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E Login

가맹산하조직별로 발급한 아이디로만 접속 가능하며, 개인 아이디는 사용 불가합니다.

search

성명·보도

[성명]전태일 열사 44주기를 맞아, “더 이상 죽이지 말라” - 영화 <카트> 오늘 개봉, 이 시대의 노동자를 만나러 가자

작성일 2014.11.13 작성자 대변인 조회수 2523

[성명]

전태일 열사 44주기를 맞아, “더 이상 죽이지 말라”

- 영화 <카트> 오늘 개봉, 이 시대의 노동자를 만나러 가자 -

 

 

“근로기준법을 준수하라!”, 44년 전 착취당하는 노동자들을 대신해 스스로 불꽃이 된 전태일 열사의 외침이다. 그 후 거의 반세기가 지났지만 “근로기준법을 준수하라!”는 외침은 아직도 계속되고 있다. 헌법의 노동3권은 반쪽짜리 권리에 불과하다. 행동할 권리도 대화의 요구도 심지어 단결할 권리도 빼앗기고 있다. 가장 열악한 비정규직노동자는 노조를 결성해 스스로 보호할 권리조차 없다. 조직률은 2%에 불과하며 노조를 만들었다간 하루아침에 해고돼 거리에 나앉아야 한다. 그렇게 해고된 비정규직노동자가 오늘도 광화문 인근 20m 광고판에 올라 고공농성을 하고 있다.

 

한국의 노동자들은 고용불안에 시달리며 멕시코 다음으로 세계 최장 노동시간에 시들어가고 있다. 피곤에 지쳐 일하다가 죽어간 산재사망노동자도 세계에서 가장 많다. 실업도 10%가 넘어 한쪽에선 일자리가 없어 아우성이고 다른 한 쪽에선 과로에 짓눌리고 산재로 죽어간다. 이것이야 말로 정상이 아니다. 근로기준법이 정한 노동시간은 주당 40시간이며 더 일을 시켜도 52시간을 넘지 못하도록 하고 있다. 그러나 정부가 앞장서서 68시간까지 일을 시켜도 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말이 주당 68시간이지, 일요일까지 일주일 내내 일을 시켜도 된다고 주장하는 것이다. 이를 바로잡으라하니 이젠 휴일수당 등 임금을 깎자고 한다.

 

알량한 최저임금도 안주면서 노동자를 종처럼 부려먹고 인격까지 짓밟는 게 다반사, 최근에도 경비원노동자 이만수 조합원이 분신해 돌아가셨다. 엄청난 대량해고에 맞서 쌍용차 노동자들은 2천일을 싸웠다. 정부와 사용자의 약속은 단 하나도 지켜지지 않았으며, 남은 것은 고통 끝에 사라진 25명의 영정사진과 47억 원에 달하는 손배‧가압류 파업의 상처뿐이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몇 년이 지나서야 해고무효 판결을 받고 오늘 최종심을 앞두고 있지만, 불안하기만 노동자들은 법원 앞에서 2천배를 하고 있다. 과천 코오롱 본사 앞에서도 정리해고에 맞서 10년을 싸워온 노동자가 더 이상 무시당하지 않겠다며 8일째 단식투쟁을 이어간다. 살기 위해 사람이 살지 못할 곳에 오르고, 굶고 죽어가며 저항하는 노동자들의 극단적 현실, 과연 우리는 어떤 나라에 살고 있는가.

 

정부의 정책은 오직 자본을 위해 설계되고 자본에 의해 실현된다. 노동자는 소모품이고 비용일 뿐이며, 노동자의 권리와 인권은 거추장스러운 규제일 뿐이다. 사람이 먼저가 아니라 계산이 먼저다. 노동자들을 위해 연대하고 위로해주는 것은 노동자들 자신들이며 역시나 힘없는 시민들이다. 글과 노래와 영화가 노동자들의 손을 잡아주기도 한다. 감사한 일이다. 오늘 영화 <카트>가 개봉한다. 비정규직 보호법이 비정규직을 내치던 2007년, 대형마트에서 파업을 시작한 비정규직 여성들의 애환과 투쟁을 담아낸 영화다. 영화관에 앉아 노동자들의 눈물에 마음을 허락하는 것도 연대다. 당신이 노동자라면 그건 당신의 영화이기도 하다. 근로기준법을 준수하라. 노동조합을 인정하라. 더 이상 죽이지 말라. 세월호 304명의 목숨조차 외면하는 정부에게 경고한다. 이러다간 오래 못 간다. 당신들의 권력 말이다.

 

 

2014. 11. 13.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CLOS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