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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명·보도



[논평] 정부의 4.19. 조선산업 이주노동자 도입 확대 정책에 대한 민주노총 입장

by 대변인실 posted Apr 20, 2022 Views 261

[논평] 정부의 4.19. 조선산업 이주노동자 도입 확대 정책에 대한 민주노총 입장

 

[조선산업 경쟁력은 저임금과 유연 노동으로 달성되지 않는다.]

 

한국정부가 또다시 조선산업을 망치는 잘못된 정책을 추진하려 하고 있다. 한국 조선업이 이제 겨우 침체의 늪을 벗어나 호황기를 맞이하려는 지금, 한국정부는 잘못된 방향 설정으로 조선산업을 망치고 노동자들을 재난의 길로 떠밀려 하고 있는 것이다.

 

어제 419일 산업통상자원부와 법무부가 함께 이주노동자 도입 확대를 통해 조선산업 인력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밝혔다. 사상 최대의 호황기를 맞고 있는 지금 배를 지을 노동자가 없다는 현장의 아우성을 또다시 손쉬운(?) 해결책으로 무마하려 하고 있는 것이다.

 

이미 민주노총과 금속노조의 조선산업 노동자들은 기술 인력, 숙련 인력 확보를 통한 역량 보존과 강화야말로 조선산업을 지탱하고 발전시킬 보루라 이야기해왔다. 불황에 사람을 자르는 것만이 능사가 아니라고, 배 짓는 노동자들에게 제빵 교육과 커피 내리는 교육을 시켜 전직하라고 등떠미는 것이 조선업을 살리는 길이 아니라고 목놓아 이야기해왔다. 그러나 무차별적 해고와 무분별한 비정규직 확산으로 조선산업 노동시장은 왜곡되고, 만성적인 인력난에 허덕이고 있는 현실에 처해 있다.

 

한국정부가 어제 밝힌 대책은 그야말로 미봉책이며 노동자의 목숨을 대가로 당장의 문제를 해결해보겠다는 근시안적 처방일 뿐이다. 조선산업의 인력 부족 문제가 그렇게 단기간에 미숙련 인력을 대거 투입한다고 해결될 수 있으리라 생각했다면 그야말로 무지의 소산이요, 그 과정에서 필연적으로 발생할 수밖에 없는 재난과 재해를 노동자의 핏값으로 때우겠다는 무책임의 소치이다.

 

우선 비자제도 개정과 용접, 도장 인력 쿼터제 폐지로 최대 44백여 명까지 이주노동자 고용을 허용했다. 또한 국내에 와있는 이공계 유학생들이 경력요건 없이 선박도장 분야에 취업할 수 있게 한 특례제도를 전기, 용접 분야까지 확대했다. 해외 인력의 경력 증명이 쉽지 않기 때문에 아예 면제하거나 완화하기도 했다.

 

무엇보다도 외국 인력 도입 절차를 정부 역할 없이 현지 중개업체가 추천하게 한 것은, 이미 지금도 수많은 이권과 불공정으로 인해 이주노동자들이 한국에 들어올 때 겪어야 하는 피해를 되풀이하고 확대시킬 우려가 크다. 특히 여기에 특정활동 비자(E-7)가 지닌 성격, 즉 고용허가제 비자(E-9)에 비해 사업장 변경이 더욱 어려움까지 가중된다. 즉 사용자에게 완전히 종속되고 전횡에 시달려도 어디 의지하고 호소하기조차 쉽지 않게 된다. 다시 말해 현지 송출부터, 현장 노동까지 피해와 비용 전반이 이주노동자들에게 고스란히 전가된다는 것이다.

 

또 하나 반드시 지적되어야 하는 것은 이른바 사회통합이수프로그램 관련 문제이다. 의사소통이 어렵기 때문에 발생하는 작업상 안전 문제를 방지하기 위해 도입한다는 것인데, 1년 내에 15시간에서 100시간의 교육 등을 받으면 된다는 것이다. 그나마 2024년 상반기까지 적용도 유예된다. 현재의 고용허가제 비자(E-9)로도 한국어시험 통과한 노동자를 대상으로 입국 전 일주일, 입국 후 사흘의 교육을 하고 있는데, 이러한 적응 교육도 대폭 줄이고, 그나마도 2년 여를 유예한다는 것은 언어도단이다. 그렇지 않아도 심각한 산업재해들이 발생할 수 있는 조선산업 현장에서 의사 소통과 현지 적응 문제는 결코 가벼이 취급될 수 없다. 특히 이주노동자의 경우 자기 의사를 표현하고 권리를 지켜낼 수 있는 충분한 적응 교육과 언어 교육이 반드시 필요하다.

 

이렇게 한국에 들어오기 위해 치러야 할 수많은 불공정의 비용을 감수하고 한국의 조선산업 현장에 들어오게 될 이주노동자들이 취약한 상태로 재해와 재난에 노출되게 되는 현실을 한국정부가 나서서 부추기는 것이 옳은가? 이주노동자들의 목숨은, 안전은 누가 책임지는가?

 

이주노동자들의 눈물과 피로 한국 조선산업 현장을 당장 굴려볼 수 있다고 한들, 그것이 숙련의 축적과 기술 경쟁력 강화로 곧바로 이어지지 못한다. 조선산업 노동시장 활성화를 외면한 채 대증요법에만 의존했던 일본 조선산업의 몰락과 경쟁력 저하가 이를 방증한다. 한국 조선산업 발전을 위한 노동시장 대책은 결코 노동안전을 포기하고 재해와 재난 비용을 외부화한 채 비숙련 인력을 대거 투입하는 것이 아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거듭된 조선산업정책 실패를 또 다시 손쉬운 해결책으로 메꾸려 해서는 안된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소위 조선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이주노동자 대거 도입 시도를 즉각 중단하여야 한다. 조선산업 노동시장 활성화를 위해 정말 필요한 것은 바로 저임금의 해결, 고용 불안의 해결, 노동강도의 완화이며, 이는 충분한 정규직 인력을 확보하고 숙련도를 높이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다.

 

2022420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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