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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명·보도

[성명]분신자살 여드레 만에 낸 한나라당 성명을 읽고

작성일 2003.01.17 작성자 교육선전실 조회수 3715
< 민주노총 2003.01.18 성명서 1 >

분신자살 여드레만에 낸 한나라당 성명을 읽고

- 한나라당 원내 제1당 해결노력 없이 '노무현은 뭐하나'식
- 노무현 당선자쪽·김대중 정부·민주당은 꿀먹은 벙어리
- 방용석 노동장관 '분신대책위 분신사태 끝난 뒤 만나자'

1. 한나라당이 17일 두산중공업 노조원 고 배달호(50)씨 분실자살과 관련한 성명서를 내놓았다.지난 고 배달호 씨가 회사의 혹독한 노동탄압을 규탄하면 분신자살한 뒤 민주노동당 사회당 등 진보정당에서 성명을 낸 적은 있지만 한나라당은 분신자살 여드레만에 처음 낸 성명이다. 그러나 국회 제1당인 한나라당은 이 문제를 원만하게 해결하기 위해 뭘 할 것인지에 대해 아무런 언급이 없어 실망스럽다. 더구나 민주당이나 노무현 당선자쪽, 김대중 정부는 아직도 꿀먹은 벙어리다.

2. 한나라당 성명대로 이 문제는 '당국의 무관심과 방치 속에 노사분쟁의 새로운 불씨로 악화되고 있고, 민주노총이 사회쟁점화를 예고'하고 있으며 지금처럼 두산재벌이 인면수심으로 나가면 '춘투로 이어질 것'이다. 그리고 한나라당 걱정대로 '가뜩이나 경기전망이 어둡고 국가신인도 하락이 우려되는 상황에서 개별 사업장 문제가 전국적인 분규로 비화되는 것은 걱정스러운 일'이다. 이렇게 중차대한 문제에 대해 원내 제1당이며 책임 있는 야당인 한나라당은 왜 지금까지 아무런 일을 하고 있지 않았으며, 앞으로 어떻게 하겠다는 말 한마디 없단 말인가. 국회차원에서 진상조사단을 구성하고 관련 상임위를 열어서 노동부 장관과 박용성 두산 회장, 노조 관계자들을 물러 해결책도 세우고 하는 게 원내 제1당의 책임 아닌가?
또 분신을 부른 재벌의 혹독한 노동탄압에 대한 단 한마디 언급도 없는 성명이 말이 되는가. 헌법에 보장된 노동3권을 행사했다고 가난한 노동자의 임금, 퇴직금을 뺏고 가족의 재산과 할머니 선산까지 뺏는 한국 자본가들의 비정한 1600억대 손배 가압류 '신종 노동탄압'에 대한 언급이나 대책 한마디 없이 정치공세만 일삼아서 되겠는가? 재벌 앞잡이 극우수구보수정당 한나라당은 노동자 분신자살의 참극조차 노무현을 공격하기 위한 정치공세거리로밖에 보이지 않는가.

3. 민주당은 이미 그렇고 그렇게 된 정당이니 그렇다 치자. 노무현 당선자 쪽 인수위원회가 됐든, 막판 김대중 정부가 됐든 그 누구라도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나서야 할 것 아닌가? 민주노총이 만나 본 인수위원회는 한 마디로 '아무 생각이 없다'는 반응이었다. 권력을 인수한 게 아니고 정책을 인수한 것이기 때문에-. 임기가 다 끝난김대중 정부는 더 가관이다. 우선 노동부를 보자. 분신 여드레가 지나도록 '두산 경영진도 안 했는데 우리가 어떻게 하느냐'며 조화 한 송이 문상 한 번 가지 않은 일은 노사 틈새에 낀 딱한 노동부 처지라 치자. 사회적 물의가 예상되면 즉각 돌입할 수 있는 노동부 특별 근로감독을 노사관계가 극단적 파행으로 치달은 두산중공업에 바로 실시하라는 데 대해 노동부는 '이번 사태가 끝나면 생각해보자'는 식이다. 분신대책위 대표단이 방용석 장관을 면담하자고 하니 방장관은 '이번 사태가 끝나면 분신 대책위 대표단과 만나겠다'고 했다 한다. 이번 사태가 끝나고 나면 분신대책위 대표단이 뭣 하러 임기도 다된 방장관을 만나겠는가?

4. 21세기에 도무지 어울리지 않는 두산재벌 총수 박용성 회장, 119년 역사의 한국 기업가의 얼굴인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으로 있는 그의 말을 1면 톱으로 띄우며 키워온 매일경제 등 경제지와 보수언론, 두산중공업처럼 노조 간부와 노조원들에게 수십 억씩 가압류 때리면 직빵이라며 모범사례로 전파한 경총 등 재계 단체…. 이 모든 것이 어우러진 미친 한국사회는 사랑스런 두 딸을 키우며 20여 년 청춘을 회사에 바친 50대 늙은 노동자가 늙은 육신을 불사르며 혹독한 노동탄압을 세상에 고발해야만 하는 참극을 빚었다. 분신의 책임이 노조의 파업이라며 박용성 회장의 어록을 옮겨놓은 듯한 사설을 내보낸 중앙일보, 월급 많이 받는데 왜 분신했냐는 식의 문화일보는 재벌언론의 비정함을 또 한번 자랑했다.
공기업 한국중공업 인수 특혜 의혹, 편법 재산상속, 혹독한 노동탄압 말고도 재벌개혁에 정면으로 저항하고 나온 박용성 회장의 언행 그 자체가 재벌개혁의 1호인데, 정치권은 모두 행여 재벌 앞에서 찍힐까 몸을 사리고 있다. 그 많은 386이며 그 많은 개혁론자며 2030 새시대를 대표하는 노무현 사단이며 모두 어디로 갔는지 '재벌과 부자들' 문제가 나오면 쥐구멍 찾기에 바쁘고 꿀 먹은 벙어리다.

5. 물론 우리는 너무나 익숙한 일이기에 기대하지도 않는다. 재벌에게 월급 받고 정치하기는 마찬가지인 한나라, 민주, 자민련 의원들에게 뭘 더 기대하겠는가. 노무현은 좀 다를까? 모든 노동자들이 숨죽여 지켜보고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 '노무현 쪽'이 두산중공업 사태에 관심을 조금이라도 기울인다는 징표는 없다. 물론 부담스러울 것이다. 피해 있고 싶을 것이다. 김대중 정부 몫으로 넘겨놓고 멀리 떨어져 있고 싶을 것이다. 한나라당은 이 모순을 알기에 성명을 냈을 것이다. 한나라당 자신의 책임은 아무 것도 하지 않으면서 말이다.
하지만 어쨌든 실권은 노무현 당선자에게 넘어가 있고, 노동자는 물론이고 세상 사람들은 노무현을 쳐다보고 있다. 우린 노무현 당선자 쪽이 이번 일을 재벌개혁의 계기로 삼고, 노동계와의 관계도 원만하게 헤쳐 가는 기회로 삼기를 진심으로 바라지만 선택은 노무현 당선자 쪽 몫이다. 19세기 인물이라고 밖에 할 수 없는 박용성 두산재벌 회장이란 상대가 있는 한 이번 사태는 만만치 않을 것이지만, 민주노총은 이런 재벌총수를 결코 용납할 수 없기에 민주노총 방식대로 끝까지 맞설 것이다. 사태가 장기화될수록 이 과정에서 노무현 당선자가 어떤 선택을 하느냐에 따라 노무현 정권 초반 노정관계는 많은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을 것이다.

6. 개혁을 외치든 수구를 대변하든 민주당 한나라당 김대중 정부 노무현 당선자 진영은 어차피 보수정치세력이다. 하지만 아무리 보수세력이라도 최소한의 수준과 격조는 있어야 될 것 아닌가. 정치권은 지금 당장 극한 노동탄압으로 얼룩진 두산중공업 분신 사태와 관련해 △ 진상조사단 파견 △ 재벌개혁 차원에서 두산재벌 비리 전면 조사 △ 손배가압류 사회적 해결 대책 마련에 나서야 한다. <끝>

※ 참조 / 한나라당 성명

[논평] 정부와 당선자측은 두산중공업 문제 해결을 위해 나서라

두산중공업 노동자 분신사망 사건이 당국의 무관심과 방치 속에 노사분쟁의 새로운 불씨로 악화되고 있다.
노동계가 대규모 집회·시위를 통한 사회적 쟁점화를 예고하고 있어서, 사태 전개에 따라서는 춘투로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가뜩이나 경기전망이 어둡고 국가신인도 하락이 우려되는 상황에서 개별 사업장의 문제가 전국적인 분규로 비화되는 것은 걱정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런데 지역 시민사회단체들과 지방의회가 사태수습에 나서고 있는 반면에, 정작 문제 해결의 주역이 되어야 할 정부 당국은 그림자도 보이지 않고 있다.
스스로 노동친화적이라고 하는 DJ 정부와 그보다 더 친노동적인 노무현 당선자측이 이 문제에 대해서 수수방관하고 있는 것은 언행불일치고 직무유기가 아닐 수 없다.
현 정권은 파장 분위기라서, 그리고 당선자측은 정권인수 작업이 바빠서 이런 문제에 신경도 안 쓰고 있는 것인가?
이번과 같은 사태가 발생하면 대통령이 분규 현장에 뛰어들어서 직접 문제를 해결해내겠다고 하던 노무현 당선자의 호기는 어디로 갔는가?
정부와 당선자측은 이번 사건이 노사분쟁과 사회불안의 새로운 불씨로 비화되기 전에 즉각 사태 해결에 나설 것을 촉구한다.

2003. 1. 17

한나라당 부대변인 조해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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