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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평] 대우조선 재벌 특혜매각 실패. 차제에 국영 조선소를 하나 만들자.

작성일 2022.01.14 작성자 대변인실 조회수 274

[논평] 대우조선 재벌 특혜매각 실패. 차제에 국영 조선소를 하나 만들자.

 

LNG선의 독과점을 우려한 유럽연합 경쟁심사 당국의 결정에 따라, 3년째에 접어들도록 질질 끌어 오던 현대중공업 그룹과 대우조선의 기업결합이 무산됐다. 이미 예상되었던 결과이고, 노조와 시민사회의 경고가 현실로 옮겨진 것이다.

 

재벌에 대한 특혜매각으로 직접 당사자인 노동자와 전문가, 많은 단체가 문제를 제기했고 두 개의 거대 조선소의 합병에 대한 국제사회의 반대가 명확한 상황에서 이를 무리하게 밀어붙인 산업은행, 정부의 의도는 실패할 것이라 수차례 반대 입장과 경고를 전한 바 있다.

 

선택지는 두 가지뿐이었다. 한국 조선산업의 미래와 조선산업 생태계의 희생, 지역 경제의 몰락을 대가로 한 재벌 밀어주기가 억지로 관철되거나, 필연적으로 발생할 독과점 우려로 인한 기업결합 실패였다. 이러한 예상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이를 밀어부쳤던 이동걸 산업은행장을 비롯한 정부 당국의 순진함 또는 무지함, 나아가 악랄함까지 다시 한번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독과점 우려로 인해 역량을 줄이고 경쟁력을 깎아낼 수밖에 없으며 독과점 우려로 인한 기업결합 심사 불승인이 예상된다는 전문가와 시민사회, 노동조합의 수 없는 조언과 경고를 무시하고 오로지 대우조선의 재벌 특혜 매각만이 살길이라 떠들며 특혜와 야합의 매각 추진을 강행했던 지난 3년여의 시간. 3년의 시간 동안 사회적 갈등을 양산하고 한국 조선산업의 미래를 경각으로 내몬 책임은 온전히 산업은행과 정부에 있다.

 

이제 어떻게 할 것인가? 다시 새로운 주인 찾아주기가 필요한가? 이미 국민이 주인인 알짜 기업을 또 다른 재벌에게 특혜 매각하는 것이 대책일 수 있는가?

 

원점으로 돌아온 대우조선의 미래를 위한 대책은 한국 조선산업의 역량 보전과 강화, 조선산업 생태계 및 지역 경제의 발전을 전제로 출발해야 한다. 민주노총은 코로나19 상황을 비롯하여 전환기 속 위기에 직면한 기간산업의 국유화를 요구해왔다. 대규모 고용과 국가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 기간산업으로서의 전략적 위상 등은 물론, 이미 투입된 공적자금의 규모, 산업은행의 지배적 위치 등을 놓고 볼 때 대우조선의 공적 운영은 무리한 요구만은 아니다. 국유화를 포함해 원점 재검토와 대안 마련을 위한 정부의 책임을 높이는 것이 필요하다.

 

 

조선업은 우리나라가 경쟁력을 유지하고 있으며 고용 효과가 큰 대표적인 제조산업이다. 하지만 이면에 다단계 하청 구조와 이로 고용불안, 중대재해가 빈번하게 발생하는 산업이기도 하다. 산업 사이클의 부침 속에 책임 있는 뒷받침이 필요한 부문이기도 하다. 그래서 더욱 대우조선의 국유화가 요구된다. 이를 통해 조선산업의 주요한 정책방향을 선도하고 고용 구조와 현장을 개선하는 지렛대로 역할하게 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이러한 정부의 책임 강화와는 별개로 작금의 사태를 초래한 이동걸 산업은행장를 비롯한 정부 관계자들의 법적, 정치적 책임은 받드시 물어야 한다. 산업정책 전망과 분석 역량을 결여한 채 금융적 처방만으로 기업 역량 훼손, 산업경쟁력 약화, 재벌특혜로만 귀결시키는 산업은행과 산업은행 관리체계의 대대적인 개편과 수술도 시급하다. 공적자금 투입, 구조조정, 특혜 매각의 악순환 고리를 이제 끊어내야 한다.

 

산업 전환기라고 한다. 미래에 대한 상상력이 필요하다. 대우조선 매각 실패, 조선 재벌 인수합병 불승인을 계기로 조선산업은 물론 산업은행 관리체계에 있는 아시아나항공, 쌍용자동차 등 전반의 기간산업 기업들에 대한 책임있는 재편과 국유화라는 새로운 상상을 해나가자.

 

2022114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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