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검은 정장만 봐도 가슴이 떨려요
민주노총·여성단체·시민사회단체, 용역경비에 의한 폭력 증언대회
- 민중의 소리 박경철 기자의 글을 퍼옴 -
여성 노동자가 대부분인 사업장의 파업 과정에서 용역경비에 의한 폭력이 노골적인 노조탄압의 수단으로 사용되고 있어 이목이 집중된다.
4일 민주노총·여성단체·시민사회단체 등이 국가인권위원회에서 개최한 ‘파업 과정에서의 폭력적 탄압과 인권유린에 대한 현장 증언대회’에서 증언에 나선 여성 노동자들은 발언 내내 눈시울을 붉혔고, 참가자들의 눈에서도 하염없이 눈물이 흘러내렸다.
“이제는 검은 정장이나 옷만 봐도 가슴이 떨려요”
증언대회 중간 방송된 영상에서 여성 노동자들은 용역경비의 무차별적 폭력에 비명조차 지르지 못한 채 힘없이 쓰러지고 있었다.
민주노총·여성단체·시민사회단체 등은 증언대회를 통해 “헌법상 보장된 단체행동권이 사용자가 고용한 용역경비와 경찰의 폭력이 일상화, 구조화되며 심각한 위기에 놓여있다”며 “성적함의를 담은 폭력이 난무하는 현실이 위험수위를 넘어서 증언대회를 통해 사회적 의제로 드러내고자 한다”고 밝혔다.
경비업법과 경비업무 시 준수사항에 의하면 노-사관계라는 특수한 조건에 따라 방화 도난 및 특정인의 생명 ‘신체에 대한 위해’를 방지하기 위한 소극적 방어 외의 일체의 행위를 불법으로 규정하고 있다.
이와 관련 이들은 직장폐쇄 된 사업장의 점거농성 등의 불법적 쟁의행위라도 용역경비가 노동자를 강제로 퇴거시키는 행위나 사업장 출입저지, 집회 방해 등은 경비업무의 범위를 넘어선 불법행위라고 지적했다.
특히 증언대 주최자들은 “용역경비의 투입으로 노동쟁의의 장기화와 함께 노조 무력화가 진행되는 경향이 발생했다”며 “사측이 용역경비를 경비가 아닌 노조 감시, 활동 방해, 협박 폭력까지 수반한 노무업무를 대행시켜 노-사간 대립과 갈등을 더욱 심화시키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이들은 용역경비의 폭력을 수수방관하는 경찰에도 일침을 가했다.
이들은 “용역경비를 관리 감독해야 할 경찰이 노-사 문제라며 용역경비들에 의한 폭력행사 및 집회방해 강제퇴거 등 불법을 방치하는 것은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켜야할 경찰의 책무를 방기한 명백한 직무유기”라고 밝혔다.
이들은 마지막으로 용역경비를 통한 폭력적 노조 탄압을 근절시키기 위해 △용역경비 개입 부당노동행위에 대한 노동부의 특별근로감독 실시 △용역경비의 불법폭력 행위에 대한 경찰과 검찰의 전면수사 및 관련자 엄중 처벌 등이 이뤄져야 한다고 밝혔다.
참가단위는 노동인권실현을 위한 노무사모임, 노동조합기업경영연구소, 민주노동자연대, 민주화를 위한 전국교수협의회,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전국불안정노동철폐연대, 전국여성노동조합, 한국노총 여성위원회, 한국비정규노동센터, 한국여성노동자회협의회, 한국여성단체연합, 한국여성민우회 등이다.
세종병원지부 윤은진 사무국장
“심장전문병원인 세종병원, 따듯해야 할 병원인데 용역경비의 폭력으로 얼룩지고 말았어요. 밀폐된 공간에서 소화기와 물대포를 뿌리며 발로 짓이겼죠. 숨이 막혀 실신했지만 응급실도 이용할 수 없어 다른 병원 응급실로 실려 갔어요”
“소화기 분말 때문에 위세척을 하며 공포와 두려움을 느꼈고 우울증까지 겹쳐 신경정신과 치료를 받고 있어요. 심장전문병원이 노동자에게는 심장을 도려내는 병원이 된 거에요. 눈물이 가시지 않아요. 용역깡패가 따라다니며 욕하고 감시하는데 이젠 정말 두려워요”
△밀폐된 병원로비에서 농성 조합원에 소화기, 물대포, 염화칼슘 등이 동원되며 용역경비에 의한 폭력이 진행됐다. 이 과정에서 여성 노동자를 더듬거나 국부를 가격했고 폭언과 폭행 등이 발생했다.
기륭전자분회 최은미 조합원
“일상적으로 용역경비의 폭력에 시달렸죠. 화장실 가도 커피를 마셔도 감시를 당해야 했죠. 40~50대 아주머니에게 XX년이라고 하며 화장실 냄새가 난다는 등 폭언과 욕설이 난무 했어요”
“새벽에 사이렌을 틀고 목을 졸라 응급실에 실려 가고, 발톱이 빠지고, 이빨이 부러지고, 꼬리뼈를 다치고...선전전을 방해하며 폭행했고 목을 잡은 채 끌고 들어가 옷이 벗겨지기도 했어요. 경찰은 그저 자기책임이 아니라고만 했어요. 70~80년대 구사대에서 용역경비로 바뀌었을 뿐 변한 게 없어요”
△핸드폰 탈취, 회의실 감금, 감시카메라 설치, 사업장 출입 봉쇄, 직장폐쇄, 농성천막 침탈, 여성 조합원 납치 폭행, 폭언, 성희롱 발생.
레이크사이드CC노조 장보금 조합원
"21세기가 맞는지 의심스러워요. 경영권 분쟁 속에 고용안정을 위해 노조를 결성했지만 사측이 교섭을 해태해 합법파업을 하게 됐죠. 용역깡패 200여명 투입됐고 대부분의 조합원이 여성인 점을 이용 성적인 폭언으로 모욕을 주고 주차장에서 차 사이로 소변을 보게 했어요“
“조류독감 1마리, 2마리로 지칭하는가 하면 감시카메라가 없는 곳에서 머리채를 붙잡고 X년아 닥쳐, 죽고 싶냐, 아가리 부셔버린다 등의 욕설을 했어요. 대화를 요구하며 클럽하우스로 진입하는데 용역 150명이 집단으로 구타해 13명이 응급 후송됐고 정신적 스트레스로 잠을 못자고 대인기피증도 생겼어요. 노동자가 있어야 할 곳에 용역이 있어서는 안되요”
△클럽하우스 진입 시 용역경비와 직원으로 구성된 구사대가 소화기 분사와 함께 집기류를 집어던지는가 하면 새벽에 물을 뿌리고 폭력을 행사함.
대교 앞 농성 학습지노조 이홍림 조합원
“200여 명 용역깡패가 농성천막을 철거했죠. 임신 8개월이라 너무 위험해 방송차로 대피했지만 방송사 기자와 카메라 기자가 폭행당했어요. 그 상황을 촬영하던 여성 조합원도 모포로 덮어 안고 있었죠. 격렬히 항의했던 최근한 위원장을 용역경비가 질질 끌고 갔어요. 남녀 조합원 가리지 않고 팔을 꺾거나 주먹으로 가격했죠”
“증거를 남기기 위해 사진을 촬영하던 도중 용역경비가 물대포를 쐈지만 50여명의 사복경찰과 경찰병력은 수수방관 했죠”
△용역경비가 천막을 철거하는 과정에서 무차별적 폭력 발생.