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성명]
유연시간근무제, 퍼플잡(PURPLE JOB)에 반대한다
정부에서 단시간 근무제인 유연시간근무제를 도입하겠다고 한다. 일명 퍼플잡(purple job)은 여성들을 시간제로 고용해 고용율을 높이겠다는 정부의 얄팍한 꼼수에 불과하다. 정부는 여성들의 고용율을 높임과 동시에 육아 및 가사노동으로 인해 풀타임 노동이 불가능한 여성들에게 일자리를 제공하겠다는 취지라 설명하고 있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
이 정책의 문제점은 두 가지로 크게 짚어볼 수 있다. <?xml:namespace prefix = o ns = "urn:schemas-microsoft-com:office:office" />
첫째, 여성들의 일과 가정은 애초부터 ‘양립’ 불가능하다는 점이다. 노무현 정부 때부터 등장한 일 가정 양립 지원 정책에 대한 비판은 꾸준히 제기되어왔다. 그것의 사유는 다음과 같다. 정부가 가사 및 육아에 대한 책임을 여성에게 온전히 전가하고 있고, 정부가 제시한 일자리가 저임금 불안정한 일자리라는 점이다.
두 번째로 정부가 이야기하는 유연시간근무제는 경제위기 상황에서 여성들의 일자리 창출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한다는 것이다. 경제위기가 닥치면 일자리 나누기를 주장하며 항상 여성들을 해고하거나 저임금 불안정한 노동시장으로 내몰았던 이전의 태도와 별다른 차이가 없음을 확인할 수 있다. 단지, 고용율 저하를 면피하기 위한 유연시간 근무제를 도입은 또다시 저임금에 불안정한 일자리를 양산할 뿐이다. 더구나 안정적 일자리를 제공해야 할 공공기관이 선두에 나서서 저임금에 불안정한 일자리에 여성을 고용하겠다는 것은 앞으로 민영기업에서도 여성들에게 안정적 정규직 일자리를 기대하기 어렵게 하는 파급효과를 낳을 것이라는 점에서 문제는 더욱 심각하다.
여성을 상징하는 보라색, 퍼플(purple)잡이라는 명칭이 무색할 따름이다. 여성을 더욱 곤경과 곤란한 처지에 빠뜨릴 정부의 유연시간근무제를 어느 누가 환영하겠는가? 정부가 여성 일자리 창출을 위해 시행해야 할 우선적인 정책은 현재 저임금, 고용불안정에 시달리는 여성노동자들의 처우를 향상시킬 방안을 모색하는 것이 첫 번째일 것이다. 두 번째로는 육아 및 출산 관련 정책을 정부에서 책임지고 대책을 마련하는 것이다.
민주노총 여성위원회는 여성 노동자들의 권리가 경제위기 상황에서 늘 항상 후퇴하고, 저임금 불안정한 일자리에 시달리는 상황에 대해 우려를 표명해왔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가 나서서 여성들을 또다시 불안정한 노동시장으로 내모는 것에 명확히 반대의 뜻을 표명한다. 더불어 정부가 현재 저임금 불안정한 노동에 시달리는 여성들의 고용을 보장해주고, 진정 여성노동자들을 위한 정책을 제출할 것을 요구한다.
2009. 12. 16.
민주노총 여성위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