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4. 전국노동자대회 대회사
이명박 정권의 반노동 폭압정치에 맞서 싸우기 위해 전국 각지에서 이곳까지 한달음에 달려오신 동지 여러분께 뜨거운 동지애를 보냅니다. 각계각층을 대표해서 이 자리에 참석하신 동지들과, 지금도 파업현장과 투쟁현장, 그리고 옥중에서 묵묵히 노동자 역사의 전진을 위해 진군하고 계신 여러 동지들께도 힘찬 투쟁의 인사를 올립니다.
동지 여러분.
지금 노동자들은 전쟁을 치르고 있습니다. 이 싸움은 이곳 여의도 국회와 평택 쌍용자동차를 비롯해 서울, 부산, 울산 등 전국 곳곳에서 지역을 가리지 않고 벌어지고 있습니다. 모든 노동자가 자본의 노예로 사느냐, 아니면 모든 노동자가 생존권과 온전한 노동기본권을 누릴 것이냐는 전적으로 이번 대결전에 달려 있습니다.
동지 여러분.
여야를 막론한 보수정치권의 당리당략에 비정규노동자들의 권리가 짓밟히고 있습니다. 민주노총이 근본적인 비정규직 문제해결과는 거리가 멀다고 그리도 강조했던 현행 비정규직법이 제정되던 2007년, 한나라당과 민주당의 전신인 열린우리당은 진보정당 의원들의 팔을 꺾고 입을 막으며 환호했었습니다. 그리고 2년이 지난 오늘 막상 법이 적용되기 시작하자, 이제야 이 법이 문제 있다며 근거 없는 ‘100만 해고설’과 함께 시행유예를 시도하고 있습니다. 비정규 문제를 해결할 수 없는 비정규직법이라면, 당장 폐기하고 올바른 법을 만드는 것이 당연합니다. 그러나 한나라당을 비롯한 보수정당은 자유로운 해고기간 연장을 의미하는 ‘시행유예’에만 매달려, 현행법의 유일한 긍정적 요소인 ‘정규직화’에는 아무런 관심이 없습니다. 분명히 경고합니다. 만일 정부여당과 정치권이 협잡해 비정규직법 개악안을 본회의에 상정할 경우, 민주노총은 그 즉시 총파업에 돌입할 것을 선언합니다. 그리고 이 총파업은 지난 96년 노동법 날치기로 김영삼 정권이 파탄난 것처럼, 곧바로 이명박 정권의 위기로 비화될 것임을 분명히 경고합니다.
동지 여러분.
평택에서는 집단해고에 맞선 쌍용자동차 노동자들의 목숨을 건 파업투쟁이 44일째 이어지고 있습니다. 자본과 정권, 보수언론으로 이뤄진 삼각편대는 매일같이 유무형의 폭력을 가하고 있습니다. 정리해고 명단 발표 뒤 지금까지 벌써 세 명의 노동자가 죽음에 이르렀습니다. 죽음의 공장으로 변한 쌍용자동차, ‘해고는 살인’이라는 경고는 안타깝게도 끝내 현실이 되고 말았습니다. 이 죽음에 가장 크게 책임져야 할 자는 바로 이명박 대통령입니다. 정부는 노동조합이 제시한 올바른 회생방안을 진지하게 검토하고, 쌍용자동차 정상화를 위한 노정교섭에 성실히 나서야 함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공권력 투입 협박과 사측의 폭력을 옹호하는 데에 전력을 쏟고 있습니다. 이명박 정부에 경고합니다. 지금이라도 공적자금 투입 등 쌍용차 회생방안 마련과 집행에 즉각 나서야 합니다. 쌍용차 노동자들의 투쟁은 공장이 정상화 될 때까지 결코 멈추지 않을 것이며, 민주노총과 전체 진보진영의 연대투쟁 역시 결코 멈추지 않을 것입니다.
동지 여러분.
대한민국은 지금 ‘반노동-반인권’ 국가입니다. 쌍용자동차를 비롯한 금속노조, 철도, 부산지하철, 보건의료노조, 전교조, 플랜트노조, 언론노조, 용산철거민 등 전국 방방곡곡 산업과 업종을 가리지 않고 노동자와 민중을 상대로 한 반노동-반인권 탄압이 기승을 부리고 있습니다. 상식을 넘어선 사측과 정부의 태도 때문에 파업에 이르거나 사태가 장기화되는 경우가 비일비재합니다. 한 때는 떠들썩했던 정부와 사측의 파업유도가 이제 일상적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동지여러분.
노동자들의 요구는 너무나 정당하고 소박합니다. 국가기간산업을 올바르게 살려내자는 요구가, 용역깡패를 사이에 두고 아빠와 아이가 떨어져 울부짖어야 할 만큼 부당한 요구입니까. 하루에도 몇 번씩 빈 지갑을 만지작거리며 쌀집을 오가다가 결국은 아이들에게 밥 대신 칼국수를 끓여 먹여야 하는 홀어머니의 눈물 앞에서, 최저임금이 1천원 오르면 회사경영이 어렵다는 말이 그리도 쉽게 나온단 말입니까. 인력을 확충해서 안전한 철도와 지하철을 운행하자는 것이 형사 범죄로 몰려야 할 만큼 잘못된 주장입니까. 노사자율로 단체협약을 체결하자는 요구가, 물가인상률에도 미치지 못하는 2%의 임금을 인상하자는 요구가 사측의 거부로 전면파업으로 흘러야 할 만큼 과도한 요구입니까. 민주주의를 우려하고, 살인적인 사교육을 걱정하는 시국선언이, 무더기 징계와 사상초유의 압수수색을 감수해야 할 만큼 큰 잘못이란 말입니까. 어느 새벽 들이 닥쳐 지른 불로 철거민들의 천금 같은 목숨을 빼앗은 것도 모자라, 테러범으로 몰아 자기들 모의훈련장의 조롱거리로 만드는 이명박과 경찰이 과연 사람입니까. 이건 나라도 아닙니다. 정말 이건 나라도 아닙니다.
동지 여러분.
총파업과 총력투쟁 과정에서, 우리는 상처 입을지도 모릅니다. 어쩌면 쓰러지고 무릎을 펼 수 없을 정도로 힘들어 할지도 모릅니다. 이명박에겐 눈엣 가시가 된 노조 몇 개가 흔적도 없이 박살이 날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민주노총 위원장인 저는, 오늘 노동자대회에서 감히 투쟁을 선포합니다. 대통령 같지도 않은 대통령, 정부 같지도 않은 정부에 앞장서 맞설 조직은 바로 민주노총이기 때문입니다. 대한민국 근대 역사의 모든 순간에서 선배 노동자들이 마다하지 않고 떠안았던 역할이며, 민주노조운동을 대표하고 있는 오늘의 민주노총이 반드시 실현해야 할 임무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앞서, 동지 여러분을 믿고 반드시 승리할 자신이 있기 때문입니다.
동지 여러분.
저는 민주노총 위원장으로써 오늘 대회 직후 전 조직이 총파업 조직에 나설 것을 다시 한 번 명합니다. 신자유주의와 이명박 정권을 무덤에 파묻는 순간까지 대결전의 전선에 나설 수 있는 힘차고 완강한 총파업 조직을 요구합니다. 민주노총 위원장이 그 결전의 전장 맨 앞에서 깃발을 들 것입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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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7월 4일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위원장 임성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