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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명·보도

[논평] 장병규 4차 산업혁명위원회 위원장과 일의 미래

작성일 2019.03.07 작성자 대변인실 조회수 690

탱자가 된 미래, 언제까지 두고 볼 작정인가

장병규 4차 산업혁명위원회 위원장과 일의 미래

 

장병규 대통령 직속 4차 산업혁명위원회 위원장이 얼마 전 한 경제지와의 인터뷰에서 일해서 얻는 행복이 혁신에 중요하다일하고자 하는 사람들을 일 못 하게 막는 제도로 주 52시간 노동 이슈를 들었다.

장병규 위원장은 개발자 200명이 3개월 동안 100명씩 맞교대로 순식간에 인기 게임을 개발한 중국 게임개발 업체 사례를 들며 이 사람들은 누가 시켜서 일하는 게 아니고 연봉 많이 받으니까 하고 싶어서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장 위원장은 노동(labor)과 지식노동(knowledge work)을 구분해 IT노동자를 제조업 노동자와 달리 두고 싶어 했다. 사실 창업 전문가로 유명한 사업가인 장 위원장이야 그의 표현대로 일해서 얻는 행복, 일을 자율적으로 하고 싶어 하는 욕망을 가진 팔팔한 젊은 노동자들에게 너희는 제조업 노동자가 아니야라며 노동시간 제한 없이 팽팽 돌려 성과를 내고 싶을 것이다.

정작 기업 생산사슬 저 아래에서 청춘을 갈아 넣으며 일하는 청년 IT노동자들도 같은 생각일까. 구로디지털단지에 들어찬 유명 게임회사와 하청회사 청년 노동자들 사이에서는 돌연사나 자살이 보기 힘든 일이 아니다. 이들에게는 월화수목금금금도 행복한 경우다. 이들은 아예 회사에서 살다시피 하고 있어, “일주일에 두 번 퇴근한다는 우스갯소리를 할 정도다.

한국의 이름도 거창한 대통령 직속 ‘4차 산업혁명위원회위원장이 현실과 동떨어진 4차원 세상 노동자 얘기를 할 때, ILO는 올해 일의 미래(the future of work)에 대한 보고서를 냈다. ILO에서 근무하고 있는 이상헌 고용정책국장은 7일 경제사회노동위원회와 ILO가 이 보고서를 놓고 공동주최한 포럼에 참석해 ILO 핵심협약 비준으로 노동기본권을 강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일의 미래 보고서는 설립 100주년을 맞은 ILO가 일의 미래를 주요 의제로 설정하고 세계 석학들 논의를 통해 올해 발표한 보고서다. 고용노동부는 이 행사에 대한 보도자료를 내어 보고서 주요 내용인 개인의 능력개발 지원 노동권 보장 강화 양질의 지속가능한 일자리 증진 등을 소개했다. 이 가운데 이상헌 국장이 꼽은 가장 핵심적인 내용은 노동권 보장 강화항목의 보편적 노동권 보장이다.

이는 고용형태나 계약상 지위와 관계없이 단체협약, , 규제 등을 통해 보편적 노동권을 보장하자는 것인데, 보편적 노동권이란 다름 아닌 최저임금 강화, 최대노동시간 제한, 노동안전 보장이다. 쉽게 말해 모든 노동자 - 정규직비정규직특수고용직 노동자 는 노동조합 보호아래 최저임금 올리고 노동시간 줄이며 산업안전 보장을 받을 수 있어야 한다는 내용이다.

이 세 의제는 하나같이 최근 한국사회를 흔드는 현안이며, 경총이 그토록 반대하는 내용이다. 심지어 최대노동시간 제한은 장병규 위원장이 빈대 잡으려고 초가삼간 태운다며 혁신을 망치는 주범으로 지목한 의제다.

귤이 회수를 건너면 탱자가 된다는 말이 있다. 선진 각국 사용자들은 100년 동안의 경험과 연구 속에서 ILO 핵심협약 비준이 기업 고용이나 성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지 않는다고 결론 냈지만, 그 결론이 바다 건너 한국으로 들어오면 미래사회를 향한 혁신을 망치는 주범이 된다.

이상헌 국장은 한 언론 기고에서 당당한 어리석음은 부끄러움을 모른다고 했다. 탱자가 된 미래를 언제까지 두고 볼 작정인가. 지겨울 정도로 반복하지만 ILO 핵심협약은 거래와 타협의 대상이 아니다. 인제 그만 비틀어 바꾸고 국제 기준에 따르라.

 

201937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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