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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명·보도

언제까지 교육이라는 이름으로 불안정 일자리로 내몰 것인가.

습병행은 사기다! 도제학교 법제화 폐기하라!

 

산학일체형 도제교육'은 박근혜 전 대통령이 2014년 스위스 베른 상공업직업학교를 방문한 것을 계기로 시범 운영되었으나 지금껏 도제학교는 법률적 근거도 없이 교육현장에 확산되었다. 스위스와는 산업 환경과 구조가 다른 한국 사회에서 도제나 현장실습의 내용은 제대로 된 직업훈련이나 기술 연수로 채워져 있지 않다. 도제는 고등학교 2학년부터 학습근로자라는 신분이 부여되어 개별 현장에 무분별하게 파견되는 방식이고, 학생들이 실제 파견되는 현장은 훈련과 노동이 구분되지 않는다. 실습생들 대부분은 열악하고 견디기 힘든 중소 영세 사업장에 배치되며 체계적인 직업훈련 자체가 보장되지 않고 있다. 취업을 꿈꾸고 들어간 학생들의 꿈은 짓밟히고, 각종 허드렛일에 욕설과 폭언을 견뎌야 하는 실정이다. 스위스독일 등은 장기간의 목적을 가지고 체계적인 기술 훈련과 연수가 가능하도록 도제 훈련을 시스템화 했지만 한국은 인력이 필요한 개별 기업체에 노동력을 파견하는 형태로 운영해왔다. 이름만 번듯한 도제교육은 숱한 실습생들의 죽음으로 문제시된 현장실습(불안정 일자리 파견노동)1년 일찍 추진하는 것 이상이 아니다

 

도제 교육을 도입할 당시 박근혜는 학벌 스펙이 아닌 능력 성공 신화를 쌓겠다고 했다. 문재인 정부는 "과도한 입시교육을 완화하여 교육개혁의 성공적인 돌파구를 마련한다"고 했다. 그러나 이들이 공통으로 이야기하는 학벌 스펙, 과도한 입시교육이 직업계고 학생들을 열악한 일자리의 노동력 수급통로로 고착화시킴으로써 해결 가능한 것인가. 도제가 산업체에 일하면서 고등학교 학위 인정까지 받으니 언뜻 그럴듯해 보이지만, 이는 역으로 도제 학교의 학생들은 모두가 열악한 산업현장의 노동력으로써만 기능해야 한다는 사실 이상을 보여주지 않으며 외려 학력 차별을 공고히 한다. 전공과 다른 불안정 일자리에 학생들을 묶어놓고, ‘입시교육 탈피라는 허울로 그저 노동력 수급 장치로써 전락한 도제교육의 허울은 취업률 인상이라는 그늘 밑에 가려져 있다.

 

열악한 중소영세 사업장, 노조가 없는 사업장으로의 노동력 수급 문제는 심각하다. 체류 문제로 묶어놓을 수 있는 이주노동자, 학생도 노동자도 아닌 지위로 몰아넣고 책임지지 않아도 되는 현장실습생, 이들이 갖는 신분상 취약점은 현장에서 가장 착취당하기 쉬운 위치의 압력으로 작용한다. 문제가 생겨도 학교로 돌아오지 못하게 했던 악명 높은 현장실습 서약서는 형식적으로 폐지되었지만, 복교 조치는 여전히 매우 어려운 현실 속에 있다. 취업률에만 목매는 학교에서 눈칫밥만 먹을 게 뻔하기 때문이다. 아무리 그럴듯한 법률이 제정된다 한들, 학생들을 취업률 도구로만 보는 현장실습 제도 자체가 온존하는 한, 실습생들의 실질적인 권리 확보에는 영향력을 끼치기 어렵다. 당장 올 8월부터는 기업 실사도 검증절차도 생략된 채 학생들은 또 다시 무분별하게 기업체 실습에 들어간다. 다른 수단을 선택하기 힘든 실습생들에게 강제노동은 불가피하고 이는 노동자로서도 자기 권리를 주장하기 힘들게 한다. 말 잘 듣고 일만하는 신입 노동자들, 저항보다 순응을 택하는 노동자층 양산에 도제교육이나 현장실습도 기여하는 것이다.

 

직업훈련에 GDP 대비 1%대의 지출 수준을 유지하는 유럽과 달리 한국은 0.3% 수준의 지출을 유지한다. 노조 조직률도 훨씬 낮다. 이런 환경 속에서 노무사들이 아무리 발품 팔아도, 즐겁고 의미 있게 일을 배울 수 있는 환경을 갖춘 기업들이 발굴될 리 없다. 학생도 교사도 행복하지 않은 취업률 경쟁, 먼저 이름을 올린 학생들도 1년도 안 돼 실습을 그만두는 사례가 속출한다. 일학습병행제는 내부 평가를 다시 도입해서 재고용 여부를 결정하는 제도다. 밑바닥 무권리 상태의 노동으로 내몰리는 청소년들에게 또 다른 형태의 비정규직 일자리를 주면서 취업시켰다고 선전하는 꼴을 정부는 더 이상 반복하지 말아야 한다.

 

- 정부는 허울 뿐인 도제교육을 폐기하고, 양질의 직업 훈련을 제공하라!

- 노동권과 노동조합에 대한 교육을 제대로 실시하라!

- 직업계고 학생들을 민간 산업체의 밑바닥 노동력으로 활용하지 말고, 학생들이 습득한 기술들을 제대로 쓸 수 있도록 졸업 이후에 안전하고 안정적인 일자리를 마련하라!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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