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논평] 천안함 희생자들은 노동자 서민의 아들이다.
끝내 차가운 시신으로 돌아온, 그리고 아직도 시신조차 찾지못한 천안함 수병들의 안타깝고 어이없는 희생에 깊은 애도를 표합니다. 생떼같은 자식을 한순간에 잃고 평생 가슴속에 담고 살아가야할 가족들에게도 심심한 조의를 전합니다.
천안함 희생자들은 모두 노동자 서민의 아들들입니다.
이른바 사회자도층이란 자들이 병역의무를 대놓고 회피하는 동안 대학진학의 꿈도 접고 가계에 보탬이 되고자 부사관으로 지원한 이들이 천안함 희생자들입니다. 서민을 따뜻하게 하겠다는 정권이 서민의 아들들을 차가운 바다속에 20여일을 방치하였습니다. 이들의 안타까운 희생은 사회양극화의 또다른 단면입니다.
더 가관인 것은 군대 근처에도 안가본 자들이 뜬금없이 북관련설을 유포하며 전쟁불사론을 외치는 것입니다. 한미합동훈련이 진행되던 수역에서 북의 잠수함 혹은 반잠수정이 슈퍼컴퓨터가 장착된 이지스함과 첩보위성의 철통경계망을 뚫고 순식간에 초계함을 타격하고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고 주장하는 것은 그들이 말하는 국가보안법상 고무찬양죄에 다름 아닙니다. 북한해군전력을 '친환경 스텔스 어뢰'와 '초고속 무소음 잠수함'을 보유한 세계최강으로 찬양하면서 보복공격 운운하는 앞뒤도 맞지 않는 궤변을 쏟아내고 있는 것입니다. 자기의 아들이 군에 현역으로 복무하고 있는 부모와 가족들은 '전쟁' 운운할 때 얼마나 가슴을 졸이고 무능한 지도층을 원망할 것인지를 한번쯤은 생각해 보십시오.
민주노총은 억울하게 희생된 천안함 수병들을 영웅화하는 국가주의적 행태에 반대합니다. 원인조차 규명 못하면서 그들을 이용하여 전체주의적 분위기를 만들려는 의도가 명백하고 그것은 수많은 역사과정에서 보았듯이 파시즘으로 가는 통로입니다. 희생자들을 정략적으로 이용하는 것은 이분들을 두 번 죽이는 것이고 가족과 국민을 모독하는 것입니다. 정권이 국가주의적 사회분위기를 조장하는 것은 저들의 무능함을 감추고 노동자서민의 복지와 기본권, 진보민주진영의 단결을 방해하려는 의도가 숨어있습니다.
민주노총은 불안정한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하루빨리 전환하기 위한 노력을 촉구합니다. 이런 어수선하고 복잡한 정세를 언제까지 감내해야 합니까. 왜 우리의 자식들이 애꿎게 희생되고 그 죽음마저 이용당해야 합니까. 언제까지 우리 민족의 운명을 미국의 입맛에 맡겨야 합니까. 자주국가에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천안함 비극과 같은 일은 더 이상 없어야 하고 그 첩경은 남북대결이 아니라 상생협력이며 평화협정을 체결하는 것임을 다시 한번 강조합니다.
50년 전 4.19혁명의 도화선이 된 것은 마산앞바다에서 발견된 김주열의 시신이었습니다. 아직 흔적조차 찾지못한 실종장병들과 가족들에게 우왕좌왕하는 지도층은 증오의 대상이 될 수밖에 없으며 막말을 쏟아내는 무개념 정치인들의 행태는 한심함 그 자체입니다.
2010. 4. 18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