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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명·보도

규제프리존법 제정 촉구, 박근혜 적폐를 이어가겠다는 것인가?

 


문재인 정부의 첫 추경 예산이 지난 722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문재인 정부는 일자리 정책을 제1국정 과제로 선정했으며, 이번 추경 역시 일자리 추경으로 규정해 일자리 정책에 대한 의지를 강하게 표명했다.

 

이번 추경의 주요 내용은 공무원 1만 여명 증원 사회서비스 일자리 21천여개 창출 중소기업 청년 추가고용 장려금(5천명) 조선업 지원(68) 가뭄 대책(1천억) 누리과정 지원 및 육아지원 등으로 일자리·민생 부분이 상당 부분 포함되어 있다. 반면 과거 일자리 추경이 경제 살리기라는 명목으로 대폭 포함시키곤 했던 대규모 SOC 사업은 크게 눈에 띄지 않는다.

 

이번 추경이 의도한 효과를 낸다면 매우 의미 있는 일이 될 것이며, 그러하기를 바란다.

 

하지만 민주노총은 이번 추경 심의 과정에서 다시 한번 확인한 정부 및 여·야 정치권의 규제프리존법 집착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하지 않을 수 없다. 국회 예결위원회는 추경예산 심사보고서에 정부는 지역전략산업육성을 위한 규제프리존의 지정과 운영에 관한 특별법의 통과를 전제로 반영된 목적예비비 2,000억원이 연내 집행될 수 있도록 법안 통과에 최대한 노력한다는 부대의견을 달았다.

 

일반적으로 예산심의에 첨부하는 부대의견은 국회가 단순히 예산 액수만을 정하는데 그치지 않고 예산집행에 대한 가이드라인, 즉 예산 집행 시기나 전용 제한 등에 대한 지침을 구체적으로 제시함으로서 행정부에 예산심의 취지를 정확히 전달하기 위한 것이다.

 

그런데 예결위가 이번 추경에 첨부한 부대의견은 예산 집행의 가이드라인과는 전혀 상관없는 입법 촉구다. 입법을 관장하는 국회가 정부에게 법안 통과를 위해 노력해 달라고 주문하는 것도 이해할 수 없는 일이다. 정기 국회를 앞두고 촛불민심을 거슬러 규제프리존법을 처리하려는 사전 작업으로 읽히는 부분이다.

 

민주노총뿐만 아니라 여러 시민단체가 꾸준히 지적해 온 것처럼 규제프리존법은 서비스발전기본법과 더불어 세월호 참사, 가습기 살균제 참사, 메르스 사태와 같은 재앙을 낳을 생명·안전 규제 폐기를 목적으로 하는대표적 악법이다.

 

이 법안은 50여개 법이 고유의 필요와 사회적 목적을 위해 설치한 규제에 대해 광범위한 특례를 담고 있으며, 개별 사안에 따른 합리적 규제 개혁이 아닌 일괄적·포괄적 규제 무력화 방식(네거티브 규제 완화)을 취하고 있다. 또한 규제 대상인 기업이 규제 내용을 직접 심의하고 안전 여부를 결정하는 기업 특례 제도를 두고 있다. 한 두 개의 조항을 제거하거나 수정해서 부작용을 줄일 수 있는 법이 아니라, 법안 자체를 폐기해야만 하는 법이다.

 

규제프리존법은 법안 내용뿐만 아니라 법안 탄생 과정 자체도 적폐의 산물이다. 규제프리존법은 노동개악법, 서비스발전기본법과 더불어 재벌이 수백억의 돈을 건내고 입법을 청탁한 대표적인 박근혜-최순실 악법이다.

 

지난 대선 과정에서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가 규제프리존법을 민주당이 막고 있다. 다른 이유가 없다면 통과시키는 것이 옳다라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을 두고, 민주당은 바로 박근혜-최순실 청탁법안 통과 발언을 경계한다... 대기업에 입법을 대가로 돈을 요구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대기업 청부 입법이라는 논평을 내놓은 바 있다. 또한 추미애 민주당 대표는 박근혜정권퇴진비상국민행동(퇴진행동)과의 간담회 자리에서도 최종진 민주노총 위원장 직무대행 등에게 규제프리존법 반대 입장을 명확히 밝힌 바도 있다.

 

규제프리존 입법 촉구 부대의견은 일자리 추경의 본질을 뒤집을 정도로 심각한 문제다. 꼬리가 몸통을 흔들게 놔두는 꼴이다. 상임위 부대의견일지라도 여야 합의 없이, 그리고 정부와의 협의 없이 제출되기는 어려운 일이라는 점에서 지금의 상황이 더욱 우려스럽다. 문재인 정부와 민주당은 불과 몇 개월 만에 입장을 바꾼 것인가? 스스로 적폐라고 규정한 법안을 이제 와서 다시 추진하겠다는 것인가? 스스로 재벌 청부 법안이라고 규정한 법안을 일자리 추경이라는 이름으로 포장하면 본질이 바뀌는가?

 

촛불이 시작된 게 일년도 안 됐고, 정권이 바뀐 지 3개월도 안 됐다. 벌써부터 민심을 거스를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면 크나큰 오산이자, 자만이다. 문재인 정부와 집권여당은 자신의 약속을 어떻게 뒤바꿀지를 고민할 게 아니라 적폐 청산에 대한 의지를 다시 한번 확고히 해야 한다. 규제프리존법과 서비스발전기본법 폐지에 대한 입장을 명확히 밝혀야 한다.

 

2017. 8. 1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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