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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명·보도



[논평] 처참히 무너지고 있는 것은 공권력이 아니라, 시민의 기본권이다.

by 대변인실 posted May 25, 2023 Views 352

[논평] 처참히 무너지고 있는 것은 공권력이 아니라, 시민의 기본권이다.

 

정부와 여당이 불법 집회·시위 전력이 있는 단체의 집회 신고를 제한하고, 출퇴근 시간대 주요 도로의 도심 집회를 불허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건설노조와 민주노총이 주최한 516, 17일 집회가 공권력을 무려처참히 붕괴시킨 불법시위라며, 집회 신고 단계에서부터의 제한을 예고하고 있다.

 

이와 같은 정부의 방침이 헌법이 규정하는 집회·시위의 허가제 금지 원칙에 반할 우려가 현저함은 많은 언론이 지적한 바와 같다. 무엇보다 집시법의 명문에도 반한다. 집시법은 그 어디에도 집회 신고자의 범죄 전력을 조회할 것을 규정하고 있지 않다. 출퇴근 시간대에 관해 일률적으로 집회를 금지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지도 않다. 집시법 위반이 문제 된 사건에서 대법원은 수차례에 걸쳐 집회에 관한 사전신고제도가 결코 허가제로 변질되어선 안 됨을 강조했다. 지금 정부와 집권 여당이 시도하는 것은 변질된 신고제. , 허가제다. ‘법이 규정하지도 않고 있는행정청의 자의적 기준에 따라 집회의 허용 여부를 결정한다는 것. 그것이야말로 헌법이 금지하고 있는 허가제의 전형이다.

 

정부와 여당이 방침이 허가제 금지 원칙에 반한다는 논란에 봉착하자 정부는 집시법 제 5조를 언급했다. 단순히 집회 신고자의 과거 전력만을 놓고 금지 여부를 판단할 것이 아닌, 집회 신고서상 집회 계획의 내용을 검토하여 집회 금지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것이다. 이 역시 궁색한 변명이다. 이들은 집시법 제 5조의 명문과 확립된 헌법재판소의 판례를 애써 외면하고 있다. 집시법 제5조 제1항 제2호는 그야말로 예외적으로집회를 금지할 수 있는 조항이다. 해당 조항에 의거할 경우 집단적인 폭행, 협박, 손괴, 방화 등에 준하는 상황히 명백히예견될 상황에서만 집회를 금지할 수 있다. 위 조항이 예시한 구성요건 그 어느 하나도 이번 516일 그리고 17일 집회와는 무관하다. 이미 헌법재판소는 위 조항의 효력을 판단하며 단순히 대규모 인원이 참석하고, 교통 혼잡이 유발되며, 소음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거나, 참가자가 개별적으로 폭력을 행사할 가능성이 있다는 이유만으로, 위 조항에 근거해 집회를 금지할 수 없다라고 판시했다. 무려 13년 전, 2010년의 판례이다. 확립된 법리에 의하더라도 민주노총과 건설노조의 이번 집회는 집시법 제5조와 무관함이 명백하다.

 

정부와 집권 여당이 이번에 밝힌 방침은 집회·시위에 대한 혐오의 발로.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 비겁한 점은 정부는 자신의 불법에 대해서는 침묵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번 정권 들어 주요 경찰관서는 집회 신고에 대한 금지·제한 통고를 그야말로 남용하고 있다. 그리고 그 금지·제한 통고에 대해 집행정지신청을 통해 행정법원에서 효력이 다퉈지면 법원은 번번히 집회 신고자의 손을 들어주고 있다. 애초에 법이 규정하지도 않고 있는, 자의적인 기준과 자의적인 해석에 근거해 시민의 기본권을 제한하고 있다. 현 정권은 자신이 발령한 위법한 집회 금지·제한 통고에 대해서는 왜 한 마디 사과조차 하지 않는가?

 

한 하급심 판결문에서는 집회·시위의 자유의 의의에 대해 이렇게 판시했다. “집회 및 시위의 자유가 개개의 국민에 대하여, 또 자유민주주의 국가에서 가지는 의의는 굳이 재론할 필요가 없다. 특히 왜곡되고 오도된 대의민주주의와 이를 보정하지 못하는 법치주의를 바로잡아 민의와 정의로 방향을 잡을 수 있도록 이끈 것이 다름 아닌 국민들의 집회와 시위라는 사실은 우리나라의 반복된 역사적 경험이다. 집회와 시위는 다른 어떠한 나라의 경우보다 현재의 대한민국에서 그 순기능을 제대로 발휘하고 있다. 따라서 집회와 시위를 폭력이 잠재된 위험으로 인식하는 것보다 그것이 이뤄낸 성과에 걸맞도록 이를 넓게 보장하려는 것이 우리나라와 우리 사회에 더욱 이로울 것이다.”

 

이 판시처럼 집회 시위의 자유는 이번 정권과 같이 왜곡되고 오도된 대의민주주의와 이를 보정하지 못하고 있는 법치주의를 바로잡기 위한 최후의 보루이다. 이번 정권이 보여주는 태도야말로 집회 시위의 자유의 중요성을 가장 절감하게 한다. 집권 여당 원내대표의 발언처럼, 처참히 무너지고 있는 것은 공권력이 아니라, 바로 시민의 기본권’. 집회·시위의 자유이다.

 

2023525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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