로 큰 차이를 보였다. 이때 공익위원들의 학자적 양심을 건 판단은  매우 중요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떤 공익위원도 이 같은 노력을 기울이지 않은채 경영계의 동결안에 질질 끌려다녔다. 책임있는 한 공익위원들은 운영위원회를 열어 조율된 경영계 2.75% 대 노동계 8.8%를 놓고도 어처구니없는 중간값을 제시했다. 해당 공익위원은 두 수정안을 저울질한 범위률을 3.0% 대 7.0%로 제시하기도 했다. 경영계가 고작 0.25%p 올라갈 때 노동계 보고 그 7배가 넘는 18%를 내리라는 엉터리 산수를 들이대기도 했다. 결국 공익위원들은 4.0%~6.1%라는 범위률을 제시했다. 6.1%은 전체 노동자의 1분기 임금인상율이다. 이는 월급 200만원, 300만원 받는 노동자가 6% 이상 임금을 올릴때 85만원짜리 저임금 노동자 보고 그 보다 낮은 인상률에 만족하라는 주장이다. 사회적 양극화를 줄여도 시원찮을 판에 학계의 교수들로 구성된 공익위원들이 양극화를 오히려 확대하는 안을 제시할 수 있단 말인가.

민주노총은 마지막으로 공익위원들이 조율한 5.1% 인상안을 놓고 4명의 교섭위원 가운데 찬반이 2 대 2로 엇갈리는 상황에서 1시간 넘는 토론을 거쳐 표결을 받아들였다. 그런데도 경영계는 5.1%가 높아서 받을 수 없다며 투표 직전 전원 퇴장했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송두리채 망각한 막가파식 행동이 아닐 수 없다. 경영계 위원들의 머리 속엔 저임금 노동자 해소라는 최저임금 법이 명시한 취지 같은 것은 아예 들어있지도 않았다.

올 최저임금위원회 교섭을 통해 정부와 노동부, 최저임금위원회는 법 취지에 따른 합리적 결정기준을 제시하기 보다는 정해진 인상안을 강요하는 등 운영 전반에서 폭력적인 모습을 자주 보였다. 민주노총은 이 같은 위원회의 활동과 최저임금 결정구조에 대해 심각한 문제의식을 공유했다. 민주노총은 무엇보다도 이번 투쟁에서 이런 식의 투쟁전술과 교섭대응으로는 이명박 정부 내내 공익을 가장한 정부와 경영계에 질질 끌려다닌 수밖에 없음을 다시 한 번 절실하게 깨달았다.

민주노총은 향후 국회를 통해 최저임금법은 물론이거니와 관련 법제도 개선투쟁에 돌입할 것이다. 매년 밖으로 외치는 ‘국민임투’에 걸맞지 않게 몇몇 해당노조만의 투쟁으로 그치는 관성을 탈피하기 위한 노력도 경주할 것이다. 동시에 최저임금 투쟁이 매년 6월말에만 반짝 진행하는 일회성 행사가 아니라 민주노조의 명운을 건 투쟁으로 만들기 위해 여러 관련 단체들과 머리를 맞대고 토론할 것이다. 기대하고 함께했던 수많은 민주노총 조합원과 함께 투쟁했던 최저임금연대 산하 26개 단체 동지들께 고맙고 죄송하다.

2010년 7월 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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