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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명·보도

지금이 노동자 희생삼아 수출규제 임시방편 내놓을 때인가

정부의 일본 수출규제 대응방안 발표에 대한 논평


정부가 19일 관계장관 회의에서 일본 수출규제 관련한 대응방안을 면밀히점검하고, ‘적극검토해, ‘신속한지원을 속도감 있게추진키로 했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정부가 내놓은 방안의 요점은 뭐가 필요한지는 잘 모르겠지만 기업 요청은 척척 들어주고, 노동자 노동시간은 팍팍 늘려주겠다가 전부다.

일본이 이번에 수출규제에 나선 핵심소재는 말 그대로 제품 생산에 없으면 안 될 제품이다. 반도체나 디스플레이장치 생산에 필수 소재인 이들 품목은 단시간에 기술격차를 극복할 수 없기 때문에 국산화보다는 90%가 넘는 물량을 일본 제품 수입에 의존해왔다. 그나마 대일 수입의존도가 50%가 채 안 되는 반도체 에칭용 불화수소는 주요 대기업이 품질 테스트를 해 본 결과 일본 제품과 품질 격차가 심해 당장 적용은 불가능하다고 이미 보도된 바도 있다.

생산기술이 아닌 소재기술은 하루아침에 끌어올릴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소재에서 완제품에 이르기까지 대재벌이 연구생산판매를 독점하는 산업구조 문제점과 더불어 기반기술에 대한 꾸준한 투자와 기초과학 기반 마련이 절실하다는 지적 역시 한두 해 이어진 것도 아니다.

오늘만 해도 국내 한 중소기업이 이미 8년 전에 일본 제품 수준의 에칭가스생산기술을 개발했지만, 투자여력은 형편없는데 재벌이 판로를 쥐고 있는 허술한 원하청 조건에서 애써 개발한 기술을 사장할 수밖에 없었다는 보도가 나왔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가 내놓은 방안이라는 것이 시급한 국산화를 위한 신속한 실증 테스트를 이유로 재난 상황에서나 적용하는 특별 연장 노동 허용과 연구개발 인력의 재량근로 활용이라니 기가 찰뿐이다. 정부 관료들 인식수준으로는 지금이 노동집약 산업을 일으키는 산업화 시대인가. 아니면, 연구원들 연구실에 몇 달씩 처박아 결과를 짜내는 개발도상 시대인가.

우리 산업 대일 의존도를 완화하고, 경쟁력을 높이는 방안은 노동시간 확대 등으로 노동자에게 희생을 강제하면서, 대재벌에 예비타당성조사 면제와 지원 예산과 세액공제를 퍼붓는다고 뚝딱 완성되는 것이 아니다. 산업 근본 경쟁력은 기껏 중소업체가 개발한 기술을 재벌회사가 강탈해가는 산업구조를 바꾸는 것이 시작이다.

정부가 내놓은 방안을 보면 일본이 수출규제로 삼은 세 개 품목과 관련한 업체 규모나 연구개발 방향을 파악하고 있는지조차 의심스럽다. 이런 식이라면, 만약 아베 정권이 제국주의 정책을 본격화해 한국을 화이트리스트에서 배제하며 1천 개가 넘는 품목에 대한 무역보복조치에 나설 때는 한국 전체 노동자에게 특별 연장 노동을 강제하겠다는 얘기다.

도대체 이 나라 정부들은 위기 상황에서 노동자 희생을 강요하고 여론을 잠재우는 재주 말고는 없는 것인지 의심스러울 따름이다. 정부는 민족주의로 흐르는 여론에 급급해 만만한 노동자 상대로 언 발에 오줌누기식 정책 남발 말고, 냉정하고 치밀한 외교 전략과 공정한 중장기 산업정책 수립에 애쓰기 바란다.

2019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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