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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급]고(故) 김태환 열사 살인사건 대책과 비정규직 문제 해결을 위한 ‘노동시민사회단체 비상대표자회의’ 개최를 제안합니다!

by 대외협력 posted Jun 21, 2005 Views 8224
고(故) 김태환 열사 살인사건 대책과 비정규직 문제 해결을 위한
‘노동시민사회단체 비상대표자회의’ 개최를 제안합니다!

지난 6월 14일 오후 5시경 충북 충주시 소재 (주)사조 레미콘공장 앞에서 ‘운송단가 인상, 노동조합 인정, 단체협약 체결’ 등을 요구하며 십여 일간 파업 중이던 충주지역일반노조 소속 레미콘 노동자들의 투쟁을 지도·지원하던 김태환(40) 한국노총 충주시지부장이 사측이 고용한 대체투입 차량의 운행을 막다가 수많은 경찰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무자비하게 살해되는 참극이 발생하였습니다.
사용자들은 노동조합의 교섭 요구조차 철저하게 외면하면서 부당노동행위와 파업 무력화에만 열을 올렸고, 충주시는 노동자들의 절박한 중재요청을 갖은 핑계를 대면서 회피했습니다. 심지어 사건 당일 현장에 출동해 있던 사복경찰은 고(故) 김태환 지부장이 차량 앞을 가로막고 있는 상황을 뻔히 알면서도 레미콘차량의 문을 닫고 출발을 지시했으며, 다른 수십명의 경찰들은 가해차량이 김 지부장을 살해하고 달아나는데도 불구하고 이를 수수방관했습니다. 이번 사건은 노조 지도자가 파업투쟁 현장에서 공권력이 지켜보는 가운데 살해당한 최초의 사건이자, 사용자와 경찰 및 행정당국의 철저한 유착에 의해 저질러진 타살 사건입니다.

이번 사건의 근원적인 책임은 특수고용 노동자의 노동자성과 노동권을 부정하고 있는 사용자와 현 정권에 있습니다. 2백만에 달하는 이 땅의 특수고용 노동자들은 저임금과 빚더미에 신음하면서도 허울 좋은 개인사업주로 규정돼 완전한 무권리 상태로 내몰려 있습니다. 최소한의 근로기준법은커녕 노동3권조차 누리지 못하는 처지입니다. 사업주가 부담해야할 온갖 비용은 고스란히 떠안으면서 수십 년을 일해도 퇴직금 한 푼 없고, 실직을 해도 실업수당을 받을 수 없습니다. 온갖 위험과 장시간 노동에 시달리면서 일하다 크게 다쳐도 산재보험조차 적용받지 못합니다. 그나마 일부 합법적으로 설립된 노동조합조차 사용자가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지 그 활동을 부정당하고 탄압받는 것이 이 땅 특수고용 노동자들의 현실입니다.

나아가 800만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그동안 참고 또 참아왔습니다. 저임금과 부당한 차별, 만성적인 고용불안에 시달리면서 2등 국민으로 전락하는 자신들의 처지를 비관하면서도 진정으로 비정규직 노동자를 보호할 수 있는 법률을 도입하겠다는 노무현 정부의 약속에 실날같은 기대를 걸어보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정부는 지난해 10월 비정규직 노동자 보호는커녕 탈법적인 임시직 고용을 전면 합법화하고 파견을 무한정 확대하는 비정규직 양산법을 들고 나왔고, 양대노총과 수많은 시민사회단체, 학자들의 한결같은 반대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개악안을 거두어들이지 않고 있습니다. 또한 국민의 의사를 반영해야할 국회는 이 명백한 개악안을 바로잡아야 할 과제를 외면한 채 6월 회기에서도 개악안의 강행처리 위협을 거듭하고 있습니다.
급기야 올해 4월 국가인권위원회는 정부 법안의 근본적인 수정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냈고 기간제 고용의 사유제한, 동일노동 동일임금 원칙 명시, 파견 확대 반대 등을 법개정 내용에 반영할 것을 권고한 바 있습니다. 그러나 2개월이 지난 지금 정부 여당은 최소한의 기준에 불과한 인권위의 권고조차 무시한 채 다시금 일방적인 개악안을 밀어붙이려 하고 있습니다.
한편 수년 가까이 법안조차 논의되지 못한 채 방치되어온 특수고용 노동자들의 문제가 한계에 이른 상황에서 이들을 지원하던 김태환 지부장에 대한 살인만행까지 저질러진 것입니다.

더욱 심각한 것은 힘없고 가난한 노동자들의 최후보루인 최저임금제도마저 행해화되고 있다는 것입니다. 오는 28일 마지막 전원회의를 앞두고 있는 최저임금위원회는 지난 17일 한달 기준 64~67만원 수준의 최저임금안을 공익위원 의견으로 제출했습니다. 양대 노총과 시민사회단체들이 주장했던 월 82만원에 비해 30%나 미달하는 수준인 것입니다. 바로 얼마 전 저임금 여성노동자들이 ‘한달 65만원으로 버티기’ 행사를 벌이며 비참한 실상을 폭로했건만 바로 딱 그 수준의 최저임금안을 들고 나온 것입니다. 공익위원 의견이 지닌 무게를 고려할 때 이번에 제시된 안은 참으로 실망스럽고 우려스러울 따름입니다. 이제는 정말 전사회적 행동이 필요한 때입니다.

천정부지로 뛰고 있는 판교신도시의 아파트 값 폭등 사태를 보면서 이 나라의 노동자와 서민들은 완전히 희망을 잃고 있습니다. 또 한 명의 노점상이 한강다리에서 투신해 이 세상을 등졌습니다. 시장만능의 성장지상주의만이 위세를 떨치고 있는 지금의 상황을 근본적으로 개선하지 않고서는 민주주의의 발전이란 철저한 허구에 불과할 것입니다.
이에 양대 노총은 시민사회단체들과 함께 우리 사회의 모든 문제들에 앞서 가장 열악한 처지에 있는 특수고용직을 비롯한 비정규 노동자들의 권리보장과 최저임금 현실화를 위한 범사회적 결의를 밝힐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하고자 합니다. 김태환 열사의 죽음을 헛되이 하지 않고, 국회의 비정규 법안 심의의 방향을 즉각 올바른 권리보장 입법으로 전환시키며, 나아가 최저임금의 현실화를 위해 시민운동과 민중운동, 노동운동의 역량을 하나로 모을 수 있는 계기를 만들고자 합니다.
잘못된 정책을 고수하면서 독선과 오만에 가득찬 태도로 사회운동을 적대시하는 인물들이 권력을 가졌다는 이유로 노동자와 국민을 기만할 수 없도록 해야 합니다. 살인자와 가해자, 방조자들에 대한 엄중한 처벌과 함께, 이같은 상황을 조장해 온 노동부장관을 비롯한 현 정권의 노동정책 당국자들에 대해서도 노정관계를 파탄에 이르게 한 책임을 물어 분명한 단죄가 내려져야 할 때입니다.
오는 6월 22일 오후 2시 쎄실 레스토랑에서 <고(故) 김태환 열사 살인사건 대책 및 비정규직 문제 해결을 위한 노동시민사회단체 비상대표자회의>를 개최할 것을 제안합니다. 시민사회단체 대표자 여러분의 적극적인 참여 속에서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권리보장은 물론 우리 사회의 양극화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지속적인 논의가 발전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2005년 6월 20일

한국노동조합총연맹 위원장 이용득 (직인생략)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위원장 이수호 (직인생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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