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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명·보도

[성명] 고 변희수 하사 영전에...

작성일 2021.03.04 작성자 대변인실 조회수 16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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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명] 고 변희수 하사 영전에...

 

[차별에 맞서 투쟁한 용감한 트랜스젠더들을 기억합니다. 살아서 함께 투쟁합시다.]

 

 

한 달간 트랜스젠더 세 명의 부고를 접했습니다. 알려지지 않은 이들의 죽음은 더욱 많을 것입니다. 비통합니다.

 

죽지 않을 수 있었습니다.

변희수 하사는 트랜스젠더라는 이유로 군에서 강제 전역되어 전역 처분 취소 청구 소송을 내며 긴 싸움을 시작했습니다. 변희수 하사의 바람은 단 하나, 트랜스젠더 군인으로 살아가는 것이었습니다. 그것은 특별한 것도 아니고 국가인권위와 유엔마저 촉구할 정도로 당연한 권리였습니다. 국방부가 죽였습니다.

 

죽지 않을 수 있었습니다.

유력 시장후보가 ‘(성소수자)안볼 권리를 떠드는 세상에서, 정치한다는 자들이 너도나도 나서서 성소수자 걷어차며 매표를 일삼는 세상에서, 15년이 지나도록 차별금지법 하나 없는 세상에서, 성소수자들은 넘쳐나는 혐오와 차별로부터 자신을 지킬 변변한 법과 제도 하나 갖지 못했습니다. 국회와 정부가 죽였습니다.

 

트랜스젠더 군인, 전차조종수 변희수가 묻습니다.

군인으로 살고자 했으나 강제 전역당해 하루아침에 직업을 빼앗긴 트랜스젠더는 어떻게 살아남아야 하는가?

 

음악 교사이자 진보정치인, 활동가로 살았던 김기홍이 묻습니다.

트랜스젠더 교사를 상상조차 하지 않는 세상에서 비정규직 교육노동자인 트랜스젠더는 어떻게 살아남아야 하는가?

 

트랜스젠더의 삶을 희곡으로 쓴 예술노동자가 묻습니다.

트랜스젠더의 존엄을 짓밟고 농담거리로 여기는 세상에서 트랜스젠더는 어떻게 살아남아야 하는가?

 

차별금지법 제정을 외면하는 문재인과 국회는 답하라.

혐오발언으로 칼을 휘두른 시장후보들과 정치인들은 답하라.

전투력 상실 등 억지 이유로 변희수 하사를 내쫓고 추모조차 않는 국방부는 답하라.

연이은 트랜스젠더의 죽음 앞에 사죄하라.

 

민주노총은 잊지 않겠습니다.

혐오와 차별로 가득한 세상에 온몸으로 파열구를 낸 보통의 트랜스젠더들의 위대한 용기를 기억하겠습니다.

당신의 용기에 응답하겠습니다.

누구나 있는 그대로 존엄한 세상을 만들겠습니다.

트랜스젠더 노동자들이 자신의 모습으로 일할 수 있는 세상을 만들겠습니다.

트랜스젠더라는 이유로 쫓겨나지 않고, 트랜스젠더라는 이유로 취업이 거부당하지 않는 세상을 만들겠습니다.

평등을 쟁취하기 위한 투쟁에 함께 나서겠습니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202134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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