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

보수단체들은 숭고한 광주 5.18정신을 욕보이지 말라
- 이명박 정권 들어 다시 고개를 쳐드는 보수의 망상 -  

 

국가정체성회복국민협의회, 한․미우호증진협의회 등 일부 보수단체들이 유네스코 본부가 있는 파리에서 5.18 광주민주화운동 기록물의 유네스코 기록유산 등재 반대운동을 벌이고 있다고 한다. 그런데 그 이유가 치가 떨리도록 황당할 뿐만 아니라 반역사적이다. 이들 보수단체들은 80년의 “광주학살은 한국군이 아닌 북이 파견한 600여명 특수부대의 소행”이라며 “훼손된 한국군과 한국정부의 명예를 회복해야 한다"는 주장을 폈다고 한다. 광주학살의 주범으로 전두환과 노태우 두 전직 대통령이 감옥살이를 한 객관적인 사실과 역사를 뒤집기라도 하려는 것인가. 정녕 저들은 어떤 시대를 살고 있는가. 광주 5.18에 대한 역사적 진실은 더 이상 논란거리가 아니다. 한국정부가 민주화운동으로 정하고 정부차원에서 이를 기념하고 있음에도 이를 부정하는 극우보수단체들의 반역사적 행위는 당장 중단돼야 한다.  

국제사회는 물론 우리 국민들은 극우보수단체들의 주장이 너무도 터무니없기에 관심조차 갖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이 사건을 통해 우리는 분단의 멍에와 이를 악용한 정치권력의 지배이데올로기가 어디까지 사람의 이성과 분별력을 망가뜨리고 있는가를 새삼 절감한다. 우리가 간과하지 말아야 할 것은 이명박 정권이 이 같은 극우 보수세력에 기대 권력을 연장하고자 안간힘을 쓰고 있다는 점이다. 이명박 정부와 한나라당은 온갖 사회적 의문들을 ‘북의 소행’이라는 편견과 이데올로기에 기대 정치적으로 악용해 왔으며, 이러한 행위는 보수층의 몰상식한 망동을 부추겨 왔다.  

이명박 정부와 한나라당이 2011년 예산 날치기 과정에서 제주 4.3항쟁 유골 발굴 사업비 10억 원을 날리는 바람에 유골발굴은 중단되었다. 대신 20억 원을 들여 제주도민을 학살한 이승만의 기념관을 제주에 짓겠다고 하거나 광화문에 이승만 동상을 세우겠다며 논란을 빚는 것은, 보수 극우세력의 결집을 노리는 것에 다름 아니다. 과거 수십 년간 보수의 일방통치와 그 이데올로기를 어어 받은 이명박 정부와 한나라당은 보수단체들의 비이성적인 행태들에 대해 책임감을 느끼고 반성해야 마땅하다. 이명박 정부의 통치 아래 우리 사회 전반의 제도와 의식은 퇴보하고 있다. 5.18민중항쟁 31주년을 맞는 지금, ‘임을 위한 행진곡’을 부르느냐 마느냐를 두고 다툼하는 오늘, 이 정부의 민주주의 수준이 더욱 개탄스럽다. 오늘 우리는 역사 앞에 너무나 부끄러운 광주민중항쟁 31주년을 맞는다.

 

2011. 5.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